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사업자를 냈다. 간이과세와 일반과세가 있는데 특정 금액 매출이 일어나기 전까진 간이과세가 좋다고 해서 간이과세를 신청했다. 신청하고 며칠이 지나자 동작세무서에서 담당자분이 전화 주시더니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으로는 일반과세밖에 안 된단다. 어쩔 수 없이 일반과세로 해 달라고 했다. 이외에 프리랜서 일을 하게 되면 그냥 3.3% 원천징수 떼고 돈을 받으면 된다고 하셨다. 몰랐던 사실이군. 어쨌든, 나는 이제 공식적으로 직장인이 아닌 개인 사업자다. 뭔가 설렌다.
퇴직금에 대해 크게 오해하고 며칠이지만 3년간 잘 다녔던 회사 욕을 좀 했다. 퇴사 전엔 평소 받던 임금의 50%를 받고, 실제로 반나절씩만 일을 했는데, 퇴직을 한다니 퇴직금 계산을 올해 받던 50% 기준으로 계산을 한다는 것이었다. 3년을 열심히 다녔는데 마지막에 근무 시간 조절한 것을 가지고 퇴직금을 계산해 버리면, 나는 원래 받아야 할 퇴직금의 반 밖에 못 받는 것이었다. 굉장히 억울하고 분하고, 회사가 근로기준법의 원래 정신을 깡그리 무시하고 원칙을 이용해 직원을 기만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내가 고쳐야 하는 문제일 것 같은데, 요즘은 뭔가 부당하다고 생각이 되면 바로 법으로 해결할 생각을 한다. 먼저 퇴직 전 임금 변동에 대한 부당한 퇴직금 계산에 대한 판례가 있는지 검색을 해 봤다. 다행히 적당한 판례까 하나, 두 개 정도 있었고, 나는 회사 총부/회계 담당자분께 판례 캡처와 링크를 보내드리며, 강력하게 이전 임금으로 계산을 해 달라고 주장했다.
주말 동안 이 문제로 굉장히 기분 나쁘게 지내다가, 뭔가 이상하다 싶어, 회사 다닐 때 퇴직 연급 상품에 대해 가입한 기억이 났다. 그래서 우리은행 퇴직연금 상품 운용 정보를 조회해 봤더니, 역시나, 연금으로 꼬박꼬박 올해를 제외한 퇴직금을 넣어주고 있던 것이었다. 평소 임금에 근거하여. ㅜㅜ
회사에 전화해 담당자분께 흥분해서 사과한다는 말씀을 드렸다. 회사에선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는 퇴사한 직원이 어이없었을 것이다. 앞으론 혼자 오해하고 혼자 흥분하면 안 되겠다는 반성.
내 방에 있던 이층침대를 팔고, 이케아 기본 침대 프레임을 주문했다. 3일 만에 도착한 프레임을 조립하기 시작했는데, 중간에 방향을 잘 못 조립해서 두 번이나 풀었다가 다시 조립했다. 땀이 뻘뻘. 이제 매트리스만 구해서 얹으면 된다. 30대 중반을 앞두고 있는 나이에 어린이 2층 침대를 그동안 쓰면서 상당히 불편했었다. 2층에서 내려올 때는 언제나 조심조심해서 내려와야 하고, 2층에서 자다가 아무 생각 없이 일어나버리면 천정에 머리를 박곤 했었다. 이제 매트리스가 오면 좀 편해지겠지.
집에서 가까운 관계로 서울대입구에 사무실을 나가고 있다. 마을버스를 타면 한 번에 가긴 하는데, 내려서 좀 걸어야 한다. 문제는, 사무실 자체는 24시간인데, 마을버스가 11시 30분이면 끊겨서, 중간에 나와야 하는 경우가 있다. 예전에 타던 오토바이가 있으면 딱인데, 사고 이후로 오토바이를 팔아버렸기 때문에... 아쉽게도 대중교통에 발이 다시 묶여 버렸다. 그래서 전동 킥보드를 생각하게 되었다. 다양한 가격대가 있었고, 집에서 충전해서 쓰는 형태라 유지비도 부담이 되지 않는다. 다만, 우리 동네에서 서울대입구까지 가기 위해선 엄청난 언덕을 극복해야 하는데, 이 언덕을 넘을 수 있을만한 킥보드는 출력이 좋아야 하고, 출력이 좋으려면 가격이 상당히 비싸지고 무게도 무거워져 휴대성이 사라져 버린다. 이게 문제여서 고민이 된다. 아얘 집에서 그냥 일을 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