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윤구 Aug 05. 2018

바둑의 정석

Give and take

바둑에는 정석이라는 것이 있다.


이 정석의 기본 논리는 '최선' 인데, 최선은 언제나 '상대와 비슷하게 나눠갖는' 방향으로 전개된다. 혹여나 욕심을 부리면 반드시 응징을 당하는 방법이 생기게 되어있다. 소위 말하는 give & take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부분이라고도 할 수 있다.


많이 알려진 이세돌 9단과 붙었던 알파고 Lee 보다도 훨씬 강한 알파고 zero 가 학습하는 방식은 정말 놀랍다.


알파고 zero는 기본적인 원리 (삶과 죽음) 를 제외한 바둑에 대한 기초 개념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출발하여 바둑을 두며 실전에서부터 배운다.


물론 인간이 소화할 수 없는 수준의 스케일이긴 하지만 불과 몇 시간 내로 유단자가 두는 행마가 등장하며 잘 알려진 정석을 구사한다.


그 뜻은, 지금까지는 그 정석이 최선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얼마 못가서 알려지지 않은 수들을 둬나간다. 그게 우리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의 최선이라는 것이고 고수의 수 라는 거다. 신기한 것은 이 엄청난 고수의 수에도 반드시 give & take 가 포함되어 있다. 받은 것이 있다면 반드시 돌려줘야만 하도록 시스테밍되어 있다. 좋은 수처럼 보이더라도 욕심이 담기는 순간 하수의 수가 된다.


그렇게 인간의 바둑은 알파고로부터, Zero로부터 배우며 진화하고 있다. 무엇이 최선인지에 대해. 무엇을 받고 무엇을 줘야 하는지에 대해.


인간사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최선은 Give & take 로 이루어져있다. 상대가 내 욕심을 알아챌 수 있다면 (알아채지 못하는 상대를 속이는 것 또한 비열하다. 접바둑 상대와 맞두는 것과 같다), 그 욕심은 반드시 나의 파멸로 연결된다. 지나치게 take 하려 하면 가진 것을 도로 다 빼앗길 수 있다는 것과 같다.


뜬금없이 제사 지내라는 사주팔자쟁이, 비즈니스 모델 조차 없는 다단계 회원, 출근 하기 싫어서 아프다고 병원 갔다고 구라치다가 걸리니까 일 못하겠다는 인턴, 자기가 만든 것도 아니면서 자기가 만든척 대단한 척 하는 사람, 배려 하는 척 배려가 전혀 없는 사람, 상대에게만 배려를 강요하는 사람, 익명 뒤에 숨어서 욕하는 네티즌


니네들 다 똑같다.  목적은 하나다. give <<< take.


사업을 하며 그리고 세상을 살아가며 비열하고 욕심이 지나친 하수들을 너무도 많이 만난다. 욕심이, 누군가를 속이려 하는 것이 눈에 보인다. 정말로 남의 눈에는 그 얕은 수들이 다 보인다는 것을 모르고 남을 속이려 하는 걸까? 그렇다면 더 멍청이다.


그 욕심의 크기와 너의 무덤을 파는 속도는 정비례하니 열심히 파다보면 빠르게 관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어디 손바닥으로 하늘이 가려지더냐.


순간일 뿐인 욕심 때문에 타인을 속이려 하지마라. 그냥 정석대로 밟아가라. 그러면 언젠가는 기회가 온다. 상대의 실수던, 나의 묘수던. 욕심을 부리지 않으면 언젠가는 기회가 온다.


욕심은 결국 그 숙주를 파멸로 인도한다는 것을 모른다면 영원히 유단자가 될 수 없다.


그냥 그렇게 하수로 살아가라.

나는 삼라만상을 훑을테니.

매거진의 이전글 눈 뜨고 코 안베이는 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