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onaNeverBreakUs
현재 베트남에 소재한 한 여행사는 코로나를 극복하고, 대한민국과 베트남 간의 우호를 증진시키고자 해시태그 캠페인을 진행 중에 있다. #CoronaNeverBreakUs가 바로 그 해시태그이다.
베트남의 혐한 소식을 들었을 때 크게 관여치 않았었는데, 개인적으로 베트남 일을 돕고 있던 중에 현지 피해를 접하게 되었고, 현재 베트남 내 교민들은 코로나로 인한 두려움과 함께 베트남 사람들의 혐한 문제로 꽤나 심각한 현실 속에서 살고 있는 중이다.
얼마 전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묻지 마 폭력에서
승차거부
욕설
폄하
게다가 한 기업에서는 베트남 직원들이 단체로 월급을 올려달라는 요구가 있었다고 한다.
전반적인 현상을 고려할 때 현지 교민들은 코로나와 베트남 사람의 혐한이라는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셈이다.
이런 위험상황을 극복하고 전처럼 베트남과의 우호를 확립하기 위해 현지의 노력이 매우 활발하다.
처음에는 정말 대수롭지 않게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 감염 사태가 진정되고 나면 그 후에는 어떻게 될까를 잠시 생각해 보았다.
사실 감염이라는 것은 물리적인 방법에서 개인적인 노력으로 시간이 흐르면 충분히 해결될 수 있으리라 본다. 특히 대한민국은 그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금까지 투명하고 적극적인 행동을 지켜보면 말이다.
반면, 감정의 골이 깊어서 생겨난 혐한 문제는 오히려 코로나가 종식되고 난 뒤에도 활성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농후하다. 조금 억지스러운 비유를 하자면, 우리나라와 일본이 축구를 할 때면 잠자던 일본에 대한 적대감이 나타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이런 현상은 일본도 한국에 대해 마찬가지이다. 이처럼 악감정은 코로나 바이러스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
지금부터라도 교민을 위해서 베트남 사람들과의 원만한 관계를 발전시키지 않으면 코로나 이후의 여파가 불확실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어떤 이는 코로나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되돌아온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정확하게 맞는 말도 아니다.
부정적인 감정이 터지기 전에는 사람들은 자신이 가지는 생각이 옳다고 정의를 내리지 못하기 때문에 망설이며, 그저 그럴 수 있겠지라는 생각이 함께 공존하여 상대에 대한 친절함에 매우 유연적이다. 달리 말해서, 분명 싫은 사람이지만 아직 증명된 바가 없기에 그냥 나쁜 생각은 접어두고 자신의 친절함을 전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러 사람들의 공분으로 만들어져 부정적인 감정이 터진 경우는 이미 개인이 가지고 있던 생각도 거기에 융합되어 옳다고 판단하게 되고, 상대에 대해 더 이상 유연적인 태도를 가지지 않게 되는 법이다.
즉, 혐한에 대한 감정을 노력해서 돌려놓지 않으면, 코로나 바이러스 종식과 함께 잠시 머물렀던 혐한이 본격적으로 고개를 들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대기업이 돈을 싸들고 간다고 해도 전과 다른 의미를 가지게 될 것이라 본다. 일단 받고 여전히 혐한이 존재할 수도 있기 때문인데, 가장 쉽게 피해를 보는 측은 여행객들에게 있다. 분명, 차별화된 시선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로 우리나라 여행객들을 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베트남 사회가 모계사회라고 잘 알고 있다.
모계 사회의 경우, 경쟁보다는 협력과 타협을 통해 문제보다는 안전을 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지금의 베트남 사회는 더 이상 모계 사회라고 보기엔 점점 빨리 변하고 있다.
이번 혐한 문제도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 많이 발현되었는데, 이는 남성들의 역량이 커지고 있다는 증거이다. 실제 남성들의 역량이 커지면, 경쟁 구도를 가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타협이나 협력은 상대와의 경쟁에서 결과가 난 후에 생각해도 늦지 않기 때문이다.
베트남의 젊은 피는 국제사회에 대한 교육을 받았고 아무리 사회주의 체재 속에서 산다고 해도 일부 해외 유학파는 자본주의의 경쟁시스템을 몸으로 마음으로 겪어본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다. 그들이 볼 때 베트남의 모습은 늘 구태의연한 모습이었을 것이고, 외침보다는 수긍하고 복종하는 모습이었을 것이다. 결국 배운 사람들은 이렇게 있으면 국제사회에서 늘 뒤처질 것이라 판단할 것이고, 국민의식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믿으며 행동했을 것이라 본다. 물론 이런 사람들의 행동은 정부차원에서 제재를 받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베트남은 공산당이 집권한 사회주의 체재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무엇이 더 나은 삶인지에 대한 고민을 가진 젊은이들이 하나둘씩 늘어난다면 어떻게 될까?
(더 길게 썼다간 잡소리가 될 것 같아서 중단함).
수혜를 받는 사람들은 그저 받았기 때문에 변화에 대한 필요성을 모르는 법이다. 하지만 반대인 경우는 변화를 요구한다.
이번 베트남 혐한 문제는 변화의 요구에서 발현되었음을 알 필요가 있는데, 다시 말해서, 베트남은 자신들의 변화를 위해서 이번 혐한이 매우 좋은 구실이라는 점이다.
좋은 구실로 안착되기 전에 캠페인을 통해서 다수의 베트남 사람들에게 우호적인 감정을 일으킴으로써 궁극적으로 교민과 여행객들에게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는 피해를 막고자 함이다.
감정 문제로 이어지는 국제관계 문제는 참으로 오래가는 법이다. 흔히 우리는 원래 인근 국가 간 문제가 많다고 배웠으며 그렇게 알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세대인 지금, 교통의 편리함 덕에 언제든지 가까운 나라가 된다는 점이다. 베트남도 처음엔 먼 나라라고 여겼지만, 이제는 쉽게 오가는 그런 나라가 아니던가.
혐한이 생겼다 함은 분명 우리나라 사람들이 혐한에 대한 빌미를 제공한 탓이라 본다. 그리고 그 빌미는 지금의 모 언론사가 보도한 것이 전부가 아니며 멀리는 월남전까지 봐야 할 것이다.
혐한의 빌미가 될 법한 일들을 속으로만 감추고 또 감추며 견뎠던 사회가 이제 와서 터져버렸다는 것은 좀 더 심각하게 조망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적어도 베트남은 이번 기회에 동등한 입지를 원할 것이고, 한국은 형제의 나라라며 어떻게든 전과 같이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 할 것이라 본다.
어떻게든 변화가 초래될 양상이지만 그래도 현지에 살고 있는 교민들과 한국의 이미지로 사업을 해 왔던 기업들에게는 지금의 혐한이 코로나만큼이나 더 위협적일 것이라 본다.
그저 소극적이고 미온적인 반응이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 캠프를 이루어 목소리를 내듯이 캠페인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현지의 어려움을 달랬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