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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삼 Jan 25. 2022

 코로나, 비대면, 그리고 시장의 변화

학계에 머물렀던 시절에 소비자 행동론과 마케팅, 국제마케팅론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면서 제품 홍보와 마케팅에 대해 연구를 한 적이 있었다. 사실 경영학과 출신이 아니었던 나는 소비자 행동론에 대한 이해를 인지과학적 측면에서 이해하며 스스로 공부하고 연구했었는데 의외로 학문적으로 유사한 면이 많아서 나에게는 학문적으로 새로운 경험이 되기도 했다. 

단순히 경영적인 관점이 아닌 인지심리적 측면에서 재조명하며 좀 더 소비자 행동에 대한 이해를 인간의 심리적 측면에서 이해하고 발전시켰던 계기이기도 하다. 

그리고 최근에 이러한 소비자 행동론에 대해 실제 경험하며 실 생활에서 응용하고 있는 중이다. 


약 2년 넘게 한 회사를 대상으로 온라인 홍보와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중인데 아직까지 실질적인 수익에 대한 성과 부분에 대해 이렇다 할 정도로 내세울 것은 적지만, 그래도 분명한 것은 한 회사의 시스템을 일부 변화시키고, 그리고 장기간의 노력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해당 기업의 기술력과 존재를 알렸다고 본다. 


다소 소극적이지만 이런 성과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은 해당 기업 오너의 의지가 가장 큰 첫 번째 요소였고, 다음으로 아이러닉 하게도 코로나 덕분이라 말할 수 있다. 



코로나 덕분이라고 말한 이유는 바로 비대면 시대로의 전환이다. 

자연스럽게 사회적 거리를 통해 온라인 환경에 대해 민감하게 되었고, 기존의 종사자들도 막연하게나마 온라인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던 터라 어쩔 수 없이 직면하게 된 비대면 시대가 또 하나의 촉매제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형태는 주로 원청과 하청 간의 구조로 이루어진 경우가 상당히 많이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의외로 많은 중소기업은 현재도 늘 고전적인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 기존 방식대로 기업을 운영했던 기업은 새로운 것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일하는 사람부터 교체하거나 변화시켜야 하는데 인력 문제에 있어서 그 부분은 늘 어려운 과제나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했듯이 비대면 시대가 더뎠던 변화에 강제성을 제공하여 많은 기업들의 비대면 시대에 생존, 성장 또는 발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내가 일을 하고 있는 기업은 섬유 관련 기업으로 (주) 대진에스앤티라고 한다. 

보통은 중견이나 대기업으로부터 물량을 받아서 시일 내에 생산하여 기업을 운영했던 다른 기업과 유사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잘 알고 있다시피, 한국의 섬유 산업의 위기는 대진에스앤티 기업에게도 영향을 줄 정도였다. 


때마침 해당 기업은 자사의 기술개발 노력으로 빈티지 캔버스라는 원단에 대한 특허를 취득하였고, 이외에도 기능성 원단을 개발할 만큼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었던 기업이었다. 그해가 바로 코로나가 올 때였다. 


당시 기업 오너는 축소되어가는 시장으로부터의 위기에서 기업을 탈출시키고 싶어 했고, 계속되는 힘든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여러 방면으로 모색하고 있었는데 때마침 온라인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함께 했고, 기업 홈페이지를 리모델링하고 난 뒤에 본격적으로 자체 기술력으로 생산한 "빈티지 캔버스"원단과 "에코스 웨이드"원단을 온라인으로 홍보하고 판매할 계획을 가지고 온라인 환경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그 이후로 이제 거의 2년이 지났다. 


가장 큰 고민은 원자재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원자재를 팔아야 한다는 점인데, 주로 B2B로 거래가 이루어지는 기업 시스템을 한꺼번에 변화시키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원단을 생산한다는 점이었다. 


비대면 시대로 전환되면서 의외로 자신의 브랜드 상표를 내걸고 직접 만들어 파는 사람들이 늘면서 원단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존재했고, 동시에 소량으로 생산하는 소규모 소상공인들 덕에 많지는 않지만 기업의 생산 원단을 알릴 수는 있었다. 그러나 늘 가지고 있던 숙제는 역시나 대량 판매였다. 그리고 그 숙제는 늘 나에게 짐이 되었다.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비대면 시대는 의외의 놀라운 변화를 초래했다. 

바로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을 통해서 원자재를 살피려 한다는 점이다. 이점은 또 다른 기회로 작용하게 되었고 지금까지 꾸준하게 온라인 홍보를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소비자 행동론 측면에서 제품이 구매가 되기 전까지 여러 가지 과정을 거치는 데 흔히 구전효과라 불리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만 한다. 커뮤니케이션의 일종으로 흔히 바이럴 마케팅과 유사하다고 보면 된다. 

핵심을 이야기하자면, 바이어도 온라인을 통해서 직접 원자재를 서칭하고 판단한다는 뜻이다. 고로 온라인에 자사 제품에 대한 홍보 콘텐츠가 있어야만 시장 내 진입이 용이하다는 뜻이 된다. 

이전에 기업대 기업으로 오가던 정보가 온라인을 통해 공유되면서 그 중요성은 매우 커졌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바이어가 친환경 캔버스 원단을 찾고 있는데 우연히 대진에스앤티 기업의 빈티지 캔버스 원단에 대한 정보를 획득했다고 치자, 그렇다면 바이어가 자기가 찾은 원단이기 때문에 바로 연락해서 구매로 이어질까? 답은 전혀 아니다이다. 

적어도 해당 제품에 대한 평판을 확인하고 나서야 제품을 확인하려는 의향이 성립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온라인에 공개되는 여러 가지 정보가 바이어에게 매우 유익한 자료로 작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제품을 사용하고 난 후 리뷰를 참고하는 경우도 있다. 

더군다나 바이어들의 나이대를 고려할 때 점점 젊은 세대들이 진입하고 있고, 그 젊은 세대들에게 온라인 환경은 이미 평상시 생활이나 마찬가지이므로 온라인을 통한 정보 수입 과정은 매우 당연한 것이다. 


대진에스앤티 기업과 같이 일을 하면서 나 자신은 소비자 행동론에서 언급되는 모든 이론이 기업과 소비자 간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업과 기업으로 연계될 수 있는 이론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런 관점에서 온라인 홍보를 해왔는데 큰 실적은 아니더라도 일부 가시적인 효과는 있었다. 대표적인 효과는 바로 "한지 캔버스 앞치마"를 만들어서 청와대에 납품한 했던 실적이 여기에 해당한다. 


작년에 있었던 2021 G20 이탈리아 정상 회의 때 관련 부대행사에서 "한지 캔버스 앞치마"를 참석자들에게 선물로 증정된 바가 있다. 당시 김정숙 여사분께서 직접 참가자들과 함께 "한지 캔버스 앞치마"를 착용하고 한지를 직접 제작을 하였다. 


당시 앞치마가 납품하게 된 경위를 살펴보면 앞에서 언급했던 온라인 콘텐츠의 중요성이 크게 한몫했었다. 



당시 대진에스앤티 기업은 한지비건레더인 "저노피" 원단을 만들었고, "빈티지 캔버스"원단으로 시제품인 친환경 앞치마를 만들었다. 둘 다 친환경 공법으로 생산된 원단이어서 제품 자체가 친환경 원단이었고, "저노피" 원단은 전주에서 장인이 직접 생산한 한지를 친환경 빈티지 캔버스 원단에 접목시켜 만든 원단으로 원단에 한지 무늬가 고스란히 표현되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앞치마 시제품을 블로그에 홍보하기 시작했고, 심지어 앞치마를 착용하여 어떤 스타일인지도 꼼꼼하게 설명했었다. 그런데 그 내용을 청와대 관계자가 확인을 하고 앞치마 납품과 관련한 의뢰가 들어왔었다. 


다음 사진이 처음 앞치마를 입고 찍었던 사진이다. 

출처: https://blog.naver.com/kongsam 


만일 앞치마 시제품을 만들지 않았더라면, 

만일 직접 입어보고 꼼꼼하게 설명하지 않았더라면, 

게다가 만일 블로그에 해당 내용을 올리지 않았더라면,


전혀 성사되지 않았을 일이었다.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점을 말해두고 싶다. 

눈으로 보이지 않을 뿐이니 콘텐츠를 남기면 누군가는 보게 될 것이고, 그것을 통해서 실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어쩌면 누군가가 보게 될 것이라는 점이 운이라면 운일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운을 필연으로 만드는 방법이 있다. 


바로 한 두 개 콘텐츠가 아닌 제대로 된 다량의 콘텐츠가 존재해야만 우연일 수 있는 것을 필연으로 바꿀 수 있다. 돌이켜 생각해 봐도 구전효과도 사실상 철저한 필연적인 시스템이다. 말을 통해서 알리게 되고 알려진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됨으로써 전달되어 제대로 된 구전효과를 보기 때문이다. 



비대면으로 온라인 환경은 이제 당연한 사회현상이 되었고, 대부분의 시스템이 온라인과 함께 성장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로 인해 좀 더 빨리 도래한 비대면 시대를 맞이해서 이고, 무엇보다 온라인 환경에 대해 친밀한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 


이제 어쩌면 비대면 시대를 맞이하면서 "소비자 행동론"이 더 이상 소비자에게만 국한된 내용이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오히려 "구매자 행동론"이라는 말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하긴 사는 사람을 모두 소비자라 칭한다면야 별 상관은 없겠다. 




현재 "한지 캔버스 앞치마"는 청와대에 납품했던 것보다 더욱더 내구성을 보완해서 판매 중에 있다. 


https://smartstore.naver.com/daejinsnt/products/6039418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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