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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밍줌마 May 14. 2023

선생님! 다시 사랑해도 될까요?

스승의 날 기념 고백글 (4편 최종회)

** 처음오신 독자님은  앞글 1-3편 먼저 읽고 오시면 이해가 잘된답니다.**



인터넷기사까보고나니, 어린나이에도 제대로 된 인물을 보는 안목을 가진 내가 대견스레 느껴지며..더더 선생님을 보고싶었다. 아니, 너무 아줌마라서 얼굴 보여주긴 자신이 없고 목소리로나마 빨리, 알현하고 싶었다.


쿵쾅거리며 요동치는 가슴을 달랬고, 긴장하여 바짝 마른 입도 냉수로 적셔낸후,,,

선생님이 근무하는 고등학교로, 전화를 해 보았다.


그러나 선생님은 부재중이시었고, 개인 전화번호를 물어볼수도 없으니, 그냥 편지를 쓰기로 하였다.


"그렇지,갑자기 전화하면 선생님도 곤혹스러우실거고, 과거를 회상해볼 시간도 드려야지 !"

"날 기억 못해내시면 선생님도 얼마나 당황하시겠어?"라고 혼자 중얼거리며..


그래서, 기억하실지는 모르지만, '막차사건''편지 바꿔치기사건'도 살짝살짝 섞어가며, 편지를 써보았다.  

 

때마침, '스승의 날'이기도 한지라, 무언가 의미있는 선물도 준비하고 싶었다.

볼때마다, 나를 떠올릴수 있는..(저는 아직도 사랑받고 싶나 봅니다.)

폭풍 검색과 깊은 사유끝에, 선생님 초상화를 만들어 드리기로 결정했다.


당시, 사진등을 보내면, 초상화를 실물과 똑같이 그려주는 인터넷 업체가 있었으니, 근무하시는 학교 홈피에 나와있는 사진을 이용하기로 했다.

사진의 느낌과 그림의 느낌이 묘하게 다른지라, 또 다른 매력도 풍기며 맘에 들었다.


 그렇게 편지와 선물을  보내고, 연락을 기다리는 시간이 설레기도 하고 긴장도 되었다.

선생님이 답장 쓰시느라 신경쓰이고 부담가질까하여, 일부러 전화번호를 적어보낸탓에

며칠후, 정말 선생님의 전화를 받을수가 있었다.


010 으로 시작하는 모르는 번호가 찍히는 순간, 직감적으로 선생님이라 생각했고, 목소리를 몇번이나 가다듬었다.

최대한 애교스럽게.. 상냥하게..young 해보이게... 몸속의 sweet 함은 최대한 영끌하여 발성하였다!


"여보세요오옹!"

"아이구 반가워라 ! OO이 맞지? 이거 얼마만이야? 잘 지내지? 블라블라..


"어머나! 썬쌔애앵님!(최대한 코맹맹이 소리로) 너무 반가워요.. 잘 지내셨죠? 근데 선생님 진짜 제이름 기억하시는 건가요? 편지받고 아는척 하시는 거죠?" 솔직히 말씀해 주세요!"

선생님 너무 인기 많으셨으니, 나같은 학생이 한둘이 아니었쟎아요. 그쵸?"


"아니야! 내가 OO이를 어떻게 잊어?   당연히 기억하지. 영어 시간에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그렇게 나를 뚫어지게 쳐다봤던거도 기억하고, 나만보면 얼굴이 빨깨지던거도 기억하고.."

 "그런데.. 편지도 일부러 바꿔치기 한거였니? 사실 난 그때 긴가민가 하기도 했고..돌려줘도 너가 무안할거 같고, 그랬는데,, 이번편지보니.. 일부러 그런거 였구나! 허허허.. 웃으시는 거다.

오토바이 타고 데리러 오셨던 아버님도 잘 계신거지?"


이렇게까지 말씀하시니,선생님이 더더 좋아지는 거였다.

가장 안변하는게 목소리라더니, 어쩜 목소리 마저도 거의 그대로셨다.


"유! 초상화 그림도 정말 마음에 든다! 교장실 책상위에 두고, 너 생각하면서 오래도록 잘 보관할께!

정말 고맙다. 이게 선생질하는 최고의 보람이다" 이러시는 거였다.

 


   


이때 찍어두었던 초상화 사진을 찾고 싶었는데, 때마침 핸드폰 네이버 MY BOX 에서 "6년전 사진을 보시겠습니까?"라며 알고리즘처럼 사진이 튀어나오고 있었다.

무심코 누르니, "세상에나! 정말 선생님 초상화 사진이 나오는 것이다!"

처음엔 '선생님 귀신'이라도 본듯 매우 놀랐다.

 

곰곰 생각해보니, 내일이 스승의 날인지라, 자동으로 보여주는 알고리즘 같은건데, 마침 내가 찾는 순간에 나왔으니, 너무 놀랄수밖에..


그림이라도, 선생님 얼굴을 공개하는게 맞나싶어, 사알짝 고민도 해봤는데, 이글을 즐겁게 읽어주시는 분들에 대한 감사로, 아주 쬐금만 가려서 올려봅니다.

며칠후에는 지울수도 있구요.


(사진 지웠어요^^)ㅎㅎ


 


그해 2월 어느날, 선생님은 정년퇴임을 하면서 제게 책한권을 보내오셨다.

'퇴임기념'으로 쓴 자서전인데, 고마운 지인들에게 보내는 것이라 하셨다.

그 고마운 지인의 한명이 되었으니, 무척 감사하였고, 오래 아껴가며 읽었다.


그런데, 이글을 쓰며 위 대문사진에 책사진이라도 올리려 했는데, 도저히 찾을수가 없는 거였다.

 그래서, 마무리가 4편까지 길게 늘어진점 넘 죄송합니다.

주말에 냉큼 마무리 하려 했는데, 갑자기 예정에 없던 군인 조카 손님도 오고, 쌤의 책은 너무나 안보이고..

그렇다고 내사랑 선생님과의 추억을 대충 마무리하긴 싫고...

그러다보니 길어졌답니다. 헤헤헤...


  SI..뒷날..운좋게

갑자기 자서전을 발견해서 사진 올려볼께요.



재미삼아, 선생님과 마지막으로 나누었던, 카톡도 올려봅니다.


다음에 제주 갈때는 얼굴에 '보톡스'랑 필러도 좀 맞고, 운동 욜씨미해서 뱃살 정리도 좀하고..

예쁜 원피스 잘록하게 예쁘게 입고..  선생님 한번 고 올까 합니다.

그리고 요렇게 말해보려구요..


"선생님! 다시 사랑해도 될까요?" 라고...

(물론,진심은 아니죠..

남편감으로는 빵점!!!이라서요)


이젠 정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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