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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삼 Oct 06. 2021

기적

하루를 마감하는 늦은 시간,,,,

잠시 종량제 쓰레기봉투를 버리기 위해서 집을 나와 밤 12시를 넘긴 시간에 하늘을 쳐다본다.

서쪽 하늘을 바라보며 눈을 맞춘 별 하나가 무척이나 밝게 빛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가을이라 그런지 너무나 선명하다.


하루를 지내고, 그리고 다음 날,,, 하루를 향해 흐르는 시간 속에 문득 떠 오르는 단어가 있다.


너무나도 낯설게, 그리고 다소 뜻밖인 선물처럼 떠 오르는 단어는 바로..


기적이다.


오늘 하루도 기적처럼 잘 지냈다는 생각이...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하루하루를 지내며 좀 더 나은 것을 원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흔히 '바람' 또는 '희망'이라고 말한다. 내일이면 좀 더 달라지겠지? 좀 더 나은 내일이겠지? 하는 그런 생각들...

아마도 그런 생각을 하는 존재는 우리와 같은 존재, 인간만이 가지는 생각이 아닐까?

그러고 보면 그런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 것도 어쩌면 기적이 아닐까.

이미 기적이라는 울타리 속에 살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솔직히 생각이라는 것을 하며, 내일을 걱정하고, 그리고 새로운 희망을 가지는 존재가 몇이나 있을까?

어쩌면 내일을 걱정하고 새로운 희망을 가지는 것 자체가 기적일지 모른다.


걸어 다니면서 숨을 쉬는 것도 기적일 것이며,

서로서로 마음을 나누는 것도 기적일 것이며,

맛난 음식을 음미하며 만족하는 것도 기적일 것이며,

사시사철 아름다운 풍경을 보는 것도 기적일 것이며,

아이가 커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기적일 것이며,

매일 같이 가족과 함께하는 것도 기적일 것이며,

운동으로 어제보다 좀 더 가뿐해진 몸과 마음도 기적일 것이며,

함께 웃을 수 있는 사람과 함께 있는 것도 기적일 것이며,

속상하고 힘들 때 무거운 짐을 나눌 수 있는 것도 기적일 것이며,

아팠지만 점점 건강이 좋아지는 것도 기적일 것이며,

어느 날 뜻밖의 좋은 소식을 접하는 것도 기적일 것이며,

오늘처럼 서쪽 하늘에 비치는 저 멀리 있는 별을 보는 것도 기적일 것이다.


이렇게 매 순간이 기적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면 이런 기적에는 공통점이 존재한다. "마음에 머물지 않고 행하는 것"


기적은 막연하게 바라기에 앞서서 자신이 바라는 것을 위해서 한 걸음이라도 움직임이 있기 때문에 기적으로 돌아오는 것이라는 생각도 해 본다.


내가 고개를 들지 않았더라면 서쪽 하늘에 밝게 비치는 별을 보지 못했을 것이고, 결국 밝은 별을 보는 기적 또한 이루지 못했을 테니까.


그리고 이런 기적이 더욱더 기적처럼 느껴지는 순간도 존재할 것이다.


걸어 다니면서 숨을 쉬는 것도 기적일 것이며, (걸을 때마다 숨이 차고 힘든 환자라면)

서로서로 마음을 나누는 것도 기적일 것이며, (내 곁의 소중한 사람이 없다면)

맛난 음식을 음미하며 만족하는 것도 기적일 것이며, (미각을 잃어 맛을 모른다면)

사시사철 아름다운 풍경을 보는 것도 기적일 것이며, (시력을 잃어 눈으로 볼 수 없다면)

아이가 커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기적일 것이며, (아이를 사랑하지 않았다면)

매일 같이 가족과 함께하는 것도 기적일 것이며, (가정을 보호하는 데 소홀히 했다면)

운동으로 어제보다 좀 더 가뿐해진 몸과 마음도 기적일 것이며, (운동을 소홀히 했다면)

함께 웃을 수 있는 사람과 함께 있는 것도 기적일 것이며, (불평으로 인생을 살아간다면)

속상하고 힘들 때 무거운 짐을 나눌 수 있는 것도 기적일 것이며, (이타적이지 않았다면)

아팠지만 점점 건강이 좋아지는 것도 기적일 것이며, (건강을 돌보지 않았다면)

어느 날 뜻밖의 좋은 소식을 접하는 것도 기적일 것이며, (좋은 소식을 위해 평상시 노력하지 않았다면)

오늘처럼 서쪽 하늘에 비치는 저 멀리 있는 별을 보는 것도 기적일 것이다. (가끔씩 하늘 위로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면)                                                                                                                                                                      


기적은
갑작스럽게 우리에게 나타나지만
결코 우연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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