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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쿠우보이 Nov 02. 2017

외주 개발

역시 커뮤니케이션

개발자로의 직업 전향 이후 첫 '외주 개발' 요청을 받게 되었다. 태초부터 지금까지 외주 개발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와 이야기들을 주변으로부터 끊임없이 들어온 터라 6시간 정도 고민을 했다. 내 서비스 만드는데도 시간이 부족한데 외주를 하겠다고? 내 서비스에 대한 믿음이 없는 걸지도...


고민했던 것은 내가 스티브 워즈니악도 아니고 웹 개발 배운 지 몇 개월 만에 어떤 서비스를 바닥부터 뚝딱 만들 수 있는 능력은 없었다. 4개월간 혼자 개발해본 결과 스스로에게 냉정하게 내린 평가다.


Fast Prototyping


내가 추구하는 제품 개발의 원초적 가치이지만 실행 능력이 이를 받쳐주지 못했다. 따라서 저 가치관은 무의미하다. 전투에 나가서 창과 칼을 자유자재로 쓸 줄 알아야 하는데 현장에서 칼과 창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매뉴얼을 수시로 보다 보니 전투가 진행되지 않는 사태를 발견했다.


'외주 개발', 좀 더 멋지게 이야기하면 outsourcing에 대해 고민을 해 봤다. 외주 개발도 엄연히 하나의 프로젝트이고 사업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간 너무 부정적인 이야기만 들어왔던 것인가. 대체로 들어왔던 부정적 피드백들은


- 짧은 개발 기간으로 인해 코드 퀄리티에 대한 보장이 없다.

- '우리 서비스'라는 생각이 없기 때문에 코드 아키텍처 등, 견고하지 않은 구조로 개발되기 쉽다.

- '버그들의 주민센터'가 될 것이 뻔하다.


짧은 기간 안에 여러 프로젝트를 계속 수행해서 결과를 내야 하는, 연속성 없는 프로젝트라는 이유로 위 사항들이 상대적으로 외주 개발에서 더 나타날 수는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위 내용들은 일반회사에서 일해도 생길수 있는 문제다.


결론은 외주 개발이든 아니든, 개발기간이 무한정 주어지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어떤 프로젝트 든 간에 (언제나 체감적으로 느껴지는 짧은) 프로젝트 기간 안에 요구된 사항들을 구현해야 하는 '리얼타임'형 개발 능력을 가져야겠다.


물론 '리얼타임 - 정해진 기간 안에 반드시 답을 주는 개념?'으로 개발을 진행하기 위해선, 애초에 이론적으로/물리적으로 불가능한 부분에 있어선 최대한 빨리 클라이언트/고객에게 알리고 협의해야 한다. 왜 이것이 안 되는지, 어려운지, 대안이 있는지 역시 알려주는 것이 더 좋겠다. 클라이언트 측 역시 무조건 요구사항을 만족시켜달라는 요청보다는,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들어나가기 위한 과정의 일부로 협의 하에 일을 진행시키는 것이 좋다. (감사하게도 현재 클라이언트는 굉장히 합리적이시고 모든 부분을 협의 하에 요청하고 계시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개발자 능력 중 50%를 차지한다고 믿고 있다. 그런데 개발하느라 바쁜 와중에 고객 측으로 일주일에 한 번 개발 진행 현황을 보내는 게  프로젝트 일정 뒤로 갈수록 어렵다는 것을 느꼈다.


첫 외주 프로젝트의 공식 일정이 끝났고, 기존 추석 기간을 고려해 일주일 정도 비공식적으로 개발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미비한 부분 보완에 대해서도 시간이 좀 필요했다.) 오늘 코어로 요청된 부분을 시연하는 자리가 있었는데, 다행히도 클라이언트 분들이 상당히 만족해하셨다. 개발자로 전향 후, 처음으로 느껴보는 고객 측의 만족해하는 모습 이어 그런지 무지하게 뿌듯했다. (라고 말했지만, 아직 마무리해야 할 일들이 너무도 많다.) 개발 기간이 줄어듬에 따라 진행되는 척도가 느리다고 생각해, 4주간 꽤나 스트레스받았음에도 이런 보람이 느껴지는 것이 개발자로서의 보람인지... 아마도 다음 달부터는, 팀에 들어가 회사에서 일하게 되겠지만, 혹시 언제라도 프리랜서가 된다 한다면, 추후에도 외주 개발 프로젝트를 하는데 큰 거부감은 없을것 같다. (이제 유지보수 기간을 경험하고 나면 이 글이 수정될 수 있습니다.)


p.s. 프로젝트에서 대부분의 프런트 개발에 큰 역할해 주신 ㅇㅇㅎ 씨에게 감사를 드리며... (앞으로 유지보수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내 전화 차단하실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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