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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윤구 Jun 28. 2020

문제 풀이 시간 줄이는 방법

풀이 시간을 줄이는 절대적인 방법

입시를 겪어본 사람은 대부분 알다시피, 내신이나 정시는 난이도 자체가 그다지 높진 않지만 문제수가 많기 때문에 시간 관리에 승패가 달려있다. 이 때문에 ‘항상 풀이 시간이 부족하다’며 "시간을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라고 상담을 요청해오는 학생들이 상당히 많고, 유튜브에 '나는 이렇게 시간을 줄였다' 라고 주장하는 대학생 공부법 유튜버들의 콘텐츠가 각광을 받고 있다. 하긴, 전교 1등들이 모든 문제를 마술처럼 뿅하고 풀어내는 걸 보면 어떤 풀이 비법이 있을 거라고 여기는 게 당연하기도 하겠다. 그리고 나도 십 년도 더 전 쯤, 내가 이뤄낸 성과 하나만 보고 '시간을 줄이는 방법이 있다' 라고 생각했으니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십 년 이상을 온전히 '공부법'에 투자하여 얻은 경험으로 미루어보면, 인위적으로 풀이 시간을 줄이는 건 불가능하다. 내 데이터는, 시간이 줄어드는 건 실력이 쌓이고 난 후 나타나는 결과 중 하나일 뿐이기 때문에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해서는 도저히 달성할 수 없다고 말한다. 짧게 줄이면 어떤 문제를 풀어낼 실력이 없는 상태에서 '풀이 시간을 줄이기 위한 공부'만 하는 것은 대부분 '~~법' 이라는 일종의 초식인데, 99%는 편법이고 편법은 부작용을 수반하여 주화입마에 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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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학생들에게 ‘풀이 시간을 줄이는 가장 훌륭한 방법은 '정확도를 올리는 것'에 치중하는 것이다’라고 가르친다. (물론 내 몫은 학생들이 그렇게 수행한 결과를 활용해서 몇 단계 더 올리는 것이겠지만.) 정확도를 올리기 위해서는 풀이 과정에 포함되는 모든 일련의 과정들을 오류 없이 해내야 한다. 일련의 과정이란, 수학과목으로 예를 들자면, 문제가 뭔지 정확히 파악하고, 주어진 조건이 무엇인지를 파악 한 후, 문제가 원하는 정보를 얻기 위해 주어진 조건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 지 변환하는 것인데, 이 방법이 아니더라도 문제가 묻는 것을 주어진 조건에 맞춰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의미한다.

비록 이 과정은 주어진 문제가 아무리 쉽더라도 생략 할 수 없지만 고수가 될수록 빨라는 진다. 그리고 일정 수준 이상부터는 이 과정을 진행하는 속도가 아주 빨라져서 마치 모두 생략하는 것처럼 느껴지게 되고 그 과정을 자각조차 못하는 경지에 도달하게 된다. 그때부터는 마침내 관련 문제를 굉장히 수월하게 짧은 시간 내에 풀 수 있게 되는데 우리는 이를 ‘유형화’ 라고 부른다. 유형화 된 문제가 많을수록 짧은 시간 만에 풀 수 있는 문제들이 많아지므로, 시험에서 풀이에 걸리는 시간이 단축되고 자연스레 성적향상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우리가 시험을 대비하면서 문제를 많이 푸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문제는 여기서 나온다. 대부분의 시간을 줄이기 위한 초식들도 앞서 설명한 과정에서 파생했으리라 보지만, 하나같이 결과에만 집중하고 과정에 대한 설명은 생략한다. 사실 문제를 아무리 많이 풀더라도 풀어내는 일련의 과정이 없다면 그 어떤 방법도 무의미하다. 즉, 그 과정을 조금 더 정확하게 짚어내고 그 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해 숙달시켜야 하지만 학생들은 과정을 생략한 결과만 참조해서 따라하는 형태가 되기 때문에 아무리 따라 해도 똑같이 되지 않는다. 결국 콘텐츠를 따라했던 학생들은 혼란에 빠지고 ‘공부법 무용론’을 펼치게 된다.

다시 말하면, 풀이 시간이 줄어드는 이유는 '철저하고 정확한 과정에 익숙해져서 그 행위를 취하는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이지, ‘어떤 과정을 생략하는 법이 있어서’가 아니라는 말이다. 풀이 시간을 줄이려면 오직 풀이 과정의 정확도에만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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