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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선호 Oct 17. 2018

괜찮아하는 것도 일이 되어버렸다.


미안하단다.

뭐가 그리 미안한지 미안하다고만 하신다.


당신은 나에게 아름다운 풍경을 주고 싶었는데

자세히 보지 않으면 누구의 손도 닿지 않을 만큼 

어두운 곳이라 미안하다고만 하신다.


난 괜찮은데.


당신은 아름다운 꽃처럼 나를 가꾸고 싶었단다.

그래서 몸에 가시가 박힌 나를 다듬어 주고 싶었다 하신다.


난 괜찮은데.


당신은 이제 떨어질 낙엽이란다.

아직 푸른 나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 하신다.


난 괜찮은데.


매연이 가득한 도로에 살게 해서 미안하단다.

고개를 들면 보이는 산에 살게 해주고 싶었다 하신다.


난 괜찮은데.

미안하다고만 하신다.


괜찮았는데 내가 미안해지고

괜찮아하는 것도 일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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