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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삼 Mar 22. 2020

역 소외를 느끼다.

온 세상이 코로나로 인해 혼란이다. 2020년은 코로나로 악몽의 해가 되지 않을까 불안하다.

정부는 11조 원의 돈을 풀어서 서민들을 돕겠다고 나서기 시작했다. 일부에서는 취약계층에서 무심사로 대출까지 해 준다고 한다.

무척 반가운 소리이자, 한편으로는 너무나 염려되기 시작한다.


추경해서 돈을 쓰면, 그 쓴 돈은 어떻게 충당될까? 역시나 세금일 것이다. 또는 잘나가는 기업들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하고 불법을 잡아내는 힘을 쓸 것이라 본다.

그래도 다 함께 사는 세상인 만큼 후일 문제는 고통 분담을 통해서 함께 극복해 나가면 분명 해결책이 있으리라 믿는다.


그런데 나는 왜? 역으로 소외감을 느끼는 걸까?

한참을 생각했다. 왜 그럴까?


사실 내가 전업주부로 딸아이를 케어하면서 느끼기 시작했다고 말하고 싶다. 그전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은 게 사실이다. 피상적으로 말이 안된다는 정도로만 언급을 했을 뿐, 피부로 느껴보지는 못했었다.

전에는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지금은 매우 부당하게 느껴지는 것들이 많다.

올해 내 딸아이는 8살이 되어 초등학교 개학을 기다리고 있다.

입학식은 하지 못했지만 일단 입학이 된 것으로 되어 있으며 그저 4월 6일 개학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이때 코로나로 인해 힘든 가정을 위해서 정부의 지원책을 들여다 본 순간 나는 소외감을 느꼈다.


아마도 나와 비슷한 처지의 가정주부라면 한 번쯤 느껴보지 않았을까 짐작해 본다.

지원 대상은 매우 합리적으로 보이나, 그 합리성 근처에서 제외된 사람들에게 참으로 아쉬운 지원책이 아닐 수 없다. 아내의 수입으로 살고 있는 지금, 우리는 지원대상 소득 범위에 포함되지 않아서 지원대상자가 아닌 것이다. 그것도 정말 얼마 되지 않은 차이로... 솔직히 나와 같은 가정이 꽤 있으리라 본다.


코로나로 인한 고통은 전 국민이 받고 있는데, 왜?


한 반에 30명의 아이가 있는데, 뒤에서 10명까지 학교에서 교육비 지원을 해주는데 11번째부터 못 받는 그런 심정? 뒤에서 10번째나 11번째 사이의 평가 점수 차이는 그저 1점 차이 정도일 텐데 극명하게 다른 처우는 사실 11번째, 심지어 12번째 13번째 이상 학생에게도 상실감을 안겨줄 수있다.

그나마 이 비유는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만큼 큰 문제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지금 국가 차원으로 재난을 겪고 있는데 국가의 지원은 여전히 타당해 보이지만 또 다른 소외계층을 낳게 되는 정말 아이러닉한 합리적인 지원이라고 말하고 싶다. 왜 그렇게 하는지도 잘 알고 있다. 하필 이 시국에, 이 타임에 말이다.  


어쨌든 그래서 맨 처음 제목을 역 소외라고 정해봤다.


사실 이런 역 소외를 당하는 사례는 흔하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살지만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사는 부부들에 의해..

가족이 있음에도 이혼을 하고 혼자 사는 것으로 위장하는 사람들에 의해..

가족 전체 소득은 충분히 중산층에 해당되지만, 신고 소득은 저소득 계층으로 위장하는 사람들에 의..


아무리 합리적인 시스템을 가졌지만, 그 합리적인 모습에 맞춰 얼마든지 카멜레온처럼 변형에 변형을 거쳐서 일종의 부당이득을 취득하는 사람들이 사실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솔직히 그런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착하게 그리고 남들에게 속이지 않고 정당하게 사는 게 정말 바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위안이 되는 것은 그저 하나다. 떳떳하다는 마음 정도랄까?

그러나 떳떳하다는 모습은 오히려 놀림감이 되어 버릴 때가 많다.


가정 전업주부 생활을 하는 나는 가정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세라,, 정부의 지원 소식에 귀를 기울이고 꼼꼼히도 내용을 읽었지만, 내용을 수 차례 읽어도 전혀 해당되지 않는 현실에 아쉬움만 가득했다.


그리고 소외감을 느낀다.


분명 지금의 사태는 국가적 재난 상태이다. 어느 누구나 고통을 받고 있는 시점에서 정부의 합리적인 정책이 서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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