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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삼 Apr 01. 2020

일본의 침략을 8살 딸아이에게 이렇게 설명했다.

요즘 코로나로 넘쳐나는 시간을 즐기고 있는 딸아이,, 

갑작스럽게 왜? 일본이 우리나라를 침략했어요? 


질문을 듣는 순간, 잠시 긴장감이 돌았다... 


"앗,,,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라고... 


우선 시기가 중요했다. 둘 다 비슷한 이유이지만 근본적인 차이가 있어서다. 


"그래, 언제 말이니? 우리나라가 일본에게 침략받는 적이 많아서 말이야."

"아주 오래전에요."

"임금님 계실 때? 이순신 장군?"

"네.." 

"왜 가만히 있는 우리나라를 침략했어요?" 


나는 질문하는 그 순간에도 어떻게 설명할지 계속해서 머리를 돌렸다.... 

그리고 이렇게 설명을 했다.


"딸, 초등학교 한 반에 아주 시끄러운 남자 친구들이 있다고 상상해봐, 네가 유치원 다닐 때 마구 뛰어다니고 시끄럽게 한 친구들 많았지?"

"네" (뭔가 해답을 구하려는 눈동자가 보였다)

" 그 아이들이랑 함께 있으면 어때? 조용해? " 

"아니요. 시끄럽고 정말 싫어요. 가끔씩 부딪히는데 아프고, 귀찮았어요." 


"그래, 옛날 일본이 그랬어."

"네? 무슨 말이에요?" 

"잘 들어봐, 옛날 일본엔 칼을 쓰는 칼잡이,, 즉 깡패 같은 사람들이 많았어. (나름 제스처를 넣어가며 재밌게 포즈를  잡아주었더니 웃으면서 재밌다고 난리다.) 

그래서 마을마다 사람들을 다치게 하고 불도 지르고 그랬지... 그래서 항상 문제였어. 마을과 마을끼리 싸움도 많았지. 여기까지 아빠 말 무슨 말인지 알겠지? 일본이 옛날에 시끄럽고 문제가 많았다는 거 말이야"

"네'

"그럼 아까 아빠가 너에게 이야기했던 너희 반을 생각해 보자... 아까 말했던 시끄러운 아이들이 있는데, 반에서 나가게 하고 싶어. 그럼 어떻게 할래? "

"몰라요"

"아빠 같으면 옆 반 친구들과 축구시합을 하도록 만들 거야. 그럼 어때? 좋다고 뛰어나가겠지? 그럼 모처럼 반은 조용하겠지? :

"(웃으면서) 네, 조용할 것 같아요"


"일본도 마찬가지였어. 일본 안에서 문제가 많이 생기니까. 가장 가까운 우리나라를 침략함으로써 칼을 쓰는 사람들을 한국으로 보낸 거지. 그럼, 무서운 사람들이 한국으로 전쟁하러 갔으니까. 일본은 어땠을까? " 

"무서운 사람들이 많이 없어서 조용할 것 같아요."

"그렇지? 그렇게 생각하지?" 



"그런데 왜 우리나라를 침략했어요? 다른 나라도 있는데"

"일본 옆 나라가 어디야?"

"우리나라요"

"그래 가장 가까워서 그래. 옛날에는 비행기도 없고 배도 나무배여서 멀리 못 갔어. 일본이 어딜 가더라도 가장 가까운 곳은 한국이었지. 만일 바로 옆 나라가 미국이면 일본은 미국과 전쟁하지 않았을까?" 

"전쟁했을 것 같아요"


"원래 옛날에는 나라와 나라 사이의 문제는 옆에 있기 때문이야. 저기 길에 지나가는 모르는 사람과 싸울 일이 있을까? 특히나 너에게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았는데 말이야?"

"아니요" 

"그럼 가까운 사람은 어때? 만일 옆 사람이 너에게 시비를 걸었다면 말이야?"

"싸움할 것 같아요" 

"그래,, 어려운 말로 분쟁이라고 하는데, "

"분쟁?" 

"응, 서로 간에 문제가 생겨서 싸우는 것을 말해. 분쟁은 늘 가까이 있는 사람이나 나라에서 생겨난단다. 그래서 일본이 우리나라와 가까이 있어서 늘 분쟁이 있는 거야. 한국과 북한처럼 말이야"


"근데 왜 전쟁하려 해요?" 

왠지 다시 묻는 듯했지만, 자세 들어보니 전쟁하는 이유를 근본적인 설명을 듣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옛날엔 전쟁을 해서 얻는 전리품이라는 것이 있는데, 그것으로 부자가 될 수 있었지. 그래서 한국을 침략해서 문화재와 사람들을 잡아갔단다." (전쟁이 경제의 한 축이었던 사실을 설명함) 


뭔가 더 질문하려는 듯하여... 마지막 일축하기 위해서 "그땐 그랬어"로 이야기를 마쳤다. 


강단에서 여러 대학생과 대학원생들을 강의한 바가 많이 있음에도 여전히 어린  딸아이에게 설명하여 이해시키기란 쉬운 일이 아닌 듯하다. 오늘은 어떻게 어떻게 해서 아직 개강도 못해서 얼굴도 모르는 한 반의 남자아이들을 동원하여 이해를 시켰는데 오히려 남자아이들은 모두 시끄러운 아이라고 오해할까 봐서 걱정이기도 했다. 그래서 얼른 아까 말했던 남자아이들에 대해서 "만일"이라는 상상을 한 것이라고 딸아이에게 이야기를 해두었다. 


아마 학교 선생님이라면 더 쉽게 설명했을 텐데... 어떻게 내가 설명하면 마치 코미디 같은 걸까? 


어쩌면 이해력이 부족한 아이들을 교육하는 우리들의 선생님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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