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안전 책임사회]
술에 취한 사람을 상대하는 일은 매우 부담스럽다. 특히 구급대원의 입장에서 보면 더욱 그렇다. 자신의 몸을 잘 가누지도 못하고 의사표현도 정확지 않으니 그 사람의 안전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술에 취해 119로 전화해서 구급차를 태워 달라고 하는 사람, 자신의 반려견이 다쳤다며 구급차를 보내 달라는 사람 등 비응급 상황에서 구급차를 요청하는 것은 소방력을 오남용 하는 일이며 이는 자칫 필요한 상황에서 대응 공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구급대원을 더 힘들게 하는 것은 주취자의 욕설과 폭행일 것이다. 이런 일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아 구급대원의 행복지수를 곤두박질치게 만든다.
술에 취해 대낮에 도로에 누워있던 사람을 출동한 구급대원이 깨우자 벽돌로 구급대원의 머리를 때려 큰 부상을 입힌 일, 차마 입에 담기도 어려운 욕설을 하고 침을 뱉는 행위, 좁은 구급차 안에서 발길질이라도 하면 피할 공간도 없으니 고스란히 당할 수밖에 없다.
아마 한 번이라도 폭행을 당해본 경험이 있는 대원이라면 환자가 조금만 움직여도 혹시 또 때릴까 봐 흠칫 놀라 물러설 수밖에 없다.
단지 술을 먹었다는 이유로 구급대원에 대한 폭행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법으로 규정된 처벌도 엄격하다. 소방기본법에서는 구급대원을 폭행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5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고 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술에 취해 기억이 안 난다며 미안하다고 말하면 대체로 만사형통이다. 고작 몇 백만 원 정도의 벌금만 내면 끝인 경우가 많았다. 다행히 최근에는 공무집행 방해 행위에 대한 처벌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공권력 도전 행위에 대해 과할 정도로 엄격한 미국에서는 구급대원 폭행에 대해서도 매우 엄격하게 대응한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구급대원에 대한 폭행에 대해 24개월 구금한다고 되어 있다. 물론 해당 행위에 대해 심의하고 청문절차를 거치는 등 팩트체크는 기본이다.
코네티컷주에서는 최소 1년에서 최대 10년 동안 감옥에 보내거나, 1만 달러의 벌금형 또는 양벌에 처한다. 메인주에서는 최대 5년의 징역형 또는 5천 달러의 벌금형에 처하거나 징역형과 벌금을 동시에 부과한다.
뉴욕에서는 직무를 수행하고 있는 구급대원을 폭행해 심각한 부상을 입힌 경우 최소 3년 반에서 최대 15년의 감옥행 또는 1만 5천 달러의 벌금이나 두 가지 처벌을 동시에 받을 수도 있다.
병원 도착 전 응급처치를 통해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 사람들이 바로 구급대원이다. 그들에 대한 폭행은 심각한 범죄행위이며 그 결말은 감옥이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