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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쿠우보이 Oct 17. 2017

개발 vs 창업??

그거나 그거나.. 가 아닌가?

수개월 간, 창업을 하고 싶어 이리저리 알아보기도 하고 아이템도 골라보고, 사람들도 만나 보고 했다.

개발을 배워서 직접 개발을 하거나, 직접 하지 않더라도 개발되는 상황을 전혀 모르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사업을 일구는 형태를 가만히 지켜보니, 확실히 개발이든, 사업이든 둘 다 잡을 수 있는 토끼는 아닌 것 같다. 내가 여러 회사를 다니면서 회사 경험은 쌓아 왔지만, 솔직히 '스타트업'과 같은 다이내믹하고 순발력 있는 일들은 경험이 적지 않는가. 냉철하게 판단해보면 그렇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스타트업'이라는 업계에 진득한 경험 없이 사업을 시작해버리면 얼마나 고생할까. 엄청 고생하겠지. 시행착오라는 이름으로 무한 삽질의 연속을 통해 얼마나 보람을 찾아갈 수 있을까.


그 와중에, 나는 사업의 방향성을 '작은 사업'을 하기로 결정했다. 투자를 받고, 팀빌딩을 통해 덩치 게임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혼자 해 보고, 사업성이 검증되면, 내가 주로 하는 일 외엔 외주를 사용해 처리하기도 해 가면서, 혼자, 또는 파트너 1명과 함께 돈을 벌어보는 프로젝트였다. (진행 중)


그런데 최근 달콤한 제안을 받은 것은, '개발'에 그나마 집중할 수 있는, 그것도 내가 원하는 업계(사무 관리 등)의 SaaS 솔루션을 하는 회사로부터의 제안이었다. 개발에 진득하게 빠져보는 것 또한 내가 꿈꿔오지 않았는가. 그래서 고민이 된다.


확실히, 창업과 개발은 좀, 아니 많이 다르다. 창업/사업을 하려면, 개발 외에 미친놈처럼 처리해야 할 일이 많고, 사업화를 시키고자 하는 일들은, 개발의 본질과 너무도 다른, 그런 일들이 많은 것 같다.


사업이란 때로는 앞뒤가 맞지 않는 일도 해 낼 수 있어야 하며, 부당하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개의치 않고 혼자, 혹은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얻어 (도덕적, 법적으로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일을 해내야 하는 것 같다. (관찰한 바로는..)


반면, 개발이란 상대적으로 꽤나 합리적인 일련의 학습(배우고, 실습)을 통해, 연속적인 삽질을 통해 다음엔 삽질을 덜하며 개선해 나가는 것. 아이디어를 '구현'해 나가는 과정과 '마감'의 퀄리티를 높여 가는 것. 그러한 목표를 위해 좋은 도구가 있다면 잘 써보고, 나만의 개발 프로세스를 정립해 나아가면서, 다른 이들의 방법 또한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것. '협력'하여 개발하는데 다른 이들에게 나의 api를 유연하게 만들어 가는 것이지 않을까.


둘 모두 너무 매력적인 분야다. 이렇게 다른 분야의 일이지만, 내가 '작은 사업'을 선호한다고 했을 땐, 조금 또 다르다. '작은 사업'에는 스스로 개발하고 팔아서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에, 뭔가 사업과 개발이 뒤섞여 있다. 대신,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덩치를 키우지 않음을 통해, 스스로 제어하고 관리할 수 있는 정도를 지켜나가는 것이다. 굳이 어느 쪽이 더 중요하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사업'쪽이다. (엄청난 머신러닝을 통해 엄청난 AI 등을 만들어내는 고난도의 기술사업이 아닌 이상)


내가 제안받은 역할은 '백엔드 개발자'. 상당히 매력 있는 분야다. 서버와 데이터베이스, 그리고 운영 및 배포 등을 주로 하게 (물론 스타트업이니 이외에 다른 일들 역시 병행하겠지만) 될 텐데, 기대가 크다. 이전에 프로젝트할 때도, 나는 검은 장막의 뒤편에서 데이터를 어떻게 잘 요리해서 전달해줄까에 더 관심이 많고 재미도 있었다. 클라이언트 쪽에서 여러 라이브러리의 도움을 통해 멋지게 그려지는 그림을 보면서도 흥미로웠지만, 뒷단에서의 데이터 가공되는, 처리되는 일련의 프로세스에 더 희열을 느낀 게 사실이니까.


언제나 그렇듯이 '선택'과 '집중'뿐이다. 이래저래 애매한 포지션을 가지게 되면 내 무기를 갈고닦을 기회가 없어진다. 어느 길을 선택하든지 미치도록 즐기고 집중해서 잘 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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