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바시 인생질문> 서문
세바시, 10주년을 맞다
2021년 5월, 세바시가 만 열 살이 됩니다. 국내 강연 콘텐츠로는 가장 많은 나이가 아닐까요? 만 9년 동안 끊이지 않고 공개 강연회를 연 것도 세바시가 유일합니다. 누적 관객 수만 10만 명에 가깝고, 누적 조회 수도 10억 회를 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강연 문화는 가히 세바시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두어 해 전부터 생각이 많았습니다. 10주년 기념행사를 오래 기억에 남을 강연회로 열어야 하니까요. 1천 명의 강연자 모두가 세바시 팬들과 함께 하는 행사. 상상만으로 가슴이 뛰었습니다. 하지만 상상은 계획이 되지 못했습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코로나19가 사람들이 모이고 만나는 길을 끊어 버렸습니다. 지난 9년 쉼 없이 열었던 세바시 공개 강연회마저 중단됐습니다. 세상은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지고 말았습니다.
세바시 10주년을 기념하는 방법을 바꿔야 했습니다. 낡은 생각은 코로나 이후 세상과 통할 수 없게 됐으니까요. 세바시 10주년이라면 달라야 합니다. 거기에 세바시스러운 생각과 행동을 담아야 합니다. 하루로 끝날 이벤트가 아니라 앞으로의 10년의 삶을 바꿀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세바시는 답이 아니라 질문이다
세바시에는 반드시 누군가의 발견과 자각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이야기는 늘 강연자가 품었던 어떤 질문으로부터 비롯됩니다. 질문이 강연자 자신만의 답이 되는 과정을 듣는 것은 흥미롭습니다. 그것이 세바시의 재미입니다.
어쩌면 당신은 세바시를 삶이 던지는 질문에 대한 답이라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 반대입니다. 세바시는 오히려 질문입니다. 강연자의 이야기를 다 듣고 나면, 당신은 짧은 질문 하나를 떠올릴 것입니다. ‘그럼 나는?’ 그 순간 강연자가 자신에게 던졌던 질문은 당신에게 돌아옵니다. 이제 그 질문에 당신이 답할 차례입니다. 그것이 세바시의 쓸모입니다.
세바시가 묻고, 당신이 답을 쓰다
사랑하면 질문이 많아집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겐 궁금한 것도 많습니다. 사랑하는 이의 기분이 어떤지, 하루를 어떻게 지냈는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뭅니다. 하지만 정작 당신 자신에게는 어떤가요? 잘 묻지 않습니다. 당신은 자신에게 무뚝뚝한 존재인가요?
아닙니다. 우리는 압니다. 당신이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당신은 늘 더 나은 삶을 추구합니다. 더 성장하고 싶어 합니다. 그 욕구를 품고 있는 것만으로도 당신은 자신을 충분히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다만 방법을 모르고, 시작이 낯설 뿐입니다.
그래서 세바시가 제안합니다. 세바시 강연으로부터 100개의 질문을 뽑았습니다. 당신은 누구이고, 당신의 욕구는 어디를 향하고 있으며, 당신 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묻는 ‘인생질문’입니다.
어쩌면 흔한 질문일지 모르겠습니다. 당신의 삶에 낯설고 무관한 질문일 수도 있습니다. 또 어떤 질문은 고통스러울지도 모르고, 또 어떤 질문은 바보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질문들을 ‘인생질문’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질문이 당신을 향하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직접 답을 써야 하기 때문입니다. 질문마저 당신의 것이라면 완벽하겠지요. 그러나 이번에는 세바시가 돕겠습니다. 당신이 답하는 순간, 당신을 향한 질문은 모두 인생질문이 됩니다.
세상을 바꾸는 주인공은 당신
사람은 세 가지 일을 반복하는 것으로 배우고 성장합니다. 그 세 가지 란 듣기와 쓰기, 그리고 말하기입니다. 세바시의 콘텐츠는 이를 궤도로 삼아 돌아갑니다. 지난 10년 세바시가 집중한 일은 ‘듣기’입니다. 우리 사회에 속한 1,300여 명의 사람들이 세바시에서 강연했고, 당신은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제 강연자가 던진 질문에 당신이 답을 씁니다. 이것이 ‘쓰기’입니다. 쓰기란 삶을 성찰하고 생각을 길어 올리는 과정입니다. 오직 쓰기를 통해서만 생각은 행동이 됩니다. 쓰기를 통한 행동은 결국 삶을 바꿉니다. 변화된 삶은 세 번째 과정, 즉 ‘말하기’를 통해 세상에 전해지고, 이를 들은 다른 사람의 쓰기로 이어질 것입니다. 세바시는 이 선순환 속에서 일합니다.
많은 분이 묻습니다. 세바시 10년, 그래서 세상을 바꾸었느냐고. 우리는 그렇다고 대답합니다. 국가나 사회 제도로서의 세상까지는 몰라도, 누군가의 삶을 바꿨다고 자부합니다. 세상의 변화는 늘 누군가의 각성과 도전으로부터 비롯되니까요. 이것이 세바시가 세상을 바꾸는 방식이며, 결국 당신이 세상을 바꾸는 주인공이 되는 이유입니다.
이 책은 세바시가 10년 동안 세상을 바꿔 나갔던 고민과 성과를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가는 과정은 이와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세바시 인생질문에 당신만의 답을 써주세요. 당신의 답이 앞으로 10년의 삶을 바꾸고, 다가올 10년 뒤의 세상을 변화시킬 것입니다. 이것이 세바시가 10주년을 기념해 세상에 내놓는 캠페인입니다. 함께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구범준 세바시 대표PD 20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