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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삼 May 28. 2020

딸아이 첫 등교하는 날

딸아이 첫 등교하는 날... 

코로나로 그룹을 둘로 나눠서 등교를 시작했다. 

올해 8살 딸아이는 초등학교 1학년, 여지껏 온라인 교육으로 수업을 대신하였고 어제부터 등교가 시작되었다. 

내 딸아이는 B 그룹으로 오늘 첫 등교를 했다. 


평상시엔 8시가 되어도 늦장 부리던 아이가 오늘은 갑작스럽게 엄마가 일어나는 시간에 함께 일어나 아침을 같이 먹고 샤워도하고 일찌감치 등교준비를 서둘렀다. 아이의 얼굴은 긴장감과 들뜸이 혼재되어 아침부터 부산했다. 


등교 첫날이라서 엄마가 출근하는 시간에 맞춰서 함께 등교를 했는데, 학교문은 아직 닫혀 있었다. 

때마침 학교에서 경찰 분들이 나왔고, 학교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초등학교 1학년생 들에게 연필을 나눠주기 시작했다. 내 딸아이가 조금 키가 커 보였던지 초등학교 2학년이 아니냐는 질문을 했는데, 딸은 "아니예요, 1학년이예요" 라고 아주 똑부러지게 대답했고 연필 선물을 받아서 챙겼다. 

드디어 8시 20분에 학교 문이 열려 첫 발을 디뎠다. 마침 같은 아파트에 사는 친구와 함께 씩씩하게 들어가는 딸아이... 

어제만해도 어딜가면 여러 번 아빠를 쳐다보곤 했는데, 오늘은 함께 등교한 아이와 할 이야기가 많았던지 한참을 이야기하며 교실로 향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잠시 아빠보고 손을 흔들어 주는 딸... 대견했다. 

마치 소풍가는 듯한 모습처럼 보였다. 



당연했던 등교가 이렇게 코로나로 연기되어 한참을 집에서만 온라인 교육을 했던 딸아이에게는 학교 등교가 무지 새로웠을 것이라 짐작해 본다. 정말 오랜 기다림 속에서 이루어진 등교라서 더 그럴 듯... 


전날 학교에서 사용할 물건들을 챙기동안 딸아이의 얼굴은 매우 진지했고, 또 매우 신나했었다. 

그리고 오늘 아침 일찍 일어나서 의젓하게 등교를 준비하는 모습에서 정말 8살 초등학교 1학년생이라는 것을 확인한다. 


학생들이 다 함께 모여서 학교 생활을 하지 못하지만, 이렇게 등교한다는 것 자체가 매우 큰 의미가 있어 보였다. 어른들 생각엔 집에서 자유롭게 공부하고 편했으리라 생각되지만, 정작 아이에게는 그 자유로움이  또 다른 형태의 구속이었을 것이라 본다. 


오늘 내 딸은 

아주 그냥 신이 났다. 


첫 등교 축하해 내 딸.... 



딸아이 등교하는 모습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서 만난 하늘은 정말 깨끗했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오늘 아침 하늘처럼 마음 만은 힘들지 않은 하루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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