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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쿠우보이 Jul 19. 2017

비즈 스톤의 '나는 어떻게 일하는가'

트위터 창업자 비즈 스톤

트위터 공동 창업자 비즈 스톤의 트위터 창업 이야기를 책으로 읽었다. 


난 트위터 창업자는 잭 도시만 알았지 비즈 스톤이라는 사람이 있었는지 몰랐다. 

알고 보니 비즈 스톤은 미국에서 한창 오래전 유행했던 블로그 플랫폼인 Xanga의 창업가였다. 아마 한국에 계신 분들은 생소할 것인 게, 나 조차도 대학교 때 친구가 사용하는 걸 구경만 했던 블로그 플랫폼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비즈 스톤은 우리가 좀 더 친숙한, 현재 구글 산하에 있는 블로거의 공동창업자였다. 역시 한국에선 타 블로그 플랫폼 보단 지명도가 있는 편은 아니다. 블로거를 구글에 매각하며 비즈 스톤은 공동창업자들과 함께 구글에 입사하게 된다. 


구글에서 일하는 것에 흥미를 잃은 비즈 스톤은 에반 윌리엄스, 잭 도시와 함께 블로그, 팟캐스트 분야를 개척하다가 트위터를 창업하게 된다. (트위터는 비즈 스톤과 잭 도시의 2주 해커톤 프로젝트에서 나온 아이디어다.)


창업자들의 자서전은 꾸준히 읽는 편인데, 역시 공통분모가 있다. 위대한 창업가는 자신의 업적에 대해 자랑하지 않는다. 아니 자랑하기는커녕, 스스로 굉장히 겸손해하며, 다만 자신의 있었던 이야기를 차분히 서술해 나갈 뿐이다. 비즈니스 창업 책을 읽으면서 '겸손'은 생각보다 그렇게 인기 있는 주제가 아니다. '내가 겸손을 배우려고 이 책을 읽는 것은 아니잖아'라고 불평하는 독자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냥 비즈 스톤은 그런 사람인가 보다. 자신의 철학과 주장이 확실하지만, 동시에 자만에 빠지려는 자신을 지속적으로 감시하는 사람이다. 충분히 더 앞에 나가서 실리콘밸리 스타가 되었을 수도 있었으나, 여러 번의 중요한 결정에서 비즈 스톤은 스스로도, 트위터 자체도 상업적으로 최고의 흥행 쪽에선 주춤했다. 


비즈 스톤이 트위터를 나가고, 잭 도시가 트위터 CEO를 맡게 되었다. 책을 읽어보니 트위터가 상업 쪽으로 발전하지 않은 게 비즈 스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언제나 사람들의 대화의 통로, 즉 수단, 도구가 되기 위해 노력했으나, 그 중심에 서서 주인공이 되려 하지 않았다. 마크 주커버그가 세상 모두를 연결하고 싶다고 했던 말이 상업적으로, 어떤 면에서 무섭게 들렸었던 것에 반해 비즈 스톤의 이야기들은 실제로 설득력이 있다. 


뭐, 최근 뉴스를 보면 트위터를 결국 경영진에서 매각하기 위한 노력을 했고, 아쉽게도 매각에 실패했다는 소식을 알 것이다. 그런 면에서 미치도록 좋은 제품을 계속 살아남을 수 있도록 이윤창출에는 참 애매한 결과를 줬다는 면에서 아쉽긴 하다. 나조차도 페이스북의 광고에 질려 요즘은 트위터를 더 사용하는 편이다. 페이스북보다는 트위터에서 댓글, 트윗을 이용해서 대화하는 것이 그나마 좀 더 인간적이다. 


책을 읽고 나서 여러 배운 점들이 있지만 아래 글귀가 내겐 가장 인상 깊었다. 

자기 자신의 직관을 신뢰하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알며, 그것을 달성할 수 있는 자신의 능력을 믿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학교, 기업, 사회에서 규칙과 관례가 중요하지만, 맹목적으로 추종해서는 안 된다. 그럴 경우 비슷한 성향의 사람과 어울려 잘못을 저지를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 p204, 비즈 스톤, '나는 어떻게 일하는가'


동시에 콜버스랩의 박병종 대표님의 인터뷰 내용이 떠 올랐다. 

법률 검토 시 해당 사업이 명확하게 불법의 영역에 있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회색 지대에 놓인 상황이라면 우회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관련해서 꼭 언급하고 싶은 부분은, 조금 위험한 발언일 수 있지만, ‘시작하기 전부터 허락을 구하려고 하면 안 된다’는 거다. 저질러 놓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 그래야 세상이 바뀐다. 세상은 분명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방향으로 변화할 거다. 그게 자연스럽다. 그러나 그 변화의 시기를 결정하는 건 사람이다. 누군가는 저질러야 그 변화가 일어난다는 이야기다. 법은 그 뒤에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 플래텀, http://platum.kr/archives/65770


airbnb 초기에 홍보/마케팅을 위해 craig's list를 해킹해서 스팸성 메일을 보냈다는 말을 들었다. 

스타트업 초기에 모든 법과 규제를 적용해 사법 처리하면 아마 창업가들은 비행선을 타버리고 우주로 가서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 것 같다. 규제 문제는 첨예하게 상반된 주장이 있으므로, 어디가 맞다고 할 순 없을 것 같다.. 

일을 저지르는 게 중요하지, 초기부터 굉장한 법률 검토 등에 기죽어 버리진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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