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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삼 Apr 08. 2020

온라인 교육, 경외감 부족

딸아이와 함께 해 오는 동안 최근 2년은 고스란히 아빠랑 딸이 함께한 해일 것이다. 

이전엔 일하고 집에 돌아오는 아빠를 보며 아빠 아빠 하던 딸아이가... 

지금은 엄마 같은 아빠가 되어 전과 다른 아빠와 살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아빠는 딸아이 입장에서는 가장 손쉬운 상태였을 것이다. 어리광도 부리고, 때를 쓰기도 하고, 때론 딜도 한다. 그만큼 언제나 협상이 가능한 아빠였고, 엄마보다는 상대적으로 쉽게 자기가 원하는 대로 좌지우지할 수 있는 아빠였다. 그런 아빠가 전업주부를 하면서 2년 동안 함께 지내면서 적잖이 혼란스러워하면서도 여전히 자기가 알고 있던 아빠 모습을 기대했던 딸아이는 엄마 노릇하는 아빠 모습이 낯설면서도 어느새 익숙해져 버렸다. 


그래도 여전히 아빠는 자신이 쉽게 할 수 있는 대상,, 달리 말하면 아빠는 자기를 이해해 주는 아빠였으면 하는 기대였을 거라 본다. 그런데 그 기대는 자기 마음대로 해도 되는 아빠였길 바랐을 것이다. 


말귀를 알아들을 때부터 거짓말하지 마라, 솔직히 말해라, 청소해라를 잔소리처럼 해오다가 전업주부를 하면서 그 잔소리는 생활이 되었다. 거짓말하지 않는 것과 솔직히 말하는 것은 잘 교육이 되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데 청소는 여전히 해결하기 힘든 문제 중 하나였다. 


특히 코로나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청소에 대한 문제는 더욱더 크게 변했다. 


문제는 아이가 놀면서 늘어놓는 물건의 양이 많아지다 보니 자신이 치워야 할 때 자신의 능력에 비해 너무나 많이 벌려 놓았다는 점이다. 유치원을 다니고 활동이 많았을 경우는 시간적 한정 때문에 어느 정도 놀다가 금세 치우곤 했는데,,, 코로나로 인해 집에 머무는 순간이 많다 보니 이곳저곳을 많이 어지럽히게 된다. 

결국 다 놀고 난 뒤에 잠을 자기 전에 치워야 하는데 그 양이 많다 보니 엄두가 나질 않는 모양이었다. 


사실 놀 때는 이것저것 신경 쓰지 않고 놀다 보니 당연한 결과라 본다. 어린아이가 어른과 다른 점은 절제하는 데서 차이가 나는 법이라 이해는 하고 있다. 간혹 어린아이가 너무 잘 치우거나 절제가 있다면 그 아이는 천성이 절제적이거나, 어릴 때부터 호된 교육을 받았거나 때론 심한 훈육을 통해서 몸에 각인된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대부분의 아이들은 주로 절제력이 부족해서 치우는 것에 매우 약하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그러나 어릴 때부터 버릇을 들이지 않으면 자기 주변은 늘 지저분 해 질 거라는 생각에 엄마 노릇하는 아빠 입장에서는 늘 신경이 쓰였던 부분이다. 사실 개강을 하여 학교를 다니고 있다면 학교에서 선생님의 지시를 받아서 배우게 되는 데 이번엔 코로나로 인해 청소에 관한 교육은 고스란히 전적으로 부모의 역할이 되어 버렸다. 

그러나 문제는 부모에게 배우는 것이 그렇게 효과가 없을 수 있다. 부모의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아이가 부모를 바라보는 시선과 마음이 이미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솔직히 선생님이 교육이 엤어서 부모보다 더 효율적인 이유는 경외감에 있다. 

부모는 자기가 의지하고 때론 마음대로 하고픈 상대이지만 선생님은 잘 보여야 하는 존재이기 때문인데, 부모가 아이로부터 경외감을 가지기란 요즘 같은 세상에는 쉬운 일이 아니다. 


물론 앞으로의 미래 시대가 사람들과의 많은 접촉 없이 살아가는 시대라면 딱히 학교 교육운 필요하지 않다고 본다. 왜냐면 온라인 교육으로 대신 공부하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인관계에서 보이지 않는 위계나 힘의 관계를 배우는 데 온라인은 사실상 부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온라인을 통한 교육 중에서 대인관계 룰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영상은 본 적이 있지만, 대화를 하며 직접적인 소통 과정을 통해서 서로의 의향을 조율하는 내용의 온라인 교육은 보지 못했다. 지금의 내 생각으로는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안드로이드를 사용하면 가능할 것이다. 영화 써로게이트처럼 말이다. 


미래를 염두할 정도로 우리의 삶은 그리 길지가 않다. 당장에 내 딸이 겪을 문제에 대해 염려가 될 뿐이다. 

지금 내가 두려운 것은 코로나 질병이 끝이 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이로 인해서 자연스럽게 1학기가 아이에게 추억 없이 지나버릴까 염려된다.

그리고 가장 민감한 시기인 8살에 새로움에 대해 경험이 부족한 상태에서 나이를 더 먹을까 봐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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