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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삼 Jun 09. 2020

참으로 어려운 세상

민원인이 공무원을 폭행한 사건

오늘 뉴스에 창원시 구청 내 여성 공무원이 민원인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요지는 지원금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고 다짜고짜 주먹을 날린 민원인...

폭행을 하고 난 뒤, 아주 차분하게 다시 자리에 앉아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었다고 한다.

그 시간 폭행을 당한 공무원뇌진탕으로 기절하여 누워 있었다.


폭행을 한 가해자는 지난 3월 출소 후 긴급복지지원제도를 신청해 3월 말부터 수급받았다. 4월 말에도 지급을 했는데, 압류가 가능하고 출금이 안 되는 계좌로 입금이 되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이달 1일 돈을 찾으려다 출금이 안 되는 것을 알고 찾아와 항의했다고 한다. 구청 쪽에서 다시 출금 가능한 계좌로 입금하겠다고 안내를 해서 돌려보냈는데, 다음 날 오전 일찍 와서 입금이 되지 않았다고 또다시 항의를 하고 욕설을 했다고 한다. 이어 담당 직원이 입금이 된 것을 은행에서 확인을 해 주겠다고 안내를 하는 과정에도 계속해서 욕설을 했고, 담당 직원이 가해자인 남성 때문에 힘들어하자 옆에 있던 여성 공무원 계장이 만류하려는 데 갑작스럽게 폭행을 했다고 한다.

최근 이와 관련한 CCTV가 공개되면서 대중의 공분을 사고 있다.


글을 적고 있는 나도 뉴스를 접하면서 어이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저런 사람이 있을 수가 있는지..


https://tv.naver.com/v/14187141


과연 무엇이 문제였을까?

참을성이 없어서? 날이 더워서? 공무원이 꼴 보기 싫어서? 그냥 욕하고 폭력을 행사하고 싶어서?

폭력을 행사하고 난 뒤, 태연하게 자리에 앉아서 다시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는 가해자를 보고 나는 정말 재정 신을 갖춘 사람인지 의심스러웠다.


그의 태연함은 마치 군림하는 모습 그 자체였다.

폭력을 행사해서 주위 상황을 자기중심적으로 정리하려는 군림하는 모습... 흡사 동물 세계에서나 볼법한 모습이었다. 맹수들을 지켜볼 서열을 정하기 전에 유난히도 시끄럽게 으르렁 거리는 것을 있다. 그리고 싸움이 일어나고 한쪽이 군림하면 뒤로 맹수의 세계는 조용해지는 그런 모습과 흡사했다. 하긴 인간도 동물이라 어쩔 없는 것일까?


흔히 이런 특성을 지닌 사람들은 사회와 주변을 비방한다. 자신은 잘못이 없는데 사회가 자신을 그렇게 만들었으며,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그리고 거기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폭력으로 다스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모습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가장 먼저 학교 폭력에서 이런 양상을 확인할 수 있고, 조직폭력배 세계, 가정 내 폭력, 직장 내 갑질, 등에서 많이 있는 모습이다.  


영상을 보고 있자니.. 갑자기 피해자가 나의 가족 중에 하나였다면 이라는 생각을 하니,,, 생면부지인 내가 피가 거꾸로 치밀어 오르는 걸 느꼈다.


아마도 가해자는 또 이렇게 폭행을 저지르고 다시 교도소에 가면 그만일 것이다. 그리고 가해자는 마치 자신의 역량이 더 쌓인 양 의기양양하게 살아갈 것이다. 도대체 왜 이런 말도 안 되는 굴레는 계속되는 것일까?


세상은 인권을 말하지만,,,

정작 인권을 악용하는 사람들로 인해서 정말 인권을 보장받아야 할 사람들이 다치고 아파한다.

갑작스럽게 폭력에 노출된 사람은 무슨 죄인가?


폭행을 당한 사람은 그 상처가 평생 동안 주위를 맴돈다. 반면, 폭행을 행하사람은 자신의 잘못을 시인만 하면 끝이다. 이상 죄책감은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심지어 폭행은 그자체로 쾌락으로 변질되어 계속해서 폭행을 낳는 법이다.






아주 옛날,, 내가 대학교 때 맥주집 아르바이트를 했을 때 일이다. 1995년 여름이었다.

같은 학과 학생이 다른 학과 학생으로부터 일방적으로 맞은 적이 있었다. 생각보다 그때 사건이 커서 경찰이 학교를 드나들 정도였고 약 한 달간 시끄러웠던 사건이었다.

어떻게 어떻게 합의를 본 것 같은데 피해자였던 동급생은 휴학을 하고 필리핀으로 언어연수를 떠났었다. 반면 가해자는 여전히 학교를 다니고 있었고, 매일 같이 웃으며 쾌활하게 지내고 있었다.


하루는 가해자 학생이 다른 친구들과 맥주집에 술을 마시러 왔는데, 그때 자기들끼리 하는 이야기를 듣고 적잖이 놀랐던 기억이 있다.

정확하게 대화를 표현할 수 없지만, 대략 내용은 그때 그 사건을 자신의 치적인 양 자랑하고 있었다.

그리고 합의금조로 300만 원을 줬다는 이야기를 거리낌 없이 해댔다. 그러면서 한 이야기가 있는데, 정확하지는 않지만 유사하게 말하자면 다음과 같다.


ㅅ ㅂ 맘에 안 들면 반 죽여놔, 그리고 합의금 주면 끝나. 죽이지만 않으면 돼.


그러자 옆에 있던 친구가 이런 말을 했다.

야 그러다 불구되면 어떡해?
ㅅㅂ 그럼 ㅈ 돼지.
그냥 장애인 판정 나오지 않을 만큼 전치 2주 정도까지는 괜찮아.
그리고 사람이 그렇게 쉽게 망가지지 않아...

상당히 큰 목소리로 자랑인양 떠들어서 듣지 않으려 해도 들을 수밖에 없었는데, 내 기억으로는 그날 맥주집에 있던 손님들이 하나둘씩 자리를 비웠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그는 한참을 친구들에게 자세한 설명을 하고 있었다. 전치 2주 내는 방법에서 4주 내는 방법까지..


즉, 그는 자신이 가해자라는 것에 대해서 그 어떠한 죄책감이나 정신적 트라우마를 겪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그에겐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행위에 불과해 보였다.




나는 오늘 불쾌한 뉴스 속의 가해자가 마치 방금 전 내가 말한 가해자와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본래 남의 것을 빼앗는 사람은 배려심은 존재하지 않는다. 배려심은 그들에게 있어서 그저 남들에게 잘 보이려는 "닭살 돋는 술책"일뿐이다. 그래서 필요하다면 빼앗는 사람도 능히 배려심을 발휘할 때가 많다. 그리고 이들은 자신의 목적이 달성되면 언제든지 빼앗는 자신의 본성을 되찾는 법이다.


과연 그런 사람들에게 긴급복지지원금이 필요할까?

혹자는 다른 범죄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장치라고 설명하지만, 그리고 인권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필요한 것이라 말하지만,,,

나 또한 그것에 일부 동의하였지만,

오늘 뉴스를 보고 나는 부정하고 싶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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