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끈기 있는 사람들을 위해
세상에서 가장 강한 자가 힘이 센 자가 아니라, 끝까지 버텨서 살아남는 자가 강하다고 한다.
이 말은 어쩌면 인간이 사는 세상에서 가장 진리에 가까운 말이 아닐까 싶다.
오늘은 늘 뵙고 싶은 소중한 사람을 만나고 오는 날이다.
부산에서 선박수리업을 하는 대표이사님이신데, 늘 필자인 나를 아껴주시는 분이다.
그분을 알게 된 것은 내가 학교에서 일할 때부터다.
CEO아카데미를 운영했었는데 그때 아카데미 수업을 듣기 위해 오신 분으로 첫인상이 매우 강하게 남았다.
굳이 말로 표현하자면 이렇다.
이런 평가는 개인적인 만큼 누구에게나 동일할 수 없을 것이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그런 모습의 사람이었다.
분명한 것은 그분을 만날 때마다 느끼는 한결 마음이 바로 "확인, 안도, 안정, 여유"이기 때문이다.
오늘 나는 그분을 만나 뵈었다.
사실 그분은 작년부터 올해 초까지,, 아니 최근까지 큰 병을 앓았던 분으로 지금은 많이 완쾌가 되어 다시 일선에 복귀하신 상태였다. 그리고 올해 초에 퇴원을 하셨다는 소식에 잠시 뵈었지만 당시 병색이 짙었던 탓에 인사차 들리긴 하였지만 마음이 참으로 무거웠다. 내 눈에는 여전히 힘들어 보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오늘 5월 봄날에 문득 연락을 드리고 찾아뵈었다.
오전 10시경에 그분의 사업장에 도착하였고, 때마침 도착하신 대표이사님의 모습에 늘 갑갑했던 마음 한 곳이 스르르 햇살에 녹는 얼음처럼 편안함을 느꼈다. 여전히 짧은 머리였지만 그래도 전보다는 어깨에 힘을 느낄 수 있었다. 게다가 마주 잡은 손에 힘이 느껴졌고, 말씀하는 동안에 옛 모습을 찾아볼 수 있었다.
그리고 올해 초에 뵈었을 때 하지 못한 말씀을 하셨다.
말씀을 듣는 동안 동화가 되어 나 자신의 감정을 추스르지 못할까 봐서 이런저런 이야기로 옆으로 새어가며, 우스개 소리도 했지만, 약 1년 넘게 고스란히 자신이 느꼈을 몸과 정신적 고통이 얼마나 컸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사실 내가 겪지 못한 일이라서 짐작이라는 말은 어쩌면 너무나 경솔한 말일 것이다.
가장 와닿았던 말은 바로 "다시는 못 볼 줄 알았어"라는 말이다.
그만큼 당시 사정이 쉽지 않았다는 뜻일 것이다.
그리고 그는 이런 말을 하였다.
는 말....
그 말을 듣고서 나는 순간 욱하는 마음에 농담처럼 이런 말을 했다,
"완전 마도로스의 끈기입니다. "라고...
어쩌면 감정을 추스리기 위해서 찾은 적절한 말이지만,,, 그 말이 맞을지 모른다.
그분의 삶이 외항선 기관사로 시작하여 장기간 항해 시절을 보냈던 분이기 때문이다.
흔히 이런 말을 하지 않나?
뱃 사람은 독하다고... 그만큼 힘든 일을 한다는 소리일 것이다. 그런 힘든 일 속에서 몸에 배어 있는 "끝을 본다"는 끈기가 어쩌면 오늘 이렇게 그분을 만날 수 있게 한 게 아닌가 싶다.
끈기란 생각보다 많은 힘을 가진다.
끝을 아는 사람은 끝까지 견뎌본 사람만이 아는 법이다.
인간이 살면서 소중한 덕목들이 많지만, 어쩌면 끈기만큼 어려운 게 없는 것 같다.
비록 짧은 만남이었지만, 정말 하고 싶은 말만 잘 정리하며 이야기를 했다. 그래도 다 알 수 있으니 말이다.
나오는 길에 여전히 배웅해주시는 모습에 몸 둘 바를 몰랐다.
그리고 헤어지면서 악수를 건네셨는데,,, 다시 살아난 손을 잡고 마음이 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