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차밍줌마 Jan 10. 2023

배우 '송 승헌'을 무릎 꿇게 만든 태국공주.

요사이 메인 검색 상단에 '태국 공주 위독'이란 문구가 많이 보였다.


'타이항공'에 30여 년 근무한 나로서는 '태국'이라는 단어만 나오면, 반사적으로 내 고향 소식 들려오듯 귀를 쫑긋하게 된다.


 알아보니, 현재 국왕 라마 10 세의 장녀인 Bajrakitiyabha 공주가 '세균감염'으로 갑자기 쓰러졌고, 현재 '뇌사상태'인지라 전 국민이 깊은 슬픔에 빠져있다는 내용이었다.

'왕족국가'인 태국에서 차기 후계자로 거론될 정도의 영특한 공주님이신지라, 더 관심이 집중되는 것 같았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영국''일본'을 비롯하여, 태국도 현존하는 '왕족국가'이며, 그 실권이 유명무실한, 다른 국가에 비해 '태국왕실'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와 존경은 일종의 '종교'수준이다. '왕'은 그들에게 또 하나의 '현존 buddha'이다.


'영화관'등을 포함 공공장소에서는 애국가 대신 '왕실가'가 먼저 울려 퍼지고, 2016년

라마 9세 가 서거하셨을 때는 국민들이 1년 가까이 검정옷을 입고 다녔다. 각종 TV 나 공공매체에서도 일제의 오락프로그램등 웃음을 유발하는 예능 프로그램을 1년이라는 애도기간 내내 중지했다고 한다.

한국에서 같이 근무했던 태국 직원들도 물론, 검정옷과 검정리본을 1년 동안 달았던 기억이 난다.


관련 검색어들이 보여, 들어가 보니 과거 배우 '송승헌'이 태국 영화 촬영차, 방콕 방문 시, '라마 9세'의 장녀인'우본랏타나' 공주님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고 했다.


이 공주는 현재 국왕인 '라마 10세'의 누나이다.

워낙 예능에 관심이 많아, 직업도 '영화감독''영화배우''가수''모델'의 다양한 길을 걸어오신 분이다.

그렇다 보니, '부산 영화제'를 포함 우리나라 각종 행사에도 많이 참석하시는 지라, 나도 공항에서 늘 항상 뵙는 분이었다. 당시. 이 공주도 한국배우 '송승헌'을 알고 계셨고 만나고 싶어 하셨다고 한다.


 주위의 권유로 '송승헌'은 갑작스레 인사를 하게 되었는데, '왕족에게는 무릎을 꿇어야 한다'는 지시(?)에 아무 생각 없이 무릎을 꿇고 인사를 했지만 기분이 묘했다고 한다.


"이렇게까지 남의 나라 왕족에게,, 그것도 후진국 태국공주에게 인사를 구차하게 했어야 했나?"라는 네티즌들의 악플이 넘쳐나고 있었다. 그 장소가 '태국'이므로 그곳에서는 괜찮다.라는 의견에는  과거 공주가 '부산영화제 방문 시 영화 '해운대'의 윤제균 감독도 한국에서 무릎 꿇고 상을 받았다며 욕하는 글들이 넘쳐났다.


     


사실, 처음 태국이라는 나라에 가서, TV 뉴스 등을 보면, 왕을 알현함에 있어, 무릎을 꿇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배가 바닥에 닿을 정도로 그 발밑에서 조아리는 것을 보았다.


 비행기에서도  왕족이 탑승하면, 왕실예절교육을 받은 ,담당 시니어 승무원이 따로 배정되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승무원은 항상 무릎을 꿇는 정도를 넘어서 배를 바닥에 대고 감히 얼굴도 제대로 못 쳐다보며 서비스를 한다.

 "뭘 굳이 저렇게까지?"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점점 동화되고 익숙해져 가긴 했다.


한 번은 한국에서  '출국'하는 태국공주님께 꽃다발을 드려야 할 기회가 내게 있었다.  

특별히 내게 "무릎을 꿇으라고 하진 많았지만, 주변 '태국 대사님''타이항공 지사장님'등등 모든 고위층 분들이 꿇고 있으니, 난들 그리 안 할 수는 없었다. 그런데, 뭐 그리 불쾌하진 않았다. 공주님이 밝게 웃으며 받아주시니, 그냥 좋았다.



태국 사람들과, 오랫동안 일을 하다 보니, 그들과 인사 나눌 일이 많았다.


알다시피 태국의 인사법은, 손을 합장하듯 모아서 하는 'WAI'라는 인사법이다.

그냥 "HI''HELLO"를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들고 있던  핸드백이나 가방마저 내려놓으며 두 손 모아 공손하게 "싸와디카" 인사를 해주는 사람도 있다.

단지 나보다 나이가 어리고 지위가 낮아서가 아니라, 나에 대한 "예우"를 해주는 느낌이 들어 고마웠다. 그의 성숙한 인격에 한번 더 그를 쳐다보게 된다. 나도 그를 더 잘 대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인사였다.



글로벌 세상을 맞이하여, 세계인과 많이 교류해야 하는 시점에서, 인사의 공식이란 게 있을까? 기본적인 매너는 꼭 지키면서

인사를 나누는 장소와 상황, 대상 등에 따라 적절하게 주고받아야하고 , 하고 나서는 서로 유쾌해지고 존중받는 느낌이 드는....

기분 좋은 인사를 나누었으면 좋겠다.


여기서 왜 후진국 선진국 등등의 불필요한 말들이 필요할까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