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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쿠우보이 Oct 31. 2016

질문하는 방법이

잘못된 것 같다

사업 아이템을 찾고 있다. 수많은 창업 지도서와 선배들은 사업을 위한 사업을 하지 말라고 하셨고, 사업 아이템이 아닌,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만들다가 사업으로 이어지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했다. 그래서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사업 아이템을 찾는 것은 굉장히 부자연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어쩌겠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좋다고 생각하는 아이디어가 아닌 사람들이 문제로 느끼는 이슈를 찾아서 내가 풀 수 있는 문제가 있는지 찾아보고 있다. 그래서 지인들에게 계속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불편한 점이 있다면 좀 나눠주세요."

"뭔가 굉장히 불편한데, 이걸 해결해 줄 수 있다면 돈을 내고서라도 이용할만한 게 무엇이 있을까요?"

위와 같은 질문들을 해봤지만, 지인들은 당황하거나 대답을 제대로 해주지 못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내가 너무 날로 먹으려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인이 주는 불편한 점을 뿅 하고 주면 나는 탁 하고 가져가면 되는 줄 알았다. 


좀 더 세심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시간을 충분히 들여서, 자세하고 깊게 관찰을 해야 한다. 문제를 발견하기까지는 쉽지만은 않을 수 있다. 내가 너무 쉽게 봤다. 한 사람의 하루 생활 중 불편한 점을 들으려면, 그의 하루 생활에 대해 자세히 들어봐야 했다. 생각보다 자신의 불편한 점을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나도 그렇다. 물론 나는 매사에 긍정적이지만 동시에 불만이 많아 자주 '개선책'이 있다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서 나 스스로에게 물어보면 몇 가지 툭툭 나온다. 하지만 이 같은 경우도, 이미 존재하는 좋은 솔루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단순히 '몰라서' 이용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정말 사람들이 불편해하는 점은, 내가 질문해서 답변하기보다는, 정말 일상생활에서 자기도 모르게 혼잣말로 튀어나오는 것 같다. 일반 사무업무를 보는 사람은 스스로 다음과 같은 독백, 혹은 불만을 속으로만 생각할 수도 있다. 


'컴퓨터에서 프린트를 누르면 프린트물을 매 번 직접 가져가야 하는 게 귀찮아. 뭔가 바로바로 내 컴퓨터 앞으로 누군가 갔다 줄 수는 없는 걸까?'
'커피를 마시려면 탕비실에 가서 커피를 누른 후 커피가 내려올 때까지 기다려야 해. 내가 탕비실에 도착하면 커피가 준비되어 있을 수는 없는 걸까? 난 항상 똑같이 먹는데 말이야.'
'엘리베이터를 기다려서 문이 열렸는데 이 엘리베이터가 올라가는 건지 내려가는 건지 재빨리 확인하기가 어려워. 뭔가 직관적이고 명확하게 도착하자마자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집에 올 때마다 번호 누르고 집에 들어오는 게 불편해. 내 집인데 내가 가까이 오면 그냥 열리면 안 될까?' -> 실제로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자동 도어록이 열리는 제품을 준비하는 팀을 봤다. 
'해외로 소포 하나 보낼 때마다 써야 하는 form이 너무 많고 번거로워. 몇 번의 클릭으로 해결할 수는 없는 걸까?' -> UPS 혹은 택배회사들 도와주세요. 
'매 번 택배를 시킬 때마다, 부재중이어서 집 앞에 놓아달라고 하긴 하는데 불안해. 가끔 앞집에다가도 맡기지만 미안하기도 하고, 앞집조차 부재중일 경우가 있어. 좀 더 안전하게 집 주변 누군가에게 배달돼서 퇴근 후에 가져갈 수는 없는 걸까?' -> 요즘은 편의점에 맡기는 것도 가능하다고... 그러나 편의점에 가보면 무성의하게 그냥 쌓여있는 나의 택배를 볼 때면 고가의 제품을 그런 식으로 방치하기엔 여전히 불안하다. 
'매일 아침 나는 날씨를 챙겨보는 편은 아닌데, 회사에 도착하고 나면 비가 내리네. 그냥 아침에 나갈 때 날씨가 어떻고 저떻고 알아봐야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오늘은 우산 가져가라, 이렇게 명령받으면 좋겠어'

오늘부터는 다짜고짜 질문을 하는게 아니라, 세심히 관찰을 해야겠다. 

"무엇이 불편하세요?" 가 아니라 "아까부터 보고 있었는데, 왜 그렇게 하시나요? 궁금해서요" 로 가자. 그리고 잘 듣자. 모든 주변인들은 나의 잠재적 고객들이라는 생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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