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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윤구 Oct 06. 2018

눈 뜨고 코 안베이는 법

세상에 믿을 놈 참 없다.

세상에 믿을 놈 하나 없다.



사기꾼 참 많다.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자연히 느끼게 된다. 설사 사기까지는 아니더라도, 그에 근접한 부류의 인간을 참 많이도 만나게 된다. (되더라)


오늘은 그간 만나왔던 이러한 부류들의 특징을 나열해보고자 한다. 물론, 이 특징에 해당한다고 해서 모든이가 그러하다는 것은 아니니 참고만 하자.




1. 장황하다. 명료하지 않다.


비즈니스는 말 할 것도 없거니와 대부분의 당면 과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 세 가지는 who (누구와), what(무엇을), how(어떻게) 하는가 이다.


이 세 가지를 명확히 하지 않으면 그 어떤 것도 성공적으로 해내기가 어렵다. 밥을 먹는 아주 기본적인 행위조차도 위 세 가지 질문에는 명확히 답할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이 세 가지가 제시되지 않는 것은 명료하지 않은 것이고, 명료하지 않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게 하기 위해 장황히 설명하게 되는 것이다.


끊임없이 "같이 고민을 해보자"만 한다거나,

일부러 알아듣기 힘든 용어들을 난사한다거나,

구체적인 수치를 말해주지 않는다거나,

이상한 명분을 제시하는 경우가 자주 그렇더라.


즉,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하고 그 행위로 인해 어떤 베네핏이 돌아오는지를 명확히 하지 않는 대부분의 제안과 계약들은 사기가 많다.


그러니 어떤 제안을 받으면 이러한 것들이 포함되어 있는지, 명확한지만 생각하면서 들으면 된다.


상대가 제 아무리 청산유수라 하더라도 이것들이 명확히 포함되어 있는지만 유심히 듣는다면 언변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다.




2. 조건이 붙는다.


~하면 ~해줄게.
~되면 ~하자.


처럼 조건부 계약 혹은 구두 약속은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당하는지도 모르고 당하는 형태일테다.

이 유형은 피해자가 그 사람을 온전히 믿기 때문에 당하는지라 꽤 악질적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러니, 가깝거나 믿는 사람에게 많이 당하며 우위에 있는 상대로부터 당하는 농간에 가깝다.
또, 상대가 유명인 일수록 그 이름 값에 취해 "에이 그 사람이 그러겠어?" 라고 하다가 많은 것을 빼앗긴다. 그리고 돌려받지도, 보상을 받지도 못한다. 빼앗긴 것이 아니라 내어준 것이기 때문에.


빼앗긴 것은 다시 빼앗을 수 있어도 내어준 것은 돌려받지 못한다.


이 케이스의 가장 큰 문제는 상대는 절대 대놓고 요구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주게 만든다. 줄 수밖에 없도록 상황을 짠다.

약점을 이용, 활용한다거나 우위에 있는 부분을 과시한다. 그리곤 거짓된 열매를 눈앞에 꺼내놓는다.


이거 가져갈 수 있으니 잘 생각해봐


라면서.
간혹 협상처럼 보일 수 있으나 협상과는 다른 것은,  그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법적 규제가 전혀 없으니 구두로 말했던 열매를 주지 않는다.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구두 약속 자체를 계약으로 변경하고 그 조건들을 명확히 수치화 해놓는 것이다. 물론 쉽지 않다. 열매가 눈 앞에 있으니 당장 먹고싶다. 조건을 걸면 열매를 감춰버릴 것 같다.


하지만 참아야한다. 차피 사람마음 화장실 들어갈 때 다르고 나올 때 달라진다는데 상대가 원하는 것을 얻고나서도 그 열매를 나한테 줄 마음이 그대로라는 보장이 없다. 그러니 장치를 마련하는 것 뿐이라고 생각하고 과감히 역제안을 해야한다. 그래야 그나마라도 열매를 손에 쥘 확률이 올라간다.


그 방법이라는 것은 다음과 같다.


"~하면" 이라는 것을 명료한 문장+수치로 바꾸고

"~해줄게" 라는 것 또한 개괄문으로 바꾼 뒤 행사 제한 기간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
계약이므로 한 쪽의 일방 파기시 위자료 조항을 넣어두는 것은 필수다.


계약 제안을 하기 위해서는 나의 가치가 유니크하면 된다. 그렇다면 상대가 어떤 제안을 했건, 그 열매가 무엇이건 그리고 내 제안이 무엇이건간에 나를 쉬이 놓을 수 없을테니까.




마지막으로, 사기꾼간에도 클라스가 있다.


하수 사기꾼에게 당하면 그를 증오하고 원망한다.

중수 사기꾼에게 당하면 당한 것 조차도 모른다.

고수 사기꾼에게 당하면 그를 옹호한다. "야 그럴 사람 아니야. 이유가 있겠지.."


AI는 경험하지 않더라도 데이터에 기반하여 의사결정을 내리지만 인류는 안타깝게도 스스로 직접 경험한 것이 아니면 크게 깨닫지 못한다. 그래서 사기수법은 발전하고 사기꾼이 득세하기 쉬울지도 모르지.

이 글이 이리 쉬이 쓰여지는 것은 이미 나도 십수번은 속았기 때문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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