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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쿠우보이 Aug 25. 2016

첫 데모데이 관람

프라이머 글로벌 쇼케이스 참석

커버 사진 출처: 플래텀

7/20 나는 휴가를 내고 프라이머 글로벌 쇼케이스에 참석했다. 당연히 발표자가 아닌 관람자로 참석을 했다. 

이번 행사에는 슬렉(Slack), 야머(Yammer), 웰스프론트(Wealthfront), 박스(Box), 스프릭(Sprig) 등에 투자한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 '소셜캐피털(Social Capital)' 소속 투자자인 브라이언 장(Bryan Chang), 쿠팡(Coupang), 미미박스(Memebox) 등에 투자한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 '테크톤벤처스(Tekton Ventures)'의 파운딩 파트너 제이 최(Jai Choi), 미스터제프(MrJeff), 크로노쉐어(Cronoshare) 등에 투자한 스페인 벤처캐피털 '비부스터벤처스(Bbooster Ventures)'의 파운딩 파트너 엔리케 페니쉐트 가르시아(Entique Penichet Garcia)가 참석해 글로벌 투자 트렌드를 공유할 예정이다.  - 비석세스 기사 발췌

매번 영상으로, 기사로만 보던 각 스타트업 대표들의 발표와 그리고 각 분야의 VC들의 코멘트 및 패널토크를 처음 접했다. 순위를 가르는 발표가 아니었는지 패널들의 코멘트는 대체로 부드러웠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회사들은 프리미엄 아동복 역직구를 하는 쓰리클랩스와 꽃배달 업체인 원모먼트였다. 프라이머에서 주관하는 발표회였으니 예상컨데 모두 프라이머 엔턴쉽에 참가했던 회사들로 보였다. 

사진, 글, 영상으로만 보던 권도균 대표님을 지나가다가 3초 정도 봤다. 난 마치 연예인 본 것처럼 설레기만 했다. '스타트업 경영수업'의 저자이신 권 대표님의 글의 한 문장 한 문장을 쓰신 분이 지나간다고 생각하니 굉장히 기분이 이상했다. 또, 슬랙에 초기 투자했던 브라이언 장이라는 분을 본 것도 굉장히 신기했다. 왜냐하면 굉장히 어려 보였기 때문이다! (나보다도 어려 보일 정도..)

슬랙 초기투자자 브라이언 장, 출처: 링크드인

참석자들이야 그렇다 치고, 각 대표들의 피칭에 대한 나의 첫 관전은, 피칭 장소가 한국이어서 그런지, 영어는 크게 문제로 삼지 않는 분위기였다. 특히 원모멘트 박건대 대표님은, 발표 내내 무표정으로 약간 어색한? 영어이지만, 자신 있는 자신의 회사 소개로 관객과 투자자들을 재밌게 했다. 여기서 내가 느낀 것은, '회사의 제품과 서비스에 자신이 있고 성장을 꾸준히 하고 있다면, 투자자들에게 잘 보이기 위한 문구라든지 피칭 실력이 굳이 굉장할 필요까지는 없어도 되겠다' 하는 것이었다. 


회사를 세우고, 팀을 모으고 제품을 만들어 서비스를 제공하여 저렇게 자신 있게 자신의 제품에 대해 애정 어린 눈빛으로 사람들에게 소개해주는 모습이 멋지기보다는, 저 자리에 가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생과 고뇌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정말 열심히, 그리고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또 들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저 자리까지 가지 못할 확률이 수두룩 하다. 또한, 지금 저 자리에 있는 회사, 대표님들 또한, 저 자리에 있다고 해서 앞으로도 잘 될 거라는 보장이 없는 것이기도 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저 자리에 서 있는 대표들은 꾸준히 비즈니스 세계에서 악전고투하여 어려움 속을 이겨내 온 사람들이며, 앞으로의 어려움 앞에서도 물러나지 않고 계속 싸워나갈 것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교훈을 얻은 것은, 나의 열심과 성실이 당장의 어떠한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할 수도, 적은 확률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고, 접지 않고 꾸준히 근육을 쌓아나가면서 타이밍을 잘 잡을 수 있는 실력을 쌓아야겠다는 것. 그들의 눈빛에서, 그냥 여기까지 공짜로 온 것이 아님을 확실히 알았다. 가볍게 농담을 하는 패널들 역시, 그들 스스로가 저 자리에 오기까지 다들 한 사이클 씩은 돌아본 사람들임이 분명하다. 저분들이 앞에서 가볍게 농담한다고 해서 나 역시 그 농담에 웃으며 실실 거릴 수는 없다. 

나는 아직 웃을 자격이 없다. 각 대표들이 내놓은 회사의 데이터/지표들이 도대체 어떤 고생에서 나온 것인지, 눈물과 기쁨을 겪고 해산한 데이터임을 알아야 한다. 다시 스타트업 놀이에 빠지지 않으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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