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펠탑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중,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던 남자들이 다정하게 손깍지를 끼고 안고 있었다. 유독 부자지간이 애틋하네, 싶던 찰나 시작된 그들의 프렌치키스!
나도 나름대로 개방적이라 생각했건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모든걸 떠나서 버스정류장에서 한낮에 소리까지 내가며 키스를 한다고!? 쳐다보지 않으려고 노력했는데도 시선이 힐끔힐끔 갔다. 그래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들은 세상에 본인들만 남겨진 것처럼 사랑을 하고 있었다. 그 무엇도 상관없는 그들의 키스는, 틀림없이 행복해보였다.
파리는 사랑의 표현이 자유로운 듯 보인다. 길거리에서 누구나 안고 키스하는 장면을 하루에도 몇번이나 볼 수 있다. 비쥬(볼뽀뽀를 하며 인사하는 것)문화덕분에 더욱 스킨십이 자유로워 진것일까? 그 중 특히나 눈에 자주 띄는 건 LGBT(성적소수자들을 이르는 말,출처:네이버 지식백과)들의 연애이다. 한국에서 살아온 내겐 너무 낯선 풍경이라서 눈에 띈다. 손깍지를 끼고 다정하게 걷고 안거나 키스를 나누는 그들의 모습을 그 누구도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야경을 보려고 바토파리지앵(센강의 야경을 볼수 있는 유람선)을 탔을때에도 강건너 강변에서 데이트하는 파리지앵들을 정말 많이 목격했다. 그들은 우리를 향해 손을 흔들어주기도 했고, 우리가 보이지 않는 것처럼 애정행각을 하고 있기도 했다. 나는 센강을 보면서 느꼈다.
파리는 누구나 사랑할 자유가 있는 도시구나.
서로의 낭만을 그 누구도 건드리지 않는구나.
파리에 온 첫날, 도대체 파리가 왜 낭만의 도시냐며 시끄럽고 사람많고 정신이 하나도 없다고 불평했던게 떠올랐다. 일주일째 있으니 조금이나마 알것도 같다. 파리의 낭만이 무엇인지를. 서로의 자유를 존중하는데서 낭만이 비롯되고, 낭만을 즐기는 풍경은 곧 자유가 된다.
파리에서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저렇게 행복하게 연애할 자유가 있었으면 하고 바래본다.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