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이름은… 자원봉사자

[나는 도핑검사관이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참가기

by 이건

2011년 첫 자원봉사를 시작으로 매년 2주 정도 시간을 내서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이번 올림픽에서 활동하고 있는 봉사자들을 보면 애틋한 마음이 생긴다. 그들이 지금 어떤 마음일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배정받은 임무에 따라 이른 아침부터 때로는 자정을 넘어서까지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일하는 그들은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절대로 없어서는 안 되는 사람들이다.


야간근무 시작 전 자원봉사자들이 저녁식사를 챙기고 있다.


자원봉사자로 선정이 되면 여러 차례 교육을 받아야 한다. 매번 교육 때마다 자원봉사자가 이 행사의 꽃이라며 치켜세우곤 하지만, 실상 행사가 시작되면 이들은 그냥 소모품 정도로 전락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폭염이나 추위 속 근무, 식사, 휴식, 그리고 안전 문제 등 사각지대에 방치된 자원봉사자들의 집단 이탈이 간혹 언론에 오르내리는 데에는 무엇보다도 그들이 행사의 우선순위에서 고려되지 않는다는데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피로에 지친 한 자원봉사자가 졸음을 참지 못해 졸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굳이 이 힘든 여행을 자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원봉사는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다”라는 말처럼 어쩌면 새로운 자신을 찾기 위해 이곳까지 온 것일지도 모른다.


대가성도 없고 또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닌 내가 좋아서 선택한 만큼 비록 큰 역할이 주어지지 않는다고 해도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찾아서 녹아드는 삶의 지혜를 배울 수도 있다. 그러다 보면 생각지도 못했던 소중한 만남과 경험들을 선물로 받을 수도 있다.


영국과 한국에서 온 올림픽 관계자들과 함께 배드민턴을 치는 자원봉사자.


한국에서는 간혹 사회에서 비중 있는 역할을 하셨던 분들이 퇴직을 하고 봉사현장에 와서 이건 이렇게, 또 저건 저렇게 해야 한다고 훈수를 두다가 제 풀에 지쳐 슬그머니 활동을 접는 모습을 수차례 접했었다.


이곳 베이징에 머물면서 중국사람들이 이렇게 웃음과 수줍음이 많은 사람들이었나 싶을 정도로 새로운 모습들을 보며 배우고 있다.


지난 15일. 중국에서 큰 행사 중 하나인 원소절(정월대보름)에 난생처음으로 가족과 떨어져 봤다는 학생에서부터 이번 올림픽이 끝나면 이곳 베이징에서 14일을 격리하고 다시 고향으로 가서 또 7일을 격리해야 한다는 사람들까지 이번 자원봉사에 참여한 사람들이 치루어야 하는 대가는 상당히 혹독하다.


언론을 통해 이번 올림픽이 어떻다는 다소 냉소적인 기사를 보긴 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희생과 봉사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수많은 자원봉사자들 덕분에 이번 올림픽 역시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자원봉사자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그대들의 이름은… 자원봉사자, 올림픽의 아름다운 꽃입니다. 감사합니다. 谢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