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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윤구 May 17. 2020

폼나게 살고 싶다.

폼나게 살고싶다.

폼나게 살고 싶은건 여전히 같지만 나이 때문인지 경험 때문인지 살다보니 폼의 기준은 계속 바뀌었다. 이 폼의 기준이라는 것은 아주 중요한데, 나이를 먹어도 폼의 기준이 발전하지 못하면 나이먹은 양아치처럼 굉장히 보기 싫거나 찌질하거나 매력없는 사람이 된다. 아무리 폼생폼사해도 경험이나 나이에 맞게 발전시키지 못하면 결국 폼이 나지 않는다는 소리니, 꽤나 아이러니하기도 하다. 요즘엔 뭔가 품위 있던 어른들께서 왜 그렇게 사셨는지를 깨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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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 없던 10대 때는 싸움을 잘 하는건 당연히 멋졌고 어른들께 반항하는 모습처럼 뭔가 껄렁대는 행동들이 멋있어보였다. '따르지 않는' 레지스탕스적인 모습이 멋있어 보였던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볼품없는 양아치 짓에 불과한데 그 당시엔 대체 그게 왜그리 폼나 보였는지 모르겠다.

20대 때는 겉으로 보이는 것이나 나를 드러낼 수 있는게 폼나는 삶의 기준이었다. 좋은 옷을 입으면 폼나 보였고 좋은 차를 타면 최곤줄 알았다. 거기에 넉넉한 지갑사정과 좋은 학벌까지 있다면 금상첨화라고 생각했다.

30대가 되니 폼나는 삶의 기준은 또 바뀌었다. 다만 이번엔 느낌이 조금 다르다. 뭐, 20대 때 그토록 갈구하던 것들을 갖게 되어서 관심이 없어 진 것인지 그냥 바뀐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내게 이런 것들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이제 별로 보여주고 싶지도 않고 이런 카드들은 어떤 때건 내가 스스로 꺼내들면 별로 폼이 나지 않는다.

이제는
매너있는 사람이 되고싶다.
교양있는 사람이 되고싶다.
기품이 느껴지는 사람이 되고싶다.
외면보다는 내면적으로 성숙한 사람이 되고싶다.
표면적으로가 아니라 정말로 '괜찮은' 사람이 되고싶다.
겉을 벗겨낼수록, 안으로 들어갈수록 더 괜찮은 사람이고 싶다.

운전하다가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욕도 이제는 안하고 싶다.
풍겨나오는 분위기 때문에 아무 보세옷을 걸쳐도 명품처럼 보이는 사람이 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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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지금의 나에게는 품위있는 삶이 진짜 폼나는 삶이다.
지나간 폼의 기준들이 이렇게 부끄러울 줄 알았더라면 10대 때 저항 대신 공부를 했겠지.
앞으로 어떤 발전이 더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번 기준은 조금 더 길게 가져가도 괜찮을 것 같다. 폼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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