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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쿠우보이 Sep 05. 2017

아침밥 든든히

아침엔 뜨거운 콩나물 국

한국에 돌아왔다. 그리고 어쩌다 보니 프로그래밍 관련 콘퍼런스에 연사로 초대를 받았다. (내가??) 200명 정원에 370명이나 등록해서 대기자가 많다고 한다. 다른 연사분들을 보면 회사 이름만 이야기해도 다 알법한 굵직굵직한 대기업에 계신 분들이 오신다. 내가 뭐라고...


어쨌든 주최를 내가 수강한 부트캠프에서 하고 (www.codestates.com) 프로그래밍을 배워서 창업을 시작한 사례가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괜히 한다고 했나 싶은데 그래도 또 누가 이런 기회를 주겠나 해서 거절하지 않았다.

손이 뭔가 무섭다

내게 주어진 시간은 30분. 언제나 그렇듯이 현장에선 주어진 시간을 넘기기 일쑤다. 따라서 나는 25분을 max로 끊어야 했다. 미리 스크립트를 작성한 뒤 주최 측에 확인을 받고 슬라이드 제작에 들어갔다. 기본적인 내용은, 왜 비개발자 출신이 개발을 배우게 되었는지, 왜 부트캠프라는 코스를 굳이 선택했는지, 그리고 이후 개발자로 직접 자신의 사업을 해 나가는 과정에서 프로그래밍을 배운 것이 어떻게 도움이 되고 있는지다.


참석자들의 구성은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있는 학생 및 일반인, 그리고 시니어 개발자가 되고 싶은 주니어 개발자분들이라고 한다. 분명 나보다 프로그래밍을 잘 하는 사람들이 쌔고 쌜 거다. 그렇다면 내가 그분들에게 1이라도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전달하려면, 나만이 가지고 있는 혹은 나만이 경험하고 있는 특별한 무언가를 전달해야 한다.


자료 준비하다 보니 새벽 3시 반이 넘었다. 요즘 안타깝게도 밤에 잠을 잘 못 잔다. 아침 늦게 일어나거나 낮잠을 자버리기 일쑤인데 큰 문제다. 오늘도 4시에 누었음에도 불구하고 5시까지 계속 잠이 오질 않았다.


그래서 에라 모르겠다. 다시 씻고 사무실로  나갔다. 아, 어쩌다 보니 이번 한 달을 을지로 쪽 공유사무실에 있게 되었다. 아침 일찍 출근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배가 매우 고픔으로, 사무실 빌딩 앞에 있는 김밥집에 들렀다. 여기선 김밥만 먹어봤는데, 오늘 아침엔 정식을 먹어보기로 하자. 김, 간장, 김치, 어묵볶음, 오징어젓 그리고 뜨거운, 아-주 뜨거운 콩나물 국이 나왔다. 6천 원. 괜찮은 가격에 정갈한 밥상이다. 밤을 새워서 그런지 약간 정신이 없지만 뜨거운 콩나물 국이 나를 깨운다.


평소에 콩나물국 그리 좋아하지 않는데, 이렇게 뜨거운 국을 마시니 정신도 번쩍 들고 뭔가 어머니가 해 주신 맛이 난다. (정작 어머니는 뜨거운 콩나물 국을 해 주시질 않는다. 어머니 ㅜㅜ 하긴 내 나이가 있는데 이제 어머니께 밥을 얻어먹으랴, 가능하면 내가 해 드려야지.) 이 식당은 자주 이용하게 될 것 같다. 뭔가 단출하고 세련미가 없다. 내 스타일이다. 사람 냄새가 난다.  


음, 밤을 새웠으니 과연 몇 시에 쓰러질까. 기대가 된다. 엎드려 한 시간 정도 자면 일어나겠지? 아침 8시, 일찍부터 사무실에 오신 분들이 일을 하고 있다. 어딜 가나 더 부지런한 사람들이 있다. 9월까지 세워둔 목표가 있다. 더 이상 안일하게 대응하지 말고, 기간 내에 끝낼 것은 끝내자. 계획들을 더 상세히 쪼개서 트렐로에 기록을 했다.


이번 주 까지 끝내야 할 내용이 많다. 현재 DB쪽에서 잠깐 해메고 있다. mocha/chai test 도구를 이용해서 테스트 케이스들을 만들어 놓아야 겠다. 초반에 테스트 케이스만 잘 작성해 놓으면, 매 번 브라우저 혹은 postman을 통해 비동기 http request 를 날리는 것보다 50배 정도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것 같다. 코드 수정하면서 없던 버그가 생겨버리는 문제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어서 좋다.


그래서 TDD, TDD(Test-Driven-Development, 개발하면서 자주 자주 테스트 케이스를 자동으로 돌리는 것)하는 것 같다. 옛날에 배울 땐 몰랐는데, 정작 필요해서 쓰니깐 진짜 귀하다. 과거 테스트 케이스 없이 매 번 브라우저로 확인했어야 했고, 당시엔 React Hot Module Replacement 도 없어서 브라우저 reloading도 피할 수 없었다. 당시엔 도대체 어떻게 개발을 한 걸까.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대충 이런 식

그렇게 치면, 과거 완전 초기엔 프로그래밍을 도대에 어떻게 한 걸까? 천공을 뚫어서, 기계에 넣으면 한 번 run 하는데 하루 종일 걸린다고 했다. 그래서 한 번 프로그래밍을 할 때 여러 버그 시나리오까지 다 생각해서 신중히 작성을 해야했다고 하는데, 와 정말 상상이 안 간다.

출처: computer history
펀치카드로 작성하는 포트란 프로그래밍 ㄷ ㄷ 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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