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지 여름만 존재한다. 설날, 추석, 크리스마스 모두 여름이다. 뜨거운 열기를 잔뜩 머금고 있는 도로를 보니, 심란하다.
러닝 맘으로 산지 5년이 되어가고 있다. 러닝이 좋아서 선택한 건 아니다. 그저 다른 운동들에 비해서 접근성이 좋아 꾸준히 이어올 수 있었던 것 같다. 매일 러닝 하기 싫어서 뭉그적거리는 나 자신을 타이르고 타일러서 스타트만 뛰게 하면 러닝 후에 느끼는 뿌듯함은 그 어느 운동에서 느끼는 것보다 컸다. 물론 뛰기 싫은 마음이 너무 커서 종종 쉬었지만 그래도 일주일에 서너 번은 뛰려고 노력했었다. 뛰는 날은 거리가 짧던 길든 집착하지 않고 오늘 내가 뛰고 있다는 것에만 집중하려 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꾸역꾸역 뛰어 2년 차가 지나가고 3년 차가 되었더니 드디어 러닝이 일상에 스며들어 루틴이 되었다. 러닝이 나에게 심어준 자신감과 체력 덕분에 베트남으로 이사 오는 결정도 쉽게 내릴 수 있었던 거 같다. 익숙한 컴포트 존을 떠나 낯설움으로 가득 찬 일상을 지내도 나의 체력이 충분히 버텨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사사로운 것부터 모두 다 도전인 곳으로 이사 왔으니 체력 유지가 더더욱 중요해졌다. 게다가 그리도 하고 싶은 워킹맘에 되었으니 잘하고 싶다. 그런데 아뿔싸. 너무 덥다. 뜨겁다. 한국에서도 여름러닝이 제일 힘든 사람이었는데 이건 정말 너무하다.
역시, 어리석었던 것이다. 이렇게 더운 나라에서 러닝맘으로 살아보지도 않고 까불었던 것이다.
이 난관을 어떻게 뚫으면 좋을 것인가. 최대 난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