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aw a sketch. 3
여자에게서 온 점심을 같이 먹자는 문자메시지에
집에서 씻지도 않고 있던 남자는 급하게 준비를 마치고 집을 나섭니다.
주말에 집에서 혼자 밥을 먹기도 싫었고 여자를 볼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리는
남자는 저기 멀리서 보이는 여자의 뒷모습을 보고 숨어서 머리를 단장합니다.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남자는 여자에게 다가가 반가운 말투로 말을 건넵니다.
' 밥 뭐 먹을까? 배고픈데 빨리 들어가자. '
남자의 말을 들은 척도 안 하고 여자는 핸드폰으로 어디론가 전화를 걸고 있습니다.
그리곤 이내 당황하며 ' 전화를 왜 안 받는 거야... '라는 혼잣말을 합니다.
여자의 친구에게 전화를 걸고 있었다는 걸 남자는 눈치챘지만 모른 척 다시 말을 겁니다.
' 왜? 누구한테 전화 거는 거야? '
' 내 친구랑 너랑 나랑 3명이서 같이 밥 먹으려고 했는데 전화를 안 받네. '
' 진짜...? 어... '
둘이서 만날 거라 생각했던 남자는 그 말을 듣고 당황한 표정을 감춥니다.
그리고 저번처럼 여자는 남자를 밀어내기 위해 여자의 친구를 불러낼 거라는 직감을 합니다.
남자를 여자의 친구와 엮어보기 위해서 다시 전화를 걸어보는 여자의 뒷모습에
너그러운 목소리로 마음에도 없는 ' 배고픈데, 얼른 왔으면 좋겠다. '라는 말을 합니다.
굳어 있던 여자의 표정은 친구가 전화를 받고서야 뒤늦게 풀리기 시작합니다.
저번에 만났을 때 여자의 친구는 남자가 여자를 좋아한다는 걸 알아차렸기에
자리를 피해 주려고 변명을 늘어놓지만 여자는 친구에게 얼른 나오라며 재촉했고
그런 여자의 모습을 보고 전화를 끊을 때까지 남자는 말없이 옆에서 기다립니다.
친구의 완강한 태도에 여자는 다음에 같이 밥 먹자는 말과 함께 결국 전화를 끊었고
한참을 망설이다 남자는 여자에게 질문을 툭하고 던져봅니다.
' 왜 3명이서 만나려고만 하는 거야? '
' 그냥.
야 우리 다음에 밥 같이 먹자. '
여자가 변명이라고 뱉은 말은 성의 없는 대답이었고 여자는 등을 돌려 핸드폰만 바라봅니다.
야속한 감정을 꾹꾹 눌러 담은 체 남자는 아무렇지 않은 척 여자에게 다시 자연스럽게 말을 건넵니다.
' 우리 2명이서 먹으러 가면 되지. 여기까지 나온 게 아깝잖아. '
' 어... 그냥 갑자기 배가 안고파. '
남자와 여자 사이에는 짧은 침묵이 흘렀고 여자는 다시 말을 이어갑니다.
' 알았지? 다음에 같이 밥 먹는 걸로 하고 나 먼저 간다. '
말이 끝나자마자 자리를 피하는 여자의 모습에 남자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체 서 있습니다.
멀어져가는 뒷모습만 바라보고 있다 여자가 뒤를 돌아보았을 때 잘 가라며 남자는 손을 흔듭니다.
그 모습을 본 여자는 도망치듯 다시 고개를 돌려 뒷모습만 보인 체 걸어가고
여자의 야속한 행동에 남자는 여자에게 달려가 조금은 무서운 말투로 말을 겁니다.
' 그 친구가 날 좋아하는 것도 알고 네가 날 밀어내는 것도 알아.
그리고 너의 친구와 나를 엮어보려는 너의 마음도 알고
잘되길 바라는 마음에 자리도 항상 먼저 피해 주는 것도 알아.
셋이서 만나기로 한 자리에 까먹었다는 듯 뒤늦게 전화를 받는 것도 알고
길을 걸을 땐 일부러 뒤에서 전화받는 척하면서 둘이서 걷게 하려는 것도 알고
영화관에서는 내 옆자리에 너의 친구를 밀어 넣는 것도 알아.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너야.
너 내가 널 좋아하는 걸 알면서도 이러면 내가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건데?
이런 식으로 나 괴롭히지 말고 차라리 나한테 말을 해.
내가 널 좋아하는 게 싫으면 싫다고 말을 해달라고 제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