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남자친구’ 자꾸만 곱씹어 보게 되는 시적 대사 6
송혜교와 박보검의 열연으로 사랑받는 드라마 '남자친구'가 자꾸만 곱씹고 싶은 시적인 대사들로 매회 깊은 여운을 남기고 있다. tvN ‘남자친구’(극본 유영아/ 연출 박신우/ 제작 스튜디오드래곤, 본팩토리)가 종영까지 단 4회 만을 남겨둔 가운데, 주변의 위협 속에서 더욱 단단해진 수현(송혜교 분)과 진혁(박보검 분)의 사랑이 안방극장을 더욱 설레게 만들고 있다. 특히 문학적 표현이 더해진 대사들이 시청자들의 감성을 자극하며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이에 자꾸만 곱씹어 보게 만드는 ‘남자친구’ 베스트 대사들을 꼽아봤다. tvN ‘남자친구’는 한 번도 자신이 선택한 삶을 살아보지 못한 수현과 자유롭고 맑은 영혼 진혁의 우연한 만남으로 시작된 설레는 감성 멜로드라마다.
사람이 사람을 마음에 들여놓는다는 거,
아주 잠깐이더라도 그런 건,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4회, 수현에 대한 진혁의 진심을 알게 해 준 대사다. 수현의 절친이자 비서인 미진(곽선영 분)은 진혁을 찾아가 수현과 더 이상 엮이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이어 미진은 "김진혁 씨는 다른 세상 만나 호기심에 재미난 장난일 수 있지만, 상대는 작은 흠집 하나에도 휘청일 수 있는 사람이에요"라며 수현을 향한 진혁의 마음을 '단순한 호기심'으로 치부했다. 이에 진혁은 "저의 관심에 더 곤란해지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근데요, 장난 같은 호기심 아닙니다"라고 전한 뒤 "사람이 사람을 마음에 들여놓는다는 거, 아주 잠깐이더라도 그런 건,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라며 힘주어 말했다. 사람 사이의 오가는 감정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진혁의 가치관과 수현을 향한 진혁의 진실된 감정이 드러난 대사였다.
무엇이 되어서 다시 만난 걸로 할까요?
5회, 진혁이 관계 발전을 망설이는 수현에게 조심스레 전한 고백이다. 수현은 진혁을 향한 자신의 마음을 애써 억눌렀지만, 이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이후 자신을 압박하는 현실에 지친 수현이 도착한 곳은 진혁과 함께 걸었던 홍제천이었고, 약속이라도 한 듯 같은 곳을 향하던 진혁과 마주하게 됐다.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라는 그림 앞에 선 진혁은 <저녁에>의 시구를 인용해 “무엇이 되어서 다시 만난 걸로 할까요?”라고 물으며 소중한 것이 생기는 두려움에 휩싸인 수현을 위해 한 템포 천천히 다가설 것을 예고했다. 이어 “이 감정들이 좋아하는 감정인지, 확신과 의심이 투쟁하게 내버려두면 어떨까요?”라고 전한 뒤, “우리말이에요. 여기서 썸 타는 사이로 다시 만난 거. 어때요?”라며 수현에 대한 배려 섞인 조심스러운 고백을 이어가 설렘을 자극했다. 특히 <언어의 온도> 속 산문 구절을 인용해 전한 이 같은 고백이 시청자들의 감성을 더욱 두드리게 만들었다.
우리가 나란히 자전거도 타고, 커피도 마시고. 이미 봄이에요.
6회, 수현과 진혁의 썸이 시작된 후 설레는 진혁의 마음이 드러난 대사다. 진혁은 생일선물로 전한 립스틱을 안 바르는 수현에게 서운한 마음을 내비쳤고, 수현은 “봄에 어울리지 않을까 싶어서”라며 미안함에 대답을 돌렸다. 이에 진혁은 “릴케라는 시인이요. 쌀쌀한 도시에서도 서로 손을 잡고 나란히 걷는 사람들만이 봄을 볼 수 있게 된다 했거든요. 우리가 나란히 자전거도 타고, 커피도 마시고. 이미 봄이에요”라고 전해 수현을 웃음 짓게 만들었다. 어렵게 시작된 수현과 진혁의 관계 자체만으로도 이미 두 사람 사이에 따스한 봄기운으로 가득 찰 것이 예고되며 보는 이들까지 입가에 미소를 자아내게 했다.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당신을 생각하는 건 나의 일.
그래서 나는 나의 일을 할 겁니다.
10회, 곤란에 처한 수현에게 보탬이 되고자 하는 진혁의 마음이 드러난 대사다. 최이사의 계략으로 수현이 오랫동안 공들여온 동화 호텔 쿠바 지점 준공이 무산될 위기에 놓이게 됐다. 이에 진혁은 쿠바 여행 때 만났던 부지의 주인을 기억하고, 쿠바로 향했다. 이때 진혁은 수현의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쿠바행을 알리는 대신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당신을 생각하는 건 나의 일. 그래서 나는 나의 일을 할 겁니다”라며 소설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의 구절을 인용한 짧은 문자를 전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진혁의 삶에서 수현이 얼마나 특별한 존재이고, 진혁의 삶의 일부를 차지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나는 좌표가 생겼어요.
나는 차수현 앞 1미터가 내 좌표예요.
늘 거기 있을 거예요.
11회, 수현의 취중진담에 한결같은 사랑을 약속한 진혁의 마음이 담긴 대사다. 수현은 진혁과 포장마차 데이트를 즐기던 중 취기가 올랐고, 한 번도 꺼내지 않은 속내를 털어놨다. 수현은 "다 꿈일까 봐. 어젯밤 꿈꾼 건 아니겠지. 그렇게 확인하고 안심하고 또 무섭고. 당신이 사라질까 봐"라며 자신에게 찾아온 행복에 불안한 마음을 드러내며 눈물을 보였다. 이에 진혁은 "수현 씨. 나는 좌표가 생겼어요. 나는 차수현 앞 1미터가 내 좌표예요. 늘 거기 있을 거예요"라며 한결 같이 수현을 지킬 것임을 약속해 보는 이까지 눈물짓게 만들었다.
내 안에 당신이 가득하고 촘촘해요.
11회, 수현의 불안감을 완벽히 털어낸 진혁의 마음을 온전히 드러내 준 대사다. 진혁은 당신이 떠날까 두렵다는 수현의 취중진담을 듣고, 안타까운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이에 진혁은 수현을 위해 반지를 선물하며 "내 안에 당신 가득하고 촘촘해요. 멀어질 수도 사라질 수도 없어요. 나는 온통 차수현이니까. 내가 당신이 잠드는 그 날까지 당신 곁을 지킬게요"라고 마음을 전해 시청자들의 눈가를 촉촉하게 만들었다. 더욱이 수현을 품에 안고 "천천히 다해 줄 거야"라고 말하는 진혁의 따뜻한 대사는 보는 이들의 심장을 다시금 떨리게 만들었다.
‘남자친구’는 감성을 두드리는 문학적 표현으로 멜로 감성을 더욱 극대화시키고 있다. 특히 극 중 문학을 사랑하는 진혁의 성격을 고스란히 반영한 담백하면서도 깊이 있는 대사들은 시청자들의 마음속에 깊숙이 스며들며 여운을 더하고 있다. 이에 남은 4회에서는 또 어떤 섬세한 대사들로 감성을 자극할지 기대감이 높아진다.
한편 지난 ‘남자친구’ 12회에서는 수현이 전 시댁의 행사 대신 진혁의 집을 찾는 모습이 그려지며, 김회장(차화연 분)이 수현과 진혁 사이를 본격적으로 가로막을 것이 예상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수현과 진혁의 사랑이 끝까지 아름답게 마무리될지 남은 4회 방송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