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키는 대로 하지 말고, 협상하자
먼저 '협상'하면 연봉협상이 제일 먼저 머리에 떠오른다. 평범한 한국 회사의 경우 연봉 같은 이슈는 '협상'이 아닌 '통보'인 경우가 많다. 상무님 사무실에 한 명씩 들어가서, "별일 없지? 올해는 경기가 안 좋아서.."라는 영혼 없는 핑계를 들으며 이미 놓여 있는 연봉 계약서에 조용히 서명을 하고 밖에 나와 담배를 한대 피우는 그림이다. 안타깝지만, 이런 한국의 회사 분위기에서 개별협상을 끌어내기란 여간 쉽지 않다. 그렇다면 협상이란 다른 나라의 꿈같은 이야기인 것인가?
예를 들어, 많은 경우 우리는 여러 가지의 업무들을 동시에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주로 일을 넘겨주는 쪽에서는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얼마나 업무 load 가 심한지, 금주에는 출장을 다녀와야 해서 사무실 부재인지 알 리가 없고, 알아도 신경 쓰지 않는 게 대부분이다. 대부분, 우리는 일을 받는 경우, 다급한 요청에 하던 일을 그만두고 바로 처리해주려는 경향이 있다. 물론 시급한 일인 경우, 맞는 처사이겠지만, 일을 주는 그 어떤 사람도, 내 일은 시간이 있으니 천천히 해 달라고 하지 않는다. (물론 유능한 상사가 일을 시키는 경우엔 합리적으로 미리 생각해서 특정 날짜까지 되겠냐고 물어보기도 한다.) 따라서 객관적으로 현재 하던 일과 중간에 들어온 요청의 경중을 따진 후, 중간에 요청한 대상에게 현재의 상황을 설명하고, 언제쯤 대응이 가능한지 상황을 공유하고 양해를 부탁하는 것이 좋다.
이밖에도 흔히 일어나는 협상의 예는 무엇이 있을까? (예를 들어 후가소진의 경우,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회(회사)의 특성 상, 협상을 해야만 하는 슬픈 현실도 있다. / 또한 업무 자체가 협상 or 협의인 경우는 제외하였다. e.g. 영업)
- 회사와 조율하여 휴가 일정 계획하기
- 동료와의 협업 방법론
- 초과근무/특근 요청 시, 유급이 아닌 경우의 보상책 (e.g. 주말 근무가 있을 경우, 주중 하루 휴가를 얻어낸다든지)
- 연봉협상 시, 기본급 협상에 여지가 없을 경우, 복지 요청 (이 부분은 큰 범주로 연봉 협상에 해당할 수 있음)
- 기타
결론은, 요청에 대해 바로 "YES"하지 말고, 한번 생각해 본 후, 가능한 범위 내에서 대답을 하거나, 나의 능력 밖의 일, 혹은 제 시간에 어려운 경우, 다른 대안을 제시하며 '협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조건 YES맨이 되었다가 대응일 제대로 안 되는 사람보다, 'NO'를 할 줄 아는 사람, 고민해서 현실 가능한 대안을 내놓고 일을 해내는 사람이 능력 있는 사람이다. (라고 말할 정도로 나 자신도 잘 해내지 못할 때가 많아 노력하는 중이다.) 확실한 것은, 이 방법이 일을 잘 해서 인정을 받는 것뿐 아니라, 나 스스로에게도 보람이나 호율성에도 실제로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