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잠을 설쳤다.
새벽 3시쯤 되서야 잠시 잠들었던 것 같다.
다시 눈뜨니 새벽 5시... 원래 일어나는 시간이지만,,,, 개운치가 않다.
그렇게 내가 마실 커피를 내리고 이것저것 챙겨서 현장으로 이동했다.
낯설었다.
인사를 해도 대부분 일용직으로 온 사람들이라서 그런지 서먹했다.
그나마 어제 통화했던 분과 만나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7시에 조회를 했고,
간단한 안전교육과 서류 작성을 마치고 바로 일에 투입되었다.
오늘 내가 한 일은 오전 내내 비산먼지 방지망을 흙더미에 치는 일과 거푸집 제거 일을 했고,
오후가 되어 다른 장소의 거푸집 제거와 거푸집 정리, 다시 비산먼저 방지망 추가 설치,
시멘트 작업, 마지막으로 청소와 못 제거 일을 했다.
오전 일은 생각보다 쉽지가 않았다.
넓은 방지망을 쳐가며 고정시켜야 하는 일인데, 다행히 나랑 같이 일을 한 분이 좋아서 다행이었다.
한 명을 흙더미 위로 올라가고, 한 명은 아래에서 망을 치며 고정시킨다.
토목현장을 지나치면서 흔히 봤던 방지망이었는데, 절대 간단한 작업이 아니라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그렇게 넓은 영역을 작업하다보니 오전 작업이 꽤나 지루했다.
그래도 쉬는 시간은 나름 자유였다. 정해져 있지 않지만, 힘들면 커피 마시는 정도는 다들 이해하는 듯 싶었다.
오전 늦게 못 보던 사람들이 들어 왔다. 상황을 보니 용접사들이라고 한다.
안 그래도 CO2용접기가 보이길래... 반가웠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럼 용접을 하시지 왜 잡부 일을 하냐며 말한다.
"그러게요. 용접을 해도 용접기도 없고, 알선 업체도 없으니 당연히 안되겠죠 "라고 말했다.
"지금은 딱 이정도로 만족합니다."라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점심시간은 정말 빠르게 흘렀다.
식당에서 순식간에 식사하고, 다들 올라와 자신의 자가용에서 휴식을 취했다.
그런데 정말 시간이 빨리 간다.
다시 오후가 되어 시작된 작업은 더 다양했다.
나 같은 초보는 혼자서는 엄두도 낼 수 없는 일인데, 경험자와 함께 일을 하다 보니 그나마 큰 문제 없이 마칠 수 있었다.
게다가 작업 현장 관리자 마다 각기 다른 말을 하다보니 했던 일을 다시 하게 되는 경우가 있었다.
총 세 번.... 옆에서 같이 일하시던 분이 명답을 제시해 주셨다.
이거 뭐, 군대도 아니고. 하하하... 솔직히 군대에 다시 돌아온 기분이었다.
오후 4시까지 일을 하기 때문에 3시 50분쯤 되니 정리하기 시작했다.
하루 8시간이 칼 근무를 한 셈이다.
오히려 아침 일찍 시작해서 오후 일찍 마치는 편이 더 좋았다.
대학 다닐 때 몇 번 현장일을 해 본 적은 있다. 그때는 주로 주변 정리와 짐을 나르는 일만 했었다.
그냥 작업 반장이 시키는 일만 하면 충분했었다.
그때와 지금 다른 것은
좀 더 빨리 피곤해진다는 것이다. 아마도 나이가 들어서겠지?
일을 마치고 반장님이 잠시 나를 불러 세웠다.
'사무실에 연락해 놓을테니, 내일도 나오라고 한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 사무실에 연락이 왔는데,
넌지시 현장에 말해 두겠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