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접기사로 가는 길 - 수업일수 91일
평생 다른 일을 해오다 갑작스레 용접을 시작한다는 건, 분명 쉽지 않은 결심이자 큰 용기가 필요한 선택이었다.
나 역시 그런 길을 선택했다.
하지만 그 결심과 결정을 내리기까지 수많은 고민과 쉽지 않은 시간을 견뎌야 했다.
그리고 막상 시작하고 나니, 결심과 결정의 순간과는 또 다른 현실이 기다리고 있었다. 예상치 못한 걸림돌들이 하나둘 나타나고, 마음을 무겁게 하는 어려움도 찾아왔다.
결심하고 결정을 할 때는 강한 의지로 버틸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막상 부딪히는 변수들 앞에서는 누구나 흔들리기 마련이다. 결국 행동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마주하는 예기치 못한 상황들이 우리를 다시금 주저하고 망설이게 만든다.
젊은 친구들은 파이프 TIG용접을 거침없이 해 나가는데, 늘 제자리 걸음일 때 가장 처음으로 망설인 적이 있었다. '과연 내가 옳은 선택을 한 것일까?' '정말 나이가 들어서 쉽지 않은걸까?'
집에 돌아와서는 딸아이와 아내에게 그저 재밌고 흥미롭다고 말을 했을 뿐, 나의 망설임에 대해서는 말하지 못했다. 그 이유는 앞에서 말한 나에게도 대단한 결심과 결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망설임 끝에 마음을 다 잡고 계속해 나간다면 적어도 나중에 후회할 일은 없을 것이고, 기대 이상은 아니어도 나의 결단과 결정이 있었기에 그것에 걸맞는 결과는 분명 따라 오리라 본다.
누군가는 용접을 정말 하고 싶어서.
또 누군가는 다른 사업을 하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어서,
또 누군가는 할게 없어서,
또 누군가는 새로운 인생을 찾기 위해서,
또 누군가는 돈을 많이 벌 수 있다고 해서,
또 누군가는 지인이 시켜서,
또 누군가는 집 눈치를 봐서,
또 누군가는 아내가 기술을 배워 돈벌라고 해서,
또 누군가는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또 누군가는 아무생각 없이,,,,,
각기 다른 이유일테지만 분명 결심하고 결정했다는 것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려는 첫 출발이자 기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래서 그 의미를 제대로 얻고자 한다면 그리고 새로운 길을 기대한다면
망설이고 또 망설이더라도, 그래서 맘 고생이 많더라도 끝까지 가 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어차피 끝까지 갈 거라면 망설임도 맘 고생도 나를 움직이는 원동력이라 생각하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