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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쿠우보이 Feb 28. 2018

먹거리 찾기

먹거리를 찾고 있다.



베트남에 있는 프런트엔드 개발자 동료와 함께 여러 가지 실험을 준비 중에 있다.


1안 - 커리어 전환 현직자 연결 서비스

옛날 같았으면 한 번 정한 직업은 변하지 않은 채 은퇴까지 가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나도 그 세대가 아니지만 우리 아버지들을 보면 그런 것 같다. 하지만 요즘은 직업이 아닌 직장을 정한다고나 할까. 중간에 새로운 기술을 배워 다른 산업분야로 진출하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한국의 여성분들 같은 경우는 결혼과 육아 등으로 일자리 안정을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1인 기업 및 유튜브 콘텐츠 크리에이터, 자영업 등에 대한 관심은 상당한 수준이다.


그러나 이런 정보들을 얻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과 시간을 필요로 한다. 우리에게 '시간'은 가장 큰 재산이며 돈으로 환산했을 때도 가장 큰 가치다. 여기에서 아이디어를 생각해봤다. 이렇게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이는 대신, 현재 그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을 연결해주고, 상담을 받을 수 있다면 커리어 전환을 원하는 고객들이 '금액'을 지불하지 않을까 하는 가설.


- 소셜 서비스 '잇다'라는 서비스에서는 취준생들을 위해 무료로 멘토들이 활동하고 있다.

- '리드미'라는 서비스는 유료로 현직자들의 블로그 글과 상담을 취준생들 상대로 판매하고 있다.

- '코멘토'는 대기업 현직자들이 취준생들의 자소서를 직접 읽고 코멘트를 달아준다.

- '숨고'는 전문기술을 가지고 있는 고수와 학생을 이어준다. (고수가 견적서를 보낼 때 유료 포인트가 필요하다)


이렇게 여러 다른 서비스들이 각각의 시장의 pain point들을 해결하고 있지만, 내가 생각했던 시장은 또 달랐다.


- 쇼핑몰 창업을 하려는 사람

- 비전공자가 직장을 그만두고 개발을 배워 개발자가 되고 싶은 사람

- 글 쓰는 것이 좋아 직장을 다니며 영향력 있는 블로거가 되고 싶은 사람 내지 향후 전업작가를 꿈꾸는 사람

-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는 직장인, 사진으로 돈을 벌며 디지털 노매드로 전 세계를 여행하고 싶은 사람

- 평소에도 패션에 관심이 많았지만, 이제는 직접 옷을 디자인해서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고자 하는 사람


이런 분들에겐 오래된 전문가가 필요하다기보다는, 현재 상황이 어떤지, 현재 트렌드가 어떤지, 이러한 과도기를 막 겪은 '선배'가 더 필요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 우리 같은 개발자들의 경우도, 10년 이상된 시니어 개발자분들께 배우는 것들이 분명 있지만, 그것은 개발자가 되고 나서지, 개발자가 되고 싶은 사람들에겐 오히려 중간에 이렇게 커리어를 전환한 주니어 개발자들이 할 말이 더 많지 않을까? 또한 시니어 전문가들의 시간당 비용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소셜 멘토링 '잇다'가 돈을 받지 않는 것도 그 전문가들에게 애매학게 돈을 받기보다는 차라리 후배들을 돕는다는 '부심'을 자극한 것이 더 크지 않을까.


따라서 내린 결론이 '주니어 현직자'들을 꼬셔보는 것이다. 그들은 패기가 넘치고 할 말도 많다. 물론 그 말들에 내공이 조금 부족할 순 있모든 정보가 맞다고 하기 어렵겠지만, 적어도 그 산업군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면 되었지, 해가 될 정도 수준은 아닐 거라 생각한다. 이렇게 커리어 전환을 이룬 멘티들은,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면 또 주니어 멘토가 될 자격이 주어지게 되지 않을까.



2안 - 꽃 배달 서비스

생뚱맞게 웬 꽃 배달이냐. 평생 꽃에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다. 하지만 이전에 꽃 배달을 요청한 적이 몇 번 있었는데, 내가 종종 가던 시장의 사장님이 항상 정성스럽게, 풍성한 꽃바구니를 지정한 장소, 시간에 배송해주신 기억이 있다. 도매시장에서 직접 배송하는 것이라 퀄리티나 신선함은 말할 것도 없다. 꽃 (화훼)만큼 도매시장과 소매시장과의 가격차가 큰 시장도 없는 것 같다. 시장, 온라인, 꽃집의 가격은 정말 천차만별이다.


내가 지금까지 관찰한 바로는, 거리의 문제, 시간의 문제로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길거리 꽃집이나 급하게 꽃 배송 서비스를 이용하곤 한다. 당연하게도, 적은 꽃의 양과, 어설픈 장식에 꽤 많은 돈을 쓰게 된다. (스승의 날 학교 앞에서 파는 카네이션을 생각하면 된다)


시장에 알고 있는 사장님에게 내가 주문을 넣고, 온라인에 꽃의 종류를 줄여서 (1~2개로 실험) 특정 그룹의 애인에게 선물하라고 꼬셔보는 것은 어떨까? 실험하고 싶은 마음이 부글부글 끓었다. 바쁜 직장인들에게 너무 많은 옵션을 주는 것은 해가 된다. 그래서 단순하게 옵션을 줄이고 풍성하고 신선한 꽃을 저렴한 가격에, 아주 심플한 UI로 홈페이지를 구성해서 one-page로 바로 결제까지 진행시키도록 하면 어떨까 생각 중이다.


다음 주부터 동료와 함께 프로토타입을 만들어볼 예정이다. 페이스북 광고도 안 해봤는데 이번 기회에 공부해야 하며, 구글 애널리틱스도 마찬가지다.



3. 부수입

플랫폼 '숨고'를 통해 영어 과외 학생분을 만나게 되었다. 숨고는... 무시무시하게 돈을 정기적으로 벌 수 있도록 아주 스마트하게 결제방식이 설계되어 있다. 투자를 크게 받도 미국 (Y-Combinator) 다녀올만하다..


창업 초기에는 대다수 기업이 그들이 개발하는 제품에 대한 시장성(product market fit)을 확실히 입증해내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YC는 개발 아이템 보다, 핵심 멤버들의 유연성이나 대처력을 더욱 중요하게 본다. 성공 확률을 높이려면 시장 상황의 변동이나 예측하지 못했던 변수에 대해 빠르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은 길면 10년 이상 온갖 고생을 해야 하는 험난한 여정이기 때문에, 핵심 멤버들이 끝까지 버틸 사명감(이 일을 왜 하는가)이 있는지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다. 또 창업자가 성장해온 스토리를 살펴봄으로써 그가 앞으로 겪게 될 난관들을 헤쳐나갈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인물인지를 살펴본다. - 김로빈 숨고 대표님 인터뷰
출처: 플래텀(http://platum.kr/archives/78235)

숨고를 통해 오프라인 영어 과외를 하고 있지만, 매 번 모든 학생들을 만나고 다닐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어제부터는 숨고 요청자들에게 기존 시급의 50%를 받는 대신, 화상채팅으로 동일한 퀄리티의 교육을 제공하겠다고 견적을 보내고 있다. '실험'일뿐이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잘 모르겠다.


숨고에서는 온라인 프로필에 요청자들이 매력을 느껴야 한다. 그래서 유튜브에 동영상을 하나 올렸다. 진짜 별 짓을 다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L5yUVHR3qtQ


아이디어에 대한 확신이나 자신감은 없다. 그래서 이렇게 쿨하게 아이디어를 공개하며 적고 있다.

1. 시장성, product-market-fit 이 맞는가 / 즉 니즈가 있는가

2. 그 안에서 사업을 일궈내는 '역량'이 있는가.

3. 빠르게 변하는 시장에서 민첩하게 반응하고 대처할 수 있는가.


이것들이 숙제일 것 같다.

가설 => 실험 => 측정 => 학습

무한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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