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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쿠우보이 Sep 25. 2017

서비스 확장은 쉽나

쉬운 거 한 개도 없다

커버 이미지 출처: FinancesOnline.com 


"그래서 하시는 소프트웨어 사업은 어떤 방향인가요?"


"고객관리 프로그램 (CRM) 기반 엔진으로 다양한 분야에 적용해가며 확장해나간다면 한국 같은 작은 시장? 에서도 작은 소프트웨어 회사가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아, 네 그렇군요"


'아, 네 그렇군요'라는 말은 여러 의미가 있는 피드백이다. 뭘 알고 있는 사람들은 '말도 안 되는 답변을 하고 있군'이라는 뜻으로 말씀하신 것일 수도 있고, 분야에 생소한 분들은 별로 관심이 없다는 말씀일 수도 있다. 


버릇처럼 대답하던 저 문구에 대해 좀 더 진지하게 고민해보고 조사해봤어야 한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래서 차량 정비 관리/예약 서비스, 학원 관리 서비스, 병원 예약 서비스, 세차장 예약 서비스 등등을 찾아봤다. 


차량 정비소에서 정비소 직원분이 사용하시는 고객관리 프로그램은 단순히 CRM 기반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안에는 차량의 정비관리 주기, 각기 다른 부품 입고 예상일, 채널 등을 알아야 할 것이고, 재고관리를 피할 수 없다 보니 CRM + ERP 스러운 복합형태를 띨 것으로 보인다. ERP는 쉬운 게 아니다. 유저로서 ERP를 사용해본 결과 DB 구조가 상당히 설계가 잘 되어있어도 속도가 잘 안 나오는 것을 경험했다. (SAP...) 특히 창고 이전을 통한 재고관리 쪽 기능은 반드시 물류관리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있어야 할 것 같다. 


그다음엔 학원 관리 프로그램들을 찾아봤다. 학생관리 프로그램은 아~주 오래전부터 소프트웨어를 하시던 분들이 여전히 활동하고 계셨고, 최근 클라우드 웹 기반 소프트웨어들도 몇몇 보였다. 꽤 상당히 잘 만든 프로그램인데도 작은 공부방엔 월 5천 원에 제공하고 있었다. 수많은 기능들이 이미 탑재되어있었고, 데모 프로그램을 돌려본 결과 유저 인터페이스도 그리 나쁘지 않아 보였다. 



같은 엔진만 있으면 확장이 쉬울 거라 생각했던 난 오늘 반성을 많이 했다. 


절대 그렇지 않다. 확장은 쉽지 않다. 그 분야에 계신 분들 역시, 적게는 5년, 많게는 거의 10년 가까이 그 업계에서 구르고 뛰어다니면서 여기까지 오신 거다. 최신 프레임워크와 깔끔한 디자인으로 10년 동안 그분들이 일궈놓은 고객층을 한 번에 모셔가는 선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다시 작년에 피터 틸 선생님께로부터 배운 것이 생각난다. 경쟁을 피하고 아무도 하지 않는 특이한 것을 해야 한다. 

아무도 경쟁하지 않는 곳에 가서 선점하고 버티컬로 성장하고, 결국 독점해야 한다.

그래... 또 운영관리 프로그램은 검색하면 꽤 많이 나온다. 그 사이에 비집고 들어가서 그들과 기능적으로 또 경쟁해야 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좋은 그림이 아니다. ㅈㅎ 혁이 제안한 학원 내의 콘텐츠 관리 서비스가 오히려 경쟁력 있어 보인다. 청년 사업은 기존에 하던걸 따라 해선 안 된다. 엄청난 스타트업/혁신까진 아니더라도 뭔가 없던 것을 해야 하는 것 같다. 똑같은 분야에 들어가서 경쟁하려면, 기존 서비스가 가지고 있지 않은 부분을 추가하거나, 아니면 훨씬 더 개선할 여지가 있어야 한다. 아니면 금액적으로 승부를 볼 수 있어야 하는데, 기존 프로그램들이 이미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저렴하다. 


결국, 실제 산업군에 있는 분들의 의견이 제일 중요하다. 내가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해 집에서 아무리 많이 고민하고 인터넷 검색해봐도 실제 사정을 알 수가 없다. 현업분들의 의견을 좀 더 듣고, 데이터를 쌓아야겠다. 그런 의미에서 공유공간관리 프로그램은 여전히 경쟁력이 있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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