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접 기사로 가는 길 - 수업일수 43일 차
지난주에 이어 오늘까지 하루하루 꽉 찬 나날을 보냈다.
직업 교육을 받으면서 하루 결석을 하고 보령까지 가서 일 년 전에 약속한 환경 관련 특강을 하고 내려오기까지...... 4시간 차를 몰고 올라가서 2시간 특강하고 다시 4시간 차를 몰고 내려오니 하루가 다 갔다.
배울 게 많은 용접이라 하루를 다른 일로 보낸다는 게 솔직히 부담스러웠다.
그나마 언론에 해당 특강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서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https://www.gnen.net/news/articleView.html?idxno=120351
보령 특강 덕분에 용접 진도가 늦어졌다. 다시 조급해지는 마음이 가득했지만, 과유불급이라는 생각에 서둘지 않고 내게 주어진 것부터 해내자 하는 마음으로 보냈다.
파이프에 비드 쌓기는 위보기, 수직보기, 아래보기가 포함된 자세로 용접을 하기 때문에 여러 동작이 요구된다. 이 때문에 몸이 흔들리니 제대로 된 비드를 내기가 쉽지가 않았다. 선생님 말씀처럼 어디 사설 학원이라도 다녀야 할까 싶다.
그래도 신기한 것은 하면서 조금씩 는다는 점이다.
어제보다 나아지고, 또 오전보다 나아지고, 그렇게 계속해서 하다 보니 파이프만 6개 정도 사용했다. 다른 사람들은 보통 10인치 1~2개, 6인치 2개 정도 하는데 나는 10인치 2개 그리고 6인치 4개를 비드 쌓기를 했었다. 그래서 사실 비드 쌓기 하는 동안 잠시 우울해하기도 했고, 남들의 이야기를 곡해 생각하기도 했었다.
남들에게 보일 결과물은 전혀 아니지만,, 그나마 나아진 모습이다.
유독 내겐 그어 놓은(그놈에) 석필 선이 보이지 않는다.
(용접 비드 쌓기를 할 때 일정한 간격과 길이로 쌓기 연습을 하기 때문에 석필로 비드를 쌓을 부분을 그려 놓는다. 그려 놓은 석필자국을 따라 비드를 쌓아야 하는데 용접을 하다 보면 유독 잘 보이질 않아 늘 낭패를 본다. 게다가 아직 용가재 투입이 일정하지 않는 것 또한 문제일 것이다.)
보다 못한 선생님은 열심히 하는 모습에 봐주셨는지 드디어 수업일수 43일 차,,, 파이프 비드 쌓기를 끝내고, 처음으로 파이프 맞대기 모재를 받았다.
다섯 개의 모재를 가용접을 시작으로 평판 맞대기 용접처럼 하나의 파이프 모양을 만들어야 한다.
혹여나 당장에라도 가용접이라도 배울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열심히 그라인딩을 했지만, 열심히 갈고 나니 마칠 시간이 되었다.
사실 용접의 목적은 파이프에 있다. 실제 NCS과정에서 치러질 시험도 파이프 용접이라고 한다.
아마도 내일 가용접을 하고, 파이프 용접에 들어가는 순간 기다렸다는 듯이 엉망일 것이다. 그래도 이 또한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하나씩 배우고 익히면 될 것이라 믿는다.
수업 일수로는 43일이지만 3월 27일 첫 수업을 시작으로 오늘까지 꽉 찬 두 달을 지냈다.
두 달 전만 해도 아무것도 몰랐던 내가 얼마 전 거치대가 흔들려서 배운 대로 직접 용접을 해서 처리했었다. 만일 내가 이 용접을 선택하지 않았더라면 과연 지금 뭘 하고 있었을까?
분명한 것은 지금 이 일은 잘한 선택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