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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밍줌마 Aug 09. 2022

외손주 보느니 차라리 밭에 잡초를 뽑겠다.

구구절절 육아스토리(2)

'외손주 보느니 차라리 밭에 잡초를 뽑겠다'.

 울엄마는 홧김에 던진 말일지 모르지만...

아직도 내가슴에  생채기로  깊숙이

남아있다.


예나 지금이나 직장맘들의 최대 고민은 ‘육아’다.


어린아이를 맡기기에는 남보다 친정어머니나, 시어머니에게 맡기고 싶어한다. 그중에서도 친정어머니에게 맡기는 비율이 훨씬 높다는데

그 이면에는 또 친정엄마외의 갈등이 꼭 존재한다.


세상에서 가장 친한듯 하지만, 편하게 대하다보니 갈등도 심한 애증의 관계이다.


 회사 동료중에 친정엄마 바로 옆동에 살며 아기를 맡기는 직원이 있었고, 나는 그녀를 무척 부러워했다.


왜냐하면, 나는 저멀리 비행기 타고가야 하는 제주도 외갓집에 아이가 있으니, 늘 그리웠고  TV에 아기 분유나 기저귀 광고만 봐도 눈물이 났으니까.


부러워하는 나에게 그 직원은 “엄마 비위 맞추기가 넘 힘들다. 아기 맡기니 늘 죄인이다.” 라고했다.


가끔 일찍 끝나면, 그녀는 찜질방으로 갔다. 집에가면  엄마랑 바톤터치 해야는데 너무 졸려서 자고 가려한다고 했다. 엄마에게는 회사일이 끝나지 않아 퇴근을 못한다는 뻥을 치고..


세상 가장친할거 같은 모녀관계지만, 때로는 이렇게 육아로 인한 스트레스로 서운함이 쌓이고 슬며시 멀어지는거다.



제주에서 , 자식들 다 키워 내보내고, 썰렁해진  집안에 새로이 입성한, 첫외손주는 부모님께 큰 선물이었다.


두분다 일욕심이 많아, 농사규모가 크다보니, 아기를 봐주실 정도의 여건이 되진 않았지만, 너무 오랜만에 안아본 아가의  예쁜모습에 그리고 나를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양육’을 허락하셨다.


가끔씩 너무 바쁠때는 옆집 할머니까지 동원되며 우리딸은 자랐다.  그런데 갑자기 나의 친할머니가 급격히 치매를 앓으셨고,설상가상 우리집에서 모셔야하는 상황이 펼쳐졌다.


농사에 시어머니에 아기까지 돌봐야하는 친정어머니의 고단함을 모르는 바는 아니었지만, 엄마는 그때부터 내게 ‘독설’을 퍼부으셨다.


가끔 전화를 했는데 마침 그 상황이 엄마가 부쩍 예민한 상황인경우 “왜 내가 너만 키웠으면 됐지, 외손주까지 키워야하냐? 이곳 사람들은 내가 애기 키운다고 하면 “외손주 키우느니,  차라리 밭에 잡초를 뽑겠다”라고 한다. 하등 쓸데없는 짓하는거라며 바락바락

소리를 지르셨다.


하……….!!!!!(갑자기 지금 생각해도 심장이 덜렁거린다)  반대로 친손주 봐주는건 보람있다는 얘기인가?


물론, 그러다가 기분을 회복하시면 원래의 다정한 모습을 보이시기도 했지만, 그 막말을 들으면서도 아무 저항도 못했던건 나역시 애맡긴 죄인이었으니까… 하지만 그 말들은 항상 빠지지 않는 가시처럼  아직도 내 심장에 남아있었다.



육아갈등은 집집마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쉽게 볼수있었고, 차라리  예절갖춰 대화하는 시어머니에게 맡기는게 편하다 라는 말도있고, ‘육아’ 에 어떤 정답도 있을 수는 없다.


딸만 둘인 나도 언젠가 ‘육아부탁’을 받을수도 있을텐데..

혹여라도 딸과 더 사이가 나빠질수도 있을까봐… 그냥 가끔씩 보며 이뻐만 하는 ‘할머니’가 낫지않나 라는 이기적인 생각도 해본다.





그림: '꿈꾸는 소소지니'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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