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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삼 Apr 26. 2021

공 여섯개 모으기가 참으로 어렵다.

참으로 부끄러운 말이지만,,

순수하게 나만의 돈으로 공 여섯개를 만들어 본 적이 없다.


월급이 들어 오거나 돈이 생기면 아내의 통장으로 또는 다른 이유로 돈을 쓸 수 밖에 없는 나의 형편이서 그럴까? 어느 누구처럼 늘 몇 백만원을 자기 자금으로 가져 본 적이 없다.

딱히 돈을 낭비해서 사용하는 것도 아닌데,,,, 내 통장에서 공이 여섯개가 생겼다가 오랫동안 머물러 본 적이 거의 없었다.


현재 가정주부를 하면서 프리랜서로 일을 하고 있는데 들어오는 수입이 일정치가 않지만, 어느 정도 수입이 생기면 공 여섯개 단위를 아내에게 이체하고 나머지 공 다섯개 금액을 내가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최근에 그리도 바랬던 공 여섯개를 모으나 싶었지만, 역시나 공이 여섯개가 모으기 직전에 다시 공이 5개가 되어 버린다. 그것도 앞자리 수가 매우 낮게 변했다.

만일 내가 돈을 낭비했다면 크게 섭하지 않았겠지만 대부분 내 주위에서 돈이 나가버린다.

정말 갑작스럽게 전화 한 통을 받고 급하고, 죽겠다는 목소리에 1시간 20분을 달려 응급실에 도착하여 이리저리 처리하니 예상치 못한 돈이 나가바렸다.


워낙에 이런 일들이 많아서 안 그래도 아침에 또 이런 일이 있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신기하게도 염려했던 일이 생겨났다. 결국에는 공이 여섯개가 되는 고지를 앞두고 다시 더 낮은 공 다섯개가 되어 버렸다.


부자가 될 인생이 아니라면 적어도 내것이라도 조금 가진 생을 살고 싶지만 나에게는 그것 또한 사치인 것마냥 보이지 않는 턱을 넘기가 싶지가 않다.


남들은 공이 7, 8, 9개로 시작하는 데 이렇게 고작 6개로 나름 신세한탄을 하는 모습이 몹시 부끄럽기도 하다.

그래도 너무나 신기하다.

내가 돈을 가지면, 누군가는 내 돈을 가져간다. 그것이 의도이든 아니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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