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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삼 Jan 19. 2022

캔버스 앞치마 하나 바꿨을 뿐인데

멀지 않은 소확행

남성 주부, 그리고 앞치마


최근에 '한지 캔버스 앞치마'를 구입해서 다양한 활동에 앞치마를 착용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원래 주부였던 삶에 앞치마는 별 특별하지 않지만, 이번에 마음먹고 구입한 '한지 캔버스 앞치마'는 저에게 조금은 특별합니다. 


별 것 아닌 앞치마인데 말이죠. 


생각보다 집안일이라는 것이 쉽게 지칠 때가 있는 것 같아요. 저같이 남자의 경우는 좀 더 하지 않을까요? 

남녀 차별을 논하기 위한 발언은 아닙니다. 오해가 없으시길 바랍니다.  

마흔 중반 넘게 주부라는 생활에 대해서 생각해 보지도 않았던 남자가 뒤늦게 주부 생활을 하다 보니 많이 더디고 부족한 것이 많습니다. 한편으로 여성분들이 결혼해서 처음 집안일할 때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극명한 차이가 있다면 남성보다 여성분들이 더 많이 주부 생활을 하고 있다는 점일 겁니다. 심지어 워킹맘까지 하면서 말이죠.

어쨌든 제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쉽지 않은 결정이었고, 쉽지 않은 생활이었죠. 


집안일에 대해 열심히 하려는 의지는 있지만, 초기에는 "내가 뭐하나?" 하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죠. 가장 버거웠던 것들 중에 하나는 해도 해도 끝이 없고, 잘하면 당연한 거고, 잘못하면 매우 잘못한 것으로 되어버리는 집안일입니다. 게다가 주부가 되기 전까지 몸에 배어 있던 개인적 습관은 올바른 주부생활에 매우 큰 걸림돌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남성이 주부라서 불편한 점은 역시나 소수의 남성주 부이다 보니 다른 여성주부와의 소통이 잘 되지 않는 부분도 있어요. 사실 남성 주부라고 하면 말로는 좋게 표현하지만, 그들 사이의 속할 수도 없거니와 속한다고 해도 공유될 수 없는 벽이 존재하더군요. 그래서 늘 혼자인 주부 생활을 합니다. 그게 가장 안전하고 편하니까 말이죠. 

하지만 아이를 키우는 데 있어서 필요한 교육정보를 획득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불편한 점은 늘 존재하죠. 

그래도 위안으로 삼는 것이 있다면, 남들처럼 아이를 키우지 않는다는 점도 있어요. 

남들은 아이들을 무리를 지어 학원을 보내며 선행학습을 시키려 하지만, 저는 주로 집에서 심화학습을 시키고 있어요. 선행 학습의 역효과를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죠. 





심플한 캔버스 앞치마가 마음에 들었어요.


어쨌든 가정주부 생활이란 가끔은 무료할 때가 있어요. 

그나마 요즘은 다양한 활동을 해서 많이 좋아졌지만, 주부생활 초기 집안일만 할 때는 정말 매일같이 '내가 뭐 하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죠. 그때마다 지치지 않으려고 여러 번 마음을 다잡아가며 무난히도 애썼던 기억이 납니다. 


최근에도 그런 상황이 사이클 흐르듯 다시 찾아와서 빨리 탈출하고 싶었어요. 그러다 우연찮은 기회로 앞치마 하나를 구매하게 되었죠. 

평상시 캔버스 앞치마를 가지고 싶었는데 대부분 뭔가가 달려있어서 거추장하고 불편해 보였죠. 흔히 공방용 앞치마의 경우, 멋은 있지만 주부로서는 그다지 필요하지 않아 보였고 다소 과하다 싶은 액세서리가 많게 느껴졌습니다. 전문적인 일을 하는 사람이 입어야만 하는 그런 느낌이어서 착용하고 싶어도 망설여지더군요. 

캔버스 앞치마를 눈여겨본 이유는 남자에게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었죠. 집에 있는 앞치마는 알록달록한 앞치마라서 늘 뭔가가 언밸런스한 분위기가 연출되어 솔직히 개인적으로 싫었어요. 그래서 좀 더 남성이 착용해도 잘 어울릴 법한 게 없나 하고 찾고 있었죠. 그러다 뉴스를 통해서 2021년도 G20 정상회의에서 한지 캔버스 앞치마가 선물용으로 증정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관심 있게 보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 한지 캔버스 앞치마를 만들었던 기업에서 정식으로 스마트 스토어에서 한지 캔버스 앞치마를 팔기 시작하더군요. 


가격은 7만 7천 원인데 해외 직구일 경우를 비교해 볼 때 그다지 비싼 가격은 아니었어요. 게다가 원단이 친환경 원단이고 국제 행사에 사용되었던 이력도 있어서 개인적으로 가격은 적절해 보였습니다.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거추장스러운 것들이 없고 깔끔해서입니다. 그래서 일단 구입을 해서 한지 캔버스 앞치마를 받았어요.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신기한 것은 앞치마를 착용하고 본 제 모습에 만족스러우니 저절로 의욕이라는 게 생기더군요. 50이 넘어서 이런 것에 이런 생각이 들다니 신기하더군요. 마치 어린애가 된 듯한 그런 느낌입니다. 


부엌 일할 때도 사용하지만, 청소할 때나 뭔가를 고쳐야 할 때 매우 좋습니다. 가끔은 앞치마를 착용하고 밖으로 나갈 정도로 어색하지 않은 연출 때문에 편했어요.


 



멀리 있지 않은 소확행


실제 한지 캔버스 앞치마를 착용하고 적잖이 제 생활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소소한 일도 좀 더 신중하게 임하는 것 같아요. 어쩌면 제가 입은 캔버스 앞치마가 흡사 유니폼과 같은 역할을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렇게 한지 캔버스 앞치마가 저에게 주는 효능감이 매우 크게 작용하고 있죠. 


저에게는 한지 캔버스 앞치마가 효능감을 주었듯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또 다른 무언가가 각자에게 유익한 효과로 작용할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가끔은 지치고 힘들 때 
자신이 마음에 들어 했던 것들, 좋아했던 것들과 함께 한다면 
충분히 좋은 기분과 의욕으로 선회할 것입니다. 
지치고 힘든 코로나 시대,,, 
자신의 소확행을 위해서 
주위를 둘러볼 때라 봅니다. 
처지지 마세요. 
기운 잃지 마세요. 
잠깐 힘들고 기운 없을 때 
자신만을 위한 것을 
찾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시는 것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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