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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선호 Mar 29. 2016

그 남자의 일기장

벚꽃 - 1.4

담임 선생님이 나가고 나서야 아침 조회시간이 끝났다.

조금 전까지 선생님의 목소리로 가득했던 교실 안은 다시 고요로 가득 찼고

수업 시작하기 전까지 3분밖에 시간이 남지 않았었기에 새로워진 시간표를 확인해야 했다.

그리고 그 여학생을 다시 한번 보고 싶어서 시선을 옮겼지만 자리에 

없었고 ‘어디 갔지?’라는 생각이 들어 주위를 둘러봤지만 찾을 수 없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 채 자리에 일어나려는데 옆에 승우가 서 있었다. 


- ‘뭐하냐?’


- ‘하...... 그 많은 사람들 중에 왜 나일까?’


- ‘너 자리 어딘데?’ 


승우가 손으로 가리킨 자리에는 남학생이 옆에 앉아있었다.

모든 남학생들과 승우가 말했을 ‘누군가는 당첨되지만 나는 아니야 ‘ 는 

결국 승우가 되었고 이 사실이 웃겨 놀리고 싶은 마음이 가득찼다.

하지만 승우의 너무 표정은 세상 모든 것을 잃은 사람의 표정을 하고 있었기에 

차마 할 수가 없었고 그 순간 수업을 시작하는 종이 학교에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힘내라는 말을 하며 자리에 앉았고 그 여학생이 급하게 문을 열고 들어와 

자리에 앉는 모습을 보고 귀엽다고 생각이 들어 흐뭇해하며 바라보았다.

그때 옆에 짝꿍이 조금은 상냥한 말투로 말을 걸어왔다. 


- '야, 너 이름이 뭐야?’


- ‘나? 권도현인데. 너는?’


- ‘나는 주현정이야. 앞으로 잘 부탁해’


그때 물리 선생님이 교실 문을 열고 들어와 1교시 수업을 시작하려는데 

새로운 시간표를 확인하지 못했다 보니 책을 꺼내 두지 않아 급하게 사물함으로 달려갔다.

그걸 보고도 넘어갈 선생님들이 아니기에 잔소리는 당연히 피할 수 없었다.

 

- ‘첫날 첫 수업이 뭔지도 몰라서 책도 안 꺼내 두고 말이야...’ 


죄송하다는 표정과 함께 자리에 앉았지만 선생님은 불만족스러운 표정을 보였다.

수업이 시작되고 다른 고등학생들처럼 수업에 열심히 듣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시선은 선생님이 분필로 쓰고 있는 칠판이 아닌 그 여학생에게 가고 있었다.

짝꿍은 그런 날 보고 딴짓하고 있다고 생각이 들었는지 샤프 뒷부분으로 ‘콕’ 찔러주었다.

‘그래, 정신 차리고 첫날부터 열심히 하자.’라는 마음을 가다듬고 샤프를 잡았지만

집중하다가도 조금만 흐려지면 시선은 어느세 그 여학생으로 가고 있었다. 

1교시 수업이 끝나고 쉬는 시간이 찾아왔지만 내 공책엔 

수업내용이 아닌 내 머릿속의 이야기들이 끄적여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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