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단적 판단과 결정
일개 개인의 판단과 결정은 오롯이 개인의 몫이다. 그리고 그 판단과 결정은 개인의 권리이자 책임일 것이다.
하지만 조직을 이끄는 리더로서의 판단과 결정은 어떻게 봐야 할까? 그것도 독단적 판단과 결정이라면...
리더가 가지는 권한으로 모든 결정을 자신의 뜻대로 추구하려 하는 것은 자칫 큰 잘못을 낳을 수 있는 위험한 행동일 수 있다. 물론, 그 누구보다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세상을 포용할 수 있는 통찰력을 소유하고 있는 리더라면 이야기는 다를 것이다. 그런데 과연 모든 리더들이 그 누구보다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세상을 포용할 수 있는 통찰력을 가지고 있을까?
조직의 리더로 자리하게 된다는 것은 조직 구성원들을 이끌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 그 힘을 가지기 위해서는 조직원들보다 좀 더 많은 경험이 필요하며, 포용력, 그리고 통찰력이 앞서야만 가능하다. 특히, 조직을 운영함에 있어서 자신의 풍부한 경험과 통찰력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조직은 남들보다 더 많은 경험을 했을 법한 사람을, 그리고 문제를 올바르게 해결하기 위해 경험이 바탕한 통찰력이 우수한 사람을 조직의 수장으로 내세우는 법이다.
그러나 의외로 조직을 운영하는 수장들은 대부분 의사결정에 있어서 자신이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 최고의 결정이라고 믿는 경우가 허다하다. 왜냐고? 답은 간단하다. 자신이 리더이기 때문에...
마치 리더가 되면 당연하게 자신의 결정이 옳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흔히 사람들은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제까지 그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소리에 의지했던 리더들은 모두 실패하고 말았다는 점을 기억해야만 한다.
사람들은 착각을 많이 하며 살아간다.
가장 흔한 착각이 바로 자신이 가장 고생했으며, 자신의 생각이 합리적이며 이성적이라는 착각이다. 게다가 더욱더 실소를 자아내게 하는 착각은 자신이 리더로서 가장 완벽하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리더는 자신의 생각을 관철시키고, 주장하며, 자신만을 위하는 사람이 아니다. 조직에 도움이 되는 사안에 대해서 귀를 열고 이야기를 들어야 하며, 행동함에 있어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최선의 통찰력을 발휘해야 하는 자리이다. 특히, 공적인 지위를 가진 이에게는 더욱더 요구되는 덕목이기도 하다.
오히려 일반 기업이라면 리더의 독단적인 판단과 결정은 당연하다고 본다. 왜냐하면 실질적으로 그 기업의 소유는 리더의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법인기업인 경우는 사정이 좀 틀리지만 그래도 대부분의 의사결정에 있어서 대주주인 리더의 결정은 독단적일 수 있다.
하지만, 기업도 아닌... 예를 들어, 공공의 목적을 가진 조직의 경우, 리더의 독단적 판단과 결정은 좁게는 그 조직에게, 넓게는 그런 조직을 포용하고 있는 더 큰 조직에, 심지어 여러 조직을 안고 있는 대한민국에게 잠정적 피해를 주는 판단이자 결정일 수 있다.
실제 이런 조직의 잘못된 운영을 막기 위해서 각종 위원회가 구성되기도 한다. 위원회를 결성하여 올바른 조직 운영을 위해서 리더의 잘못된 판단을 바로 잡거나, 반대로 올바른 판단에 대해 재검증하는 과정을 통해 건강한 조직을 형성하고 발전시키는데 목적을 가진다.
리더의 독단적 판단과 결정은
리더의 능력이 아니라,
리더의 정치권력의 남용일 뿐이다.
그러나 가끔씩 주위 이야기를 들어보면, 위원회의 결정을 무시하고 리더 일 인의 독단적 판단으로 위원회의 결정을 무시하는 것을 지켜볼 수 있는데, 이런 모습을 보고 있으면 마치 오래전 정치권력의 남용을 보는 듯하다.
개인적으로 알고 지내던 지인으로부터 들은 이야기인데, 최근 모 기관에서 직원을 모집하기 위해서 공고를 내어 사람들을 모았다고 한다. 새로운 인재를 뽑기 위해서 심사위원단을 구성하였고, 심사를 통해 적절한 인재를 찾아 선발하여 기관장에게 보고하였는데, 심사 위원들의 의견을 완전히 무시하고 선발된 인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여 기관장이 심원 위원단의 결정을 전면 무시하고 합격자가 없음으로 처리되었다고 한다. 사정을 좀 더 알아보니 사실 이 글에서 거론하기 참으로 곤란한 내용이 많았다.
거론할 수 없는 내용을 요약하자면, 이미 기관장은 자신이 원하는 인재상이 있었고, 면접심사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심사위원이 선발한 응시자를 "해당자 없음"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솔직히 외부에서 전혀 알 수 없는 내용이다. 그런데 이렇게 내 귀에까지 들어온 것을 보면 이미 그 조직은 리더로 인해서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의 결정사항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리더....
그 리더의 선택이 옳고 그름을 떠나서 그 리더는 이미 조직을 합리적으로 그리고 이성적으로 운영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반증하는 셈이다. 과연, 그런 리더는 어떤 사람일까?
기업이 아닌, 다른 기관의 기관장은 그가 운영하는 단체가 자기 것이 돼서는 절대 안 된다. 공공의 목적을 위해서 만들어진 단체를 자기 것인 양 자기 마음대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은 이미 리더로서의 자질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본다. 리더는 단체를 대표하며, 그 단체의 올바른 성장과 발전을 하도록 열심히 봉사하는 자리이다. 그리고 그런 노력에 감사하며 국민들의 세금을 모아서 1억 원에 가까운, 또는 그 이상의 연봉을 주는 것이다.
아울러 단체를 위한 책임을 지는 자리이다. 그런데 그렇지 못한 리더가 그 자리에 자리한다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긴 것과 다를 바 없다.
이미 우리는 트럼프라는 실례를 통해서 배우지 않았던가?
세상이 혼란하다 하여 그 틈을 이용하여 스스로가 독단적인 면을 당연시하는 경향도 있는데, 그것은 오만이자 거만일 뿐이다. 그런 독단적인 사람들로 인해 생겨나는 모든 피해는 결코 리더 자신이 가지지 않는다. 그저 그런 리더는 자신은 열심히 최선을 다했을 뿐이고 조직원들이 부족해서 잘못되었다며 되레 책임을 지려하지 않는다. 결국, 모든 책임은 그 조직을 떠받들었던 국민들에게 돌아간다. 어떤 방식으로든 간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