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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삼 Apr 28. 2022

포스트 코로나는 끝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제 마스크 의무 착용이 해제된다죠. 

반가운 소식이지만, 한편으로는 너무나 걱정되기도 합니다. 


통제된 상황에서 그 상황이 해제가 되면 집단은 통제된 상황이 종결되었다고 믿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종결을 준비하는 단계이다 정도로 봐주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물론 이제 1종이 아닌 2종 질병으로 본다는 것은 홍역, 결핵 정도로 보겠다는 의미죠. 




그런데 벌써부터 주위에서 하는 이야기를 들어 보면, 

마치 감기 수준으로 위험도가 낮아졌다는 식으로 믿고 있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즉, 코로나가 종결된 것처럼 인식하여 너무나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재발 가능성은 농후하고, 만에 하나 다시 바이러스가 창궐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사태로 이어질까 염려가 됩니다.

오늘 뉴스를 보니 방역 해제로 음주소란이 급증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동안 억눌러왔던 답답함을 해소하려는 듯 보이지만, 성숙된 시민이라면 더욱더 조심해야 하지 않나 생각을 해 봅니다. 



얼마 전 저도 코로나에 확진이 되어 집에서 격리했던 적이 있습니다. 정말 조심히 생활한다고 노력했지만 언제 어디서 걸렸는지 알 수 없었죠. 그냥 한동안 망연자실했습니다. 저를 비롯하여 가족 전체가 확진이 되었고, 그렇게 1주일간 강제적으로 한 가족은 집에서 지냈었죠. 다행히 배달 문화의 발달로 생활에 불편함은 없었지만 답답함의 연속이었습니다. 

1주일간 집에서 격리하면서 하루에 한 번씩 병원에 가서 수액을 맞을 수는 있었습니다. 특별히 단백질 주사를 맞지 않으면 모든 치료비는 국가가 대신해 주었습니다. 

그렇게 1주일의 격리 기간이 끝나고 다 나았으리라 생각했는데, 문제는 격리 이후부터 지금까지입니다. 

일종의 후유증으로 몸이 계속 피곤하고 아픈 곳이 생깁니다. 특히 기관지염으로 인해 계속되는 잔열과 호흡곤란이 매우 힘들더군요. 격리기간 동안 받은 치료 이외에도 지금까지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오늘도 병원에 가서 항생제 수액을 맞고 왔습니다. 

그런데 전보다 코로나 의심환자가 더 늘어난 것인지 병원 입구에 사람들이 가득합니다.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들더군요. 

2주 전에 감염돼서 왔더라면 국가에서 치료비를 부담해 줬을 텐데. 어쩌나? 

유예기간을 줬다지만, 지금 이 문제가 재정문제를 넘어서 더욱더 커 보이는 이유가 뭘까요? 

그럴 일이 일어나면 안 되겠지만, 전보다 더 많은 감염자가 속출할까 염려되기 시작합니다. 게다가 코로나 후유증을 앓으며 살아갈 사람들도 더 많아질 것이라는 생각도 함께 말이죠. 



다음 주부터 마스크 의무가 해제된다지만, 개인적으로 저는 반드시 착용할 생각입니다. 

실제 마스크를 통해서 그동안 코로나 속에서도 잘 견뎌냈던 것을 생각하면 여전히 마스크가 최고의 백신이라 믿습니다. 그리고 마스크 착용은 어쩌면 이제 이타스러운 행동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밤 9시 30분. 현재

동네 앞 술집은 이미 즐겁고, 행복하고, 매우 기운찬 목소리들이 넘실됩니다. 

서로가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것들을 쏟아내느라 앞뒤가 없을 정도입니다. 

보통은 얼굴에 흰색이 보였는데, 더 이상 흰색은 보이지 않고 계속해서 기운찬 목소리들이 넘실됩니다. 

넘실대는 기운찬 목소리에 잠잠했던 놈이 다시 일어서지나 않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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