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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삼 Jan 20. 2021

사람과 사람 사이의 고름

고름은 언젠가는 터지게 마련이다. 

문제를 만들고 싶지 않아서 품고 있던 불만들... 

입장차가 있을 거라 생각해서 그저 마음에만 두고 있던 불편함은 언젠가는 터지게 마련이다. 


과연 누가 잘못인 걸까? 


기회가 좋아서 아는 지인분의 일을 돕게 되었고, 일을 하나씩 해결해 나갈 때마다 어느 정도의 수고비를 받으며 일을 하였는데, 결국엔 모든 일이 연결되다 보니 나중에 사람과 사람 사이의 문제가 앙금이 되어 일에 방해가 되는 경우를 낳기도 한다. 내가 아는 지인은 모 기업의 대표이사이지만 하는 일은 그 회사에 종사하는 직원과 소통하며 일을 해야 하는 구조인데 상대의 정확하지 않은 업무처리로 일을 하는 입장에서 받게 되는 피해는 고스란히 내 몫이 되었다. 


일종의 자격지심 일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결코 자격지심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저 상대의 일처리 속도와 질적인 면이 나와 다르기 때문에 그것이 서로에게 스트레스로 작용한 것 같다. 그저 내가 그곳으로부터 돈을 받고 일을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그저 속으로만 생각할 수밖에 없는 일이 되었다. 어쩌면 구조상으로 내 입장이라는 것은 생각하지도 말아야 하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매번 모호하고 중의적인 일처리로 매번 나 자신이 피해를 보는 것 같아서 오늘은 한 마디를 했었다. 

그것이 물꼬가 되고 빌미가 되어 상대가 가진 나에 대한 생각을 접하게 되었는데, 상대는 모든 일의 스트레스가 나로 인해 생겼다고 말을 하였다. 상대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결국엔 내가 모든 스트레스의 원인인 셈이다. 

제대로 된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서 내가 모르는 것을 답해 줄 상대에게 수없이 많이 질문하고, 상대가 이해를 하지 못하면 설득하는 과정에서 나의 행동이 상대에게는 지나친 간섭이나 외압으로 느꼈던 모양이다. 


한 번은 온라인에서 사용할 키워드를 결정하는 가운데 상사의 확인을 받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주장하길래 재차 확인해 봐 달라 했었고 이로 인해서 서로의 감정이 격했던 적이 있었다. 그리고 서로의 입장 차가 존재한다고 믿고 더 이상 무엇을 요구하거나 부탁한 일은 없었다. 그렇게 문제를 만들지 않고 잘 지내고 있었는데, 이번에 디자인 작업을 하던 중에 중요한 정보를 한꺼번에 주지 않고 시간차를 두어 정보를 전달받았다. 나는 정보를 받는 대로 수정 작업을 하고 있었고, 매번 추가되거나 변경되는 내용을 시간차를 두어 받다 보니 솔직히 피로감이 생겼다. 


이전의 상황도 있었고, 나는 시간차 때문에 상대를 오해를 했었다. 그리고 오해한 부분에 대해서 다소 직설적으로 질문을 하였고, 그것을 시작으로 서로의 속마음이 오가기 시작했다. 그래서 알게 된 상대의 속마음.... 

나로 인해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말을 하였다. 


어쩌면 회사를 다니면서 나보다 윗 상사로부터 받는 스트레스가 더 클 것인데, 그것보다 내가 더 스트레스라는 말에 솔직히 예상치 못한 답변을 받아 들고 어이가 없었던 게 사실이다. 반대로 나도 상대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가 있음에도 나의 스트레스는 별개 아닌 게 되어버렸다.


아마도 불만이 있어도 아무런 불평 없이 받아줬어야만 했을까? 하지만 지금까지 상대의 태도를 고려할 때 한결같은 모습에 불평 없이 받다가는 계속해서 그런 식으로 반복적으로 불편한 업무가 이어질 것이라는 생각이 더 들었다. 

한편으로는 상대는 내가 그 회사의 소속이 아닌 외부사람이기 때문에 나름 적대시해도 괜찮을 것이라 생각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윗 상사에게는 절대 할 수 없는 불평을 외부인인 나에게 했으니까. 


결코 나는 윗사람 대접을 받고자 한 것은 아니다. 그저 제대로 일처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만 가지고 있었다. 일하는 도중에 중의적이거나 애매모호한 의사소통을 싫어할 뿐이다. 


오늘 내 아내가 한마디를 거든다. 

오빠처럼 그런 식으로 일을 하면 일을 못한다고.... 

일을 할 때 중간계 쪽 사람들과 일을 하게 되는데, 그런 불미스러운 일이 자주 생기면 과정이 어쨌든 모든 결과의 책임을 내가 지게 된다는 소리였다. 


틀린 말이 아니다. 

그저 없는 사람이라면,
아랫사람이라면, 

남에게 빌어 먹는 입장이라면
아무리 잘못된 모습일지라도 그러려니 하는 것이 맞는 처사이다. 


이번에 꽤나 큰 값을 치르겠지만, 잊고 지낸 것을 다시 배웠다는 마음으로 다시금 마음을 다 잡아 본다.  

이미 알고 있는 원칙,,, 세상엔 늘 갑과 을이 존재한다는 것을... 

이번 일은 분명 내가 경솔했다가 정답이다. 


그래도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상대가 정보를 나눠서 줄 수밖에 없는 처지라면 미리 귀띔이라도 해 주었더라면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긴 상대 입장에서는 그렇게 나에게 친절하게 답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매번 일을 할 때마다 상대의 업무 처리 시간을 물어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아마도 내 선에서 일 속도를 조율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고름이 더 이상 생기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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