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렌을 꺼달라는 당신에게…

[2023 안전 책임사회]

by 이건

소방차 사이렌 소리가 너무 크다며 민원을 넣는 사람이 있다. 방금 아이를 재웠는데 시끄러운 소리에 아이가 잠에서 깼다는 것이다.


예쁜 천사의 잠을 깨운 것은 대단히 미안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이 세상이 한 가정만을 위해서 돌아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이런 반복적인 민원은 결국 구급차가 아파트 단지에 출동할 때 사이렌 소리의 볼륨을 줄이거나 아예 끄게 만들었다. 아마도 우리나라처럼 소방차에 사이렌 볼륨을 달아 놓은 나라도 흔치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구급차에 탄 환자는 왜 사이렌을 켜지 않느냐며 오히려 항의를 한다. 도대체 누구의 말에 장단을 맞춰야 할지 고민스럽다.


사이렌은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 소리다. 무려 120에서 130 데시벨에 달하는 큰 소리로 주위에 도움과 협조를 요청하는 중요한 신호인 것이다.


재난으로부터 우뚝 선 나라라고 평가받고 있는 미국에서도 사이렌 소리가 너무 크다며 불평을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여전히 그 소리는 건드려서는 안 되는 불가침의 영역 속에 있다.


한편 집 주변에 소방서가 새로 생기면 출동 시에 발생하는 사이렌 소음 때문에 집값이 떨어진다며 소송을 넣는 사람도 있다.


내가 필요할 때에는 소방차가 득달같이 달려와야 하지만 내 집 주변에 소방서가 절대 들어와서는 안된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이해시켜야 할지 모르겠다.


재난이 팽배한 시대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 복잡한 교통과 접근이 용이하지 않은 도로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방대원들은 누군가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만 한다.


사이렌 소리가 싫다는 당신.

사이렌 없이 당신의 소중한 것을 어떻게 지켜주길 바라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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