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의 ‘요’자도 모르는 초보, 인도 요가여행을 떠나다

인도에 요가초보가 요가를 배우러 간 이유

by 박꿀꿀

-How long did you practice? (수련한진 얼마나 됐어?)

짙은 갈색 피부에 턱수염을 기른 인도인 요가선생님이 물었다. 프랑스, 영국, 인도, 싱가포르, 미국 등 전세계에서 온 20명의 수강생들이 저마다의 수련기간을 답한다. 3년, 5년, 10년.. 딱히 말하지 않아도 그들의 잘게 갈라진 단단한 근육들이 그들의 수련기간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내 차례가 되었다. 40개의 색색의 눈동자들이 날 바라보고있다. 침착하게 답해야지.

-나는 초보야. 요가수업은 몇번 들어본게 전부고 이곳 인도에 온것도 처음이야.

답해놓고도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심정이었다. 요가라고는 몇번 해본게 전부인 내가 국제요가강사과정을 밟으러 인도까지 날아온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이 요가여행의 씨앗이 된것은 6개월전, 교사를 그만두고 세계여행을 준비하던 차에 본 인도여행에 관한 글이었다. 인도 마이소르라는 지역이 깔끔하고 치안도 좋은 지역이라 요가만 하며 지내기 너무 좋다는 이야기였다. 안그래도 아침마다 물먹은 솜처럼 힘든 몸을 위해 운동과 채식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점점 들기 시작하던 때였다. 그때까진 인도여행가면 쉬엄쉬엄 요가하면서 마이소르에 머물러야지, 하는 가벼운 생각만 하고 있었다.

인도 삼약요가원의 풍경.

그런데 그후 떠난 두달간의 발리여행에서 나는 우붓과 사랑에 빠져버렸다. 진심으로, 우붓에서 일하며 살아보고 싶었다. 어떻게 하면 우붓에 살수있을까? 지금 하는 전자책판매와 유튜브와 글쓰기도 글쓰기지만 타지에서 살아가려면 눈에 보이는 실질적인 기술까지 있어야 완벽한 준비가 될것만 같았다. 고민하던 차에 우붓의 수많은 요가원들이 눈에 들어왔다. 오 그래, 이거야!

어차피 인도가서 한달간 요가하며 지낼거면
조금 더 노력을 보태서
국제요가강사자격증까지 따면 어떨까?
나중에 우붓에서 요가를 가르치게 될수도 있잖아!


무모하고 이상적인 생각이었지만 왠지 말이 되는 것도 같았다. 사람들이 처음 차를 살때 모닝을 사겠다고 마음먹지만 막상 차를 보게되면 욕심이 나서 조금 더 보태서 아반떼, 조금더 보태서 소나타, 이렇게 결국은 무리를 해 차를 사게된다는 ‘보태보태병’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말하자면 나는 요가계의 보태보태병에 걸린 것이었다. 그 길로 나는 인도 마이소르지역의 한 요가원 국제요가강사 자격증과정을 위한 예약금을 입금했다.


예약금을 넣어놓고보니 나는 요가를 제대로 배워본적도 없다는 사실이 그제서야 생각났다. 영어도 일상영어정도지 영어로 무언갈 배우고 가르칠 정도의 실력은 아니라는 현실감각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너무 막무가내였나 하는 생각도 잠시, 일단 부딪혀보면 어떻게든 되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었다. 180만원이라는 강사과정 비용은 내게 거금이긴 했지만 한달간 숙식이 제공되니 합리적인 것도 같고, 언젠가 요가를 가르치며 돈을 벌 수 있다면 그렇게까지 큰 투자비용은 아닌 것 같았다. 게다가 매트만 펼치면 맨몸으로 할수있는 평생운동이 하나 생기는 건데, 그정도 투자는 할만 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야기를 들은 주변사람들도 지지해주고 있었다.(어차피 말린다고 들을 내가 아니란걸 알았기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하여튼간에 용기는 얻었다.)

좋았어, 와이낫? 그냥 해보는거야!

그렇게 나는 인도 뱅갈루루공항으로 입국해 차를 타고 3시간동안 들어와 근처에 슈퍼하나없는 완전한 시골지역 요가원에 들어오게 되었다.

나…잘할 수 있겠지?

요가원에 들어가려고 보니 문앞의 한 안내지가 눈에 띈다.

-Please, Leave your worries and your shoes at the door. Thank you! (걱정과 신발은 문앞에 두고 들어오세요!)


나는 안내지에 대고 네, 답하며 슬리퍼를 벗었다.

그래, 어떻게든 되겠지!

그때까진 몰랐다. 4일 후 요가원을 나가겠다며 울고있을 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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