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인당 7개 꼴로 3억8000만 개 팔린 싸이버거 여기선 안 판다
여기는 어쩌다 SNS 명소가 됐을까요. 왜 요즘 트렌드를 아는 사람들은 이 장소를 찾을까요. 구희언 기자의 ‘#쿠스타그램’이 찾아가 해부해드립니다. 가볼까 말까 고민된다면 쿠스타그램을 보고 결정하세요.
“여기 맘스터치 맞아?”와 같은 말로 시작하고 싶지 않았지만, 식상해도 그런 말이 나올 만한 인테리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에 찾아간 곳은 거리에서 흔히 보던 밝은 느낌의 맘스터치 매장과는 분위기가 아주 달랐다. 패스트푸드점보다 펍(Pub)에 어울리는 블랙 컬러와 우드 감성을 더한 모던한 인테리어, 은은한 천장과 테이블 조명이 눈에 띄었다. 약 108.58㎡(33평형) 규모의 공간에 통유리 벽면을 가득 채운 닭 모양 페이퍼 아트 정도가 “이곳이 그 ‘치킨’ 맛집이 맞다”는 힌트를 주는 것 같았다.
12월 6일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 맘스터치앤컴퍼니가 서울 용산구 신용산역 4번 출구 앞에 캐주얼 펍 형태의 실험매장을 선보였다. 맘스터치 랩(LAB) 4호점 ‘테라스 용산점’이다. 테라스 용산점은 맘스터치앤컴퍼니가 올해 ‘맘스치킨’ ‘맘스피자’ ‘가든 역삼점’에 이어 네 번째로 선보인 실험매장.
정식 오픈 둘째 날 오후 매장을 찾았다. 이곳에는 맘스터치의 ‘가성비’ 인기 아이템이자 출시 후 3억8000만 개 이상 팔린 ‘싸이버거’가 없었다. 메뉴판에는 치킨버거 핫 내슈빌, 비프버거 온더스트릿(각 7900원), 치킨버거 디 오리진, 비프버거 디 오리진(각 6900원), 드래건 포크 후라이즈, 순살치킨 후라이즈(각 1만3900원) 등 기존 매장에 없는 제품들이 보였고, 병맥주와 생맥주(4000~8000원)를 주문해 함께 즐길 수 있었다. 기존 매장에 없던 메뉴와 서비스를 테스트하는 공간이라 버거를 주문하면 종이에 싼 버거 대신 내용물이 가득해 이쑤시개로 고정해놓은 수제버거가 나온다.
문을 연 지 이틀째인데도 오후 4시가 지나자 출출한 이들의 배달 주문 알람이 계속해서 울렸다. 맘스터치앤컴퍼니 관계자는 “이곳은 ‘버맥’(버거+맥주)과 ‘치맥’ 등 캐주얼한 펍 스타일 메뉴를 중심으로 운영된다. 100% 수제 패티와 고급 브리오시 번을 사용한 치킨·비프버거, 가벼운 안주로 즐길 수 있는 치킨, 맥주와 궁합이 좋은 지역 특색을 담은 시그니처 플래터, 홈메이드 샐러드 등의 메뉴를 실험하고, 반응이 괜찮으면 다른 매장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햄맥’(햄버거+맥주) 좀 해본 기자의 입맛에는 치킨버거 핫 내슈빌이 잘 맞았는데, 두툼하고 매콤한 치킨과 브리오시 번이 어우러져 맥주나 탄산음료와 잘 어울리는 맛이었다. 항정살을 쓴 드래건 포크 후라이즈와 멕시칸 치즈 포테이토까지 주문하면 술 들어가기 딱 좋은 메뉴가 완성된다. 주문 즉시 조리를 시작하기에 음식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좀 걸리는 건 단점이자 장점. 앉아서 수다를 떨며 조금 기다리니 메뉴가 나왔는데, 배달을 원할 경우 기존 맘스터치 매장보다 조금 여유롭게 시간을 두고 주문하면 좋을 것 같았다.
맘스터치앤컴퍼니는 2019년 사모투자펀드(PEF) 운영사 케이엘앤파트너스(KL&P)가 인수한 뒤 통합(PMI) 작업과 체질 개선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위생 및 서비스 품질 개선을 위한 QA(Quality Assurance: 품질보증)팀을 출범했다. 올해 4월에는 수장 교체(김동전 전 케이엘앤파트너스 부사장), 사명 변경(해마로푸드서비스→맘스터치앤컴퍼니)과 함께 QA팀의 업무 영역을 확대해 위생 및 서비스뿐 아니라 제품 품질까지 관리하는 품질경영팀을 신설, 품질경영본부로 확대 승격했다.
맘스터치앤컴퍼니 관계자는 “업계 리딩 브랜드로서 높아진 소비자 기대에 부합하고 브랜드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전국 1300여 가맹점과의 상생을 위해서는 기본기인 제품의 맛과 품질이 곧 혁신이자 경쟁력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실험매장 4곳도 모두 올해 생겼다. 매장 위치와 특성에 맞춰 메뉴를 달리하는 전략이다. 4호점인 ‘테라스 용산점’은 강북을 대표하는 대형 오피스 상권과 ‘용리단길’(신용산역과 삼각지역 사이)로 불리는 핫 플레이스를 배후에 둔 덕에 젊은 세대를 겨냥한 펍 기반의 매장이 됐다. 강남 오피스 상권 한복판인 역삼역 인근 3호점 ‘가든 역삼점’에서는 직장인들이 출근 전 가볍게 식사할 수 있도록 ‘맘스모닝’과 치킨차우더 수프, 샐러드 등 조식 전용 메뉴를 선보인다.
맘스터치앤컴퍼니 관계자는 “치킨, 피자, 조식에 이어 이번 펍까지 다양한 맘스터치 랩 실험으로 축적한 비즈니스 역량을 전국 가맹점에 이식해 중장기적 브랜드 경쟁력 향상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맘스터치앤컴퍼니는 지난해 하반기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200여 개 매장에 20억 원을 지원했다. 지원 대상 매장 제품을 본사가 매입해 전국 사회복지시설과 코로나19 사태로 고군분투 중인 의료진·소방대원 등 총 980곳의 지역사회 단체 및 기관에 전달하는 방식이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결식 계층을 후원해 지난해 서울시 ‘서울시장상’ 표창, 강동구청 ‘코로나 19 우수 기부자’ 표창, 강동구의회 의장상, 밀알복지재단 감사패 등을 받았다.
올해 상반기 전국 매장에 제공되는 트레이 매트지와 제품 패키지에 ‘지문 등 사전등록제’ 캠페인 문구를 넣었다. 사회적약자 보호 기여 공로를 인정받아 경찰청장 표창을 받았다.
가맹점 상생과 소비자 관계 개선에도 나섰다. 5월 전국 가맹점주 대상 간담회를 열어 성장 전략을 공유, 소통했고 11월에는 가맹점주와 분쟁 및 갈등을 해소하고 상생협력·동반성장하고자 외부 전문가가 참여한 내부자율분쟁조정기구를 발족했다. 현재 전국 1343개 매장에서 근무하는 아르바이트생의 꿈을 응원하는 ‘상생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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