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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윤구 Dec 12. 2019

명품은 명품인 이유가 있다.

<명품은 명품인 이유가 있다>

서른 셋, 길지도 짧지도 않은 평생동안 부유했던 적이 거의 없었다. 그러니 당연히 명품보다는 짝퉁, 브랜드보다는 보세, 프리미엄보다는 가성비를 외쳤지만 최근에야 눈에 보이는 숫자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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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멍청하게도 나는, 쇼핑을 할 때마다 싼 것만 찾았다. 비슷한데 더 싼 제품을 찾으면 "아싸 돈 굳었다" 라며 당시에는 좋아했지만, 조금만 써보면 그 제품이 싼 이유를 분명히 체험할 수 있었다.

큰 낭패를 보고는 결국 비싼걸 다시 샀는데, 궁극적으로는 돈을 더 쓰는 바보 짓을 계속 반복했던 것이다. 바보같던 나는 일단 눈에 보이는 값이 싸면 뭔가 만만하다고 느꼈었다.

옷도 좋은 거 하나 살 바엔 만 원 짜리 열 개를, 식자재도 유기농으로 비싼거 보단 떨이로 파는 덜 싱싱한 것만 골라 샀었다. "싼 거" 만 외칠수록 겉모습도, 마음도 더 싼티나는 사람이 되고 있었는데 그 때는 그걸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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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야 제품이나 서비스가 가진 가치의 차이를 느끼기 시작했다. 분명히 가격에는 이유가 있다.

비싼 음식은 맛은 물론이고 질이 좋거나 건강에 더 좋다.
비싼 옷은 몸에 편하고 알러지도 없고 각종 기능도 있다.

무한리필 소고기가 맛 없는 것 처럼, 싼 중고차가 사고차인 것 처럼, 싼 건 거의 비지떡이다.

명품은 명품인 이유가 있다.
보세는 보세인 이유가 있다.

명품은 최소한 품질에 대해 책임을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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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수업은 사전에 내방 상담을 하여 학생에 대해 분석하고 컨설팅을 진행한 후에 수업에 대한 스케치를 한 다음에야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내가 문제의 이유를 찾아내지 못하거나 솔루션을 제시할 수 없는 경우에는 일체의 비용도 받지 않는다.

심지어 앞에 드러난 이 과정은 프론트엔드에 불과하고, 백엔드에서 이 상담과 수업을 준비하기 위해 엄청나게 많은 시간을 쏟는다. 학생은 모두가 다르기 때문에 단 한 명도 똑같은 준비로 대비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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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쯤, 한 번은 수업료가 너무 비싸다며 막무가내로 낮춰달라고 하시던 분이 계셨다. 심지어 이 때는 지금보다 수업료가 낮았다.

"선생님 이 동네에서는 그 비용에 수업 못하실걸요? 그러니까 낮춰주세요 소개 많이 해드릴게요"

이 말씀에 나는 이렇게 답변했다.

"어머님 페라리는 판자촌에 있어도 페라리고 모닝은 압구정에 있어도 모닝입니다."

결국 그 어머님은 끝까지 우기셨는데,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연락을 끊었다.

모닝 가격에 산 페라리가 과연 정상적으로 움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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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의 내 수업료는 실력도 오른만큼 그 때 보다도 더 올라서 업계 최상위까지는 몰라도 꽤나 상위권에 위치한다. 내 수업료의 가치는 이처럼 증명한다.

1. 신뢰를 드린다.
2. 과정에 정성을 다한다.
3. 과정은 결과로 증명한다.
4. 결과에 끝까지 책임진다.

학생들에게는 시간이 금이고, 조금만 잘못해도 잘못 된 길을 가기 십상이다. 나는 수업과 그 외 내게 주어진 시간을 활용하여 학생이 입시 과정에서 해야하는 모든 것들을 파악하고 연구하고 지도하며, 여기에 하루의 대부분의 시간을 사용한다. 리고 학생이 대학을 가거나 내 도움을 더이상 필요로 하지 않을 때 까지 케어한다.

즉, 내게 자녀를 맡기는 학부모님께서는 적어도 자녀 입시만큼은 단 하나의 걱정거리도 없도록 만들어드린다.

이러한 이유로, 수업료는 꽤나 비싸지만 한 번 수업을 받아보신 학부모님들의 90% 이상은 재수강을 원하신다. 또, 그만뒀다가 다른 수업은 눈에 차지도 않는다고 하시며 다시 수업 해주시면 안되겠느냐고 연락오시는 분들도 수두룩 하다. 돈으로 환산하지 못하는 내 수업의 가치를 알아보시는 분이 꽤 많아지셨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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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들은 저마다의 가치가 있고 그 값은 정확히 치러야한다. 명품은 명품이다. 싸구려는 온갖 수사를 붙여도 싸구려고, 명품은 가만히 있어도 명품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설사 지금 공짜라도, 지금 싸보여도 언젠가는 다양한 방식으로 그 값을 지불하게 되어 있다. 그러니 이제는 비싼 옷, 비싼 음식이 가진 의미가 일종의 투자라는 것을 온전히 이해한다.

결과물은 당연히 투자에 비례할 수밖에 없으니, 내가 원하는 결과를 위해서는 어떤 제품과 서비스에 투자를 할 지 생각하는 것만이 나의 몫이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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