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성착향료 통째로 흡입하는 느낌부터 말랑쫀득한 식감까지

다 먹고살자고 하는 짓인데 / 편의점에서 충동구매한 젤리 3종 시식기

by 쿠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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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에서 젤리를 샀다. 참고로 내가 편의점에서 코로로 젤리와 마이구미 말고 젤리를 사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야밤에 당 떨어진 자의 말로가 이렇다. 처음에는 죠스바 젤리라는 나의 페이보릿 하드 이름에 정말 식욕 떨어지게 생긴 색깔의 젤리가 눈에 띄어 집어 들었다가, 기왕 먹을 거 다른 특이한 젤리는 없나 찾아보다가 두 개 더 집어왔다. 고래밥 아닌 젤리밥레모나 젤리. 일단 오늘의 실험체인 나의 혀에게 혹사당하기 전 먼저 양해를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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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죠스바 젤리. 죠스보다 쿨~한 말랑함은 대체 뭐지. 오렌지와 딸기 농축액에서 보듯 우리가 먹는 그 죠스바 맛을 내려고 노력한 젤리다. 젤리의 색은 진짜 근래 본 젤리 중에 표지에 혹해서 샀다가 내지 보고 식겁하는 책처럼 죠스바라는 제목에 끌려 집어 들었다가 뒤집어서 젤리 색 보고 입맛 훅 떨어지게 생긴 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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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리 살 때마다 '돼지고기 함유'라고 되어 있으면 늘 괜히 설렌다. 젤라틴을 만들려면 돼지 선생님에게로 찾아가야 되니까 맞긴 한데... 이렇게 포장된 돼지고기가 있으면 얼마나 행복할까 잠깐 생각해봤다. 역시 기분이 저기압일 땐 고기 앞으로 가야 한다. 일단 오늘은 돼지고기가 함유된 친구들로 위안을 삼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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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하게 먹으면 더욱 맛있다고 하지만 그걸 기다리기엔 내가 너무 야밤이고 당이 많이 떨어졌어. 전반적인 젤리의 모습은 제일 마지막에 첨부한다. 생각해보니까 먹기 바빠서 딱 한 장 찍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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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레모나 젤리. 경남제약에서 만들었다. 경남제약의 그 레모나 젤리 맞다. 패키징만 보면 딱 그 레모나 맛이 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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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료는 백설탕과 물엿으로 시작하여... 대부분의 젤리가 이렇다. 그래서 원재료만 보면 선뜻 입에 넣기 겁나지만 그래서 맛있는 게 젤리 먹는 자의 솔찍헌 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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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레몬돌이가 들어있다고 한다. 귀여운지는 잘 모르겠다. 사진발을 안 받나 보다. 하지만 한갓 레몬돌이따위 곧 진격의 젤리 석션러에게 먹혀 없어질 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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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광고에서 보고 궁금했던 쫄깃쫄깃 재미로 먹는 젤리밥. 요즘 나오는 대부분의 젤리가 이름 따라 맛을 내는 경향이 강해서 보자마자 놀랐던 제품이다. 예를 들어 사이다 젤리면 사이다 맛, 요구르트 젤리면 요구르트 맛을 내지 않던가. 처음 광고만 보고 세상에 어떻게 고래밥 맛을 젤리로 낸다는 것이지라며 희대의 괴식이 등장했다고 생각했는데 자세히 보니 그냥 모양만 따온 젤리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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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밥 친구 젤리밥? 하지만 넌 친구가 될 수 없어... 고래밥보다 맛이 없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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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으로 먹어도 될 텐데 괜히 '재미로 먹는'이라는 말이 붙어있다. 음식은 맛으로 먹는 거야... 재미 따윈 개나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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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죠스바 젤리, 레모나 젤리, '재미로 먹는' 젤리밥 젤리. 보다시피 죠스바 젤리는 있던 식욕도 떨구게 만드는 컬러감을 자랑한다. 중앙은 경남제약의 자랑 귀여운 레몬돌이의 실물. 오른쪽은 젤리밥 속 젤리 친구들. 이거 말고 상어도 있다. 동물마다 컬러가 정해진 것 같지는 않고 랜덤인 것 같았다. 양은 죠스바<레모나<젤리밥 순으로 많다.

의외로 입맛에 가장 맞은 건 색이 제일 이상한 죠스바 젤리였다. 부드럽고 촉촉한 식감이 젤리에 마시멜로우를 섞어놓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마이구미나 코로로 젤리 식감의 중간 즈음인가? 하리보 젤리같이 딴딴한 식감은 결코 아니다. 색은 최악이었는데 생각 외로 죠스바의 과일향도 잘 재현해 놓아서 냉큼 석션을 마쳤다.

레모나 젤리는 기대하지 않았는데 얻은 수확. 하긴 열대과일맛도 아니고 레몬 하나로 승부하는데 맛이 이상하면 그건 문제가 있는 거다. 입에 넣으면 새콤한 레몬 향에 쫀득한 식감이 어우러져 꽤 괜찮은 맛이었다. 비타 500에서 나는 특유의 비타민 냄새 같은 게 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적당했다. 후후... 모든 레몬돌이는 내 위장에서 Rest in Peace.

젤리밥 젤리는... 합성착향료를 통째로 흡입하면 이런 느낌이겠구나... 색깔부터 감이 왔는데 맛도 감이 오는 맛이다. 가장 흔하고 저렴한 어린 시절 불량식품 맛 젤리, 왕꿈틀이 젤리에서 제일 합성착향료 센 컬러들을 먹는다고 생각했을 때 연상되는 맛이 바로 젤리밥의 그 맛이다. 개인적으로는 별로 선호하는 맛이 아니었다. 물론 개인차가 있을 것이다. 그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테니까. 하지만 나는 앞으로 젤리는 재미 말고 맛으로만 먹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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