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50 넘어 모처럼 언성 높여 대판 싸우다.

by 공삼

한 번 자리를 내어주면 겸손해 하며 감사해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한 번 자리를 내어주면 웃으며 다가와 당연하게 여기는 사람이 있다.


우리는 흔히 전자를 됨됨이가 된 사람이라 말하고,

후자를 자기 자신만 아는 얍샵한 사람이라 말한다.

그런데 살다보면 전자보다는 후자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전자를 바보라고 말한다.


어느 정도 알고 지낸다 싶으면 하루 24시간 중에 조금의 몇 분이라도 자신에게 득이되고자 하는 사람들...

보통 사무직의 경우, 표가 잘 나지 않지만? 현장에서는 바로 표가 나는 경우가 많다.

몸으로 하는 일이다 보니 멀리서 바라만봐도 누가 요행을 부리는지, 누가 성실하게 일하는지를 알 수 있다.


현재 내가 일하고 있는 현장에서는 직영반장 아래 안전반장이 있다.

안전반장인 그는 나보다 늦게 현장 일에 참여했으나 현장에서 집이 가깝고 성실하다는 이유로 안전반장이 되었다.

시간이 흐르고 조금씩 말이 오가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는데, 어느새부터인가 농담을 하기 시작했다.

하루는 신호수 일을 보고 있는데, 나보고 대뜸하는 말이 "와 정말 천국에서 일한다."였다. 그냥 웃고 보냈지만, 주변 사람들이 다 들을 정도로 말하다보니 듣는 솔직히 불편했었다.

그리고 그렇게 넘겨버리면 계속해서 도를 넘는 농담으로 이어질 듯해서 하루는 나도 비슷한 상황에서 유사한 농담을 했었다. 그래야만 더 이상 이상한 농담을 하지 않을 것 같았서였다.


그렇게 서로는 자신의 일에 열심히 하루하루 살아갔다.

그래도 내가 그를 위해 챙긴 것이 있다면 안전반장이라하여 그가 시키 일은 허투로 생각하지 않고 성실하게 임했다는 점이다. 심지어 힘든 일을 할 때, 무거운 짐을 거의 나 혼자 들고, 끌고 다닐 때 그는 뒷짐지고 여유롭게 걸어다녀도 기분은 나빴지만 그러려니 했었다. 솔직히 그럴 때면 마치 내가 소가 된 듯한 느낌이었다.

그래도 넘겼다. 그러려니하고... 그리고 이런 일로 화를 낸다는 것은 오히려 내 주변 사람들이 더 오해를 할 수 있으니...그냥 그렇게 내 일에 집중하며 일을 했었다.



하루는 일 배정을 받고 이동 중에 전화 연락을 받았다.

빨리 내려와서 일을 도우라는 것이다. 나는 토류판 작업으로 배치를 받았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일반보통인부 일을 겸해야 했다. 그래도 군소리 없이 내려가서 일을 도왔다.

비산먼지막 그물을 쳐야했고, 세륜기 슬러지를 처리해야 했었다.


비산먼지 그물막을 치우고 압롤에 넣어야 하는데 함께 도와 주지 않았다. 안전반장은 지역반장 뒤를 따르며 가벼운 물건만 들고 이동하고 있었다. 약 15킬로쯤 되는 흙이 섞인 그물망을 압롤에 버렸다.

이제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가려고하니 멀리서 안전반장이 나를 불렀고, 세륜기 슬러지를 치우하고 지시했다.


지금까지 나는 이곳 현장에서 슬러지를 처리할 때 혼자서 해 본 적이 없었다.

항상 2인 1조를 일을 했었다.

안전반장이 나를 불러 슬러지를 치우라고 해서, 당연히 함께 치울 것이라 생각했었고 기다려도 오지 않아 다시 안전반장에서 가서 함께 치우자고 했더니 혼자서 하라고 지시를 했다.

일을 마치고 빨리 위로 이동해야 했던 나는 시간을 줄이고자 그냥 같이 하자고 했더니,,

대뜸 큰 목소리로

"반장님 나에게 무슨 불만 있어요?"라고 안전반장이 말했다.

"그냥 같이 하자고요"

"아니 나에게 요즘 무슨 불만이 있는지 인상을 쓰잖아"

"무슨 소리 하는겁니까. 내가 언제? 그냥 같이 하자는 데 그게 문제가 돼요?"


이런 대화가 연이어 세 번정도 반복되었고, 너무나 화가 나서 현장을 나와 버렸다. 더 있다가는 무슨 사고라도 날 것 같았다.


솔직히 지금까지 일을 하면서 최근 일주일이 가장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다.

이유는 토류판 작업을 시작하면서 부터이다.

처음 하는 일이데다 생각보다 노동 강도가 높아 쉽지 않았던 탓에 늘 피곤했고 힘들었다. 특히나 토류판을 설치하는 데 본사직원과 현장에서의 두 분의 반장님의 다양한 오더 때문에 더욱더 신경이 쓰여 전보다 덜 웃고 인상을 쓰긴했었다.

아마도 그런 나의 상황은 누군가에게는 자신에게 불만이 있는 것처럼 보였던 게 아닐까 싶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하루 8시간 일하면서 하나 하나 상대방 기분까지 신경 쓸 시간이 없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런 생각도 든다. 만일 내가 함부로 할만한 그런 분위기를 가진 사람이 아니었다면

과연 그런 행동을 했을까?하는...

그래서 어쩌면 이 모든 사태가 내가 만든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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