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하는 것도 일이 되어버렸다.

by 공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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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단다.

뭐가 그리 미안한지 미안하다고만 하신다.


당신은 나에게 아름다운 풍경을 주고 싶었는데

자세히 보지 않으면 누구의 손도 닿지 않을 만큼

어두운 곳이라 미안하다고만 하신다.


난 괜찮은데.


당신은 아름다운 꽃처럼 나를 가꾸고 싶었단다.

그래서 몸에 가시가 박힌 나를 다듬어 주고 싶었다 하신다.


난 괜찮은데.


당신은 이제 떨어질 낙엽이란다.

아직 푸른 나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 하신다.


난 괜찮은데.


매연이 가득한 도로에 살게 해서 미안하단다.

고개를 들면 보이는 산에 살게 해주고 싶었다 하신다.


난 괜찮은데.

미안하다고만 하신다.


난 괜찮았는데 내가 더 미안해지고

괜찮아하는 것도 일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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