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는 방향을 알고 있다

도시 시리즈 1 : 도시의 감각(2)

by 쿨맥

겨울 아침이다.
눈이 한 번 지나간 뒤의 맑은 날.


차가운 공기 위로 엷은 빛이 번진다.
사람들은 서두른다.
고개를 조금 숙인 채, 각자의 목적지를 향해 걷는다.


누군가는 빠르게,
누군가는 천천히.
서로 다른 보폭과 속도.


멀리 굴뚝에서 연기가 오른다.
보이지 않는 바람이 그 방향을 정해준다.


연기는 망설이지 않는다.
휘어지고, 흩어지며, 제 갈 길을 따른다.


도시는 이렇게 하루를 연다.
수많은 걸음이 교차하고,
서로 다른 길이 겹쳐지면서도 어디론가 흘러간다.


나는 잠시 멈춰 서서 그 흐름을 바라본다.


사람들은 각자의 방향을 믿고 걷고,
도시는 아무 말 없이 그 위를 품는다.


아침의 빛은 차갑지만 선명하다.
모두가 바쁘게 지나가는 사이,
도시는 이미
자신의 방향을 알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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